사설-못찾겠다 꾀꼬리
사설-못찾겠다 꾀꼬리
  • 나무신문
  • 승인 2007.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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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본지에 제보 한 건이 접수됐다. 익명을 요구한 이 제보는 현재 경기도 광주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재선충 방재작업 예산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내용이었다.

방재작업 지역 중 한 곳인 늑현리 현장의 경우 3억5000여 만원의 예산이 잡혀 있으나, 1억3000여 만원이면 충분한 공사라는 게 제보자의 주장이다. 부대비용이 아무리 많이 추가된다고 해도 1억2000여 만원의 차이는 납득할 수 없다는 계산이다.

이 제보가 사실이라면, 말 그대로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재선충의 확산일로는 이미 온 국민의 관심사로 떠올랐고, 방재작업 역시 국민의 혈세가 사용되고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제보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도 결코 ‘작은 일’이 될 수는 없다. 이러한 의문이 제기됐을 때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눈덩이처럼 불어난 소문이 언제 어떻게 전체 산림사업을 초토화시킬지 모르기 때문이다.

사실관계를 명확히 할 책임은 두 말할 것도 없이 산림청과 경기 광주시청, 그리고 시공사인 경기 광주지역산림조합에 있다. 아울러 제보의 사실관계에 대한 취재 또한 신문사 본연의 임무다.

광주시청 담당자와 산림조합 관계자들은 이와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불과 한두 시간 안에 수차례의 전화통화가 각각 오갈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신문사에 먼저 전화를 걸어와 현재의 작업과정과 예상책정 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는 모습까지 보여 주었다.

경기도청 광주시 산림조합 이들 세 곳에서 밝힌 해명의 종착점은 산림청 산림병해충방제팀에서 책정한 ‘2007년도 재선충방재작업 단비표’에 모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와같이 문제의 핵심에 있는 산림청의 대응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이 문제로 처음 전화를 받은 방제팀 관계자는 ‘지금 담당자가 없으니, 잠시 후 담당자가 들어오면 연락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이후로 수차례 전화연락을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담당자가 없다’, ‘모두 회의 중이라 답변할 사람이 없다’ 등으로 일관했다.
그래서 우리는 고심 끝에 제보자의 주장과 경기도의 주장을 모두 공개해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산림청은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나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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