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식물의 진화 이야기
재미있는 식물의 진화 이야기
  • 김오윤 기자
  • 승인 2024.03.07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목재를 둘러싼 여러가지 모험 166 - 글·사진 노윤석

식물이란, 진핵생물 중 셀룰로스로 이루어진 세포벽이 있으며 엽록소 가지고 있어 광합성을 하는 다세포 생물들을 분류하는 생물계를 말한다. 식물은 광합성을 하는 조류와 함께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유기물을 생성하고 산소를 만들어 내어 대부분의 생태계와 인간을 살 수 있게 하는 매우 중요한 생물군이다.

현재 우리 주위에 자라는 식물이 어떤 과정을 통해 진화되었는지는 현재의 식물을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된다. 빅뱅(위 그림에서는 B.B로 표현)을 통해 지구가 생성된 것은 46억년전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후 긴 세월이 지나 지구상에 생명이 탄생한 것은 5억 6천만전 전이라고 한다. 여기서 의외의 지구상에 처음 발생한 생명체는 식물이 아닌 동물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동물처럼 복잡한 생명구조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 단순한 형태의 동물 이였지만 지구상에 처음 등장한 것은 동물이었다. 동물들은 지질학적으로 캄브리아기에부터 대발생 하였으며, 이 시기의 주요 생명체인 삼엽충과 고배류 등의 생물은 바다속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식물은 발생이후 총 5번의 혁명을 거치면서 현재의 식물로 진화해 왔으며, 여기에서는 그 다섯번의 혁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하지만 식물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엽록체를 가지고 광합성을 한다는 점이지만, 이 엽록소는 식물로부터 유래한 것이 아니고 균류로부터 공생관계를 통해 식물세포로 이전되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이번 식물 진화의 과정에는 제외하고 표현하였다.

식물의 탄생 및 육지 진출
동물이 지구상에 나타난 지 약 1억년 후인 4억7천만년(지질시대로 오르도비스기)에 처음으로 식물이 등장했는데 그것이 바로 선태식물이라고 불리는 이끼류였다. 이끼는 기존의 바다속에서 살던 홍조류, 녹조류가 지상으로 올라와 육지에 적응한 식물이었다. 분류학적으로 이런 이끼의 조상인 조류를 식물로 취급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육상식물을 식물로 분류하기 때문에 지구 최초의 식물은 이끼와 같은 선태식물로 볼 수 있다. 이끼는 지구상에서 처음으로 바다가 아닌 육지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한 식물이지만 너무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광합성이나 토양을 통해 흡수한 양분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식물은 새로운 구조체가 필요했다. 

관다발의 형성

 

석송류
선태식물의 양분이동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식물은 관다발이라는 구조를 만들도록 진화되었으며, 이런 관다발이 생긴 첫 식물은 석송류 식물이다. 이렇게 식물체내에 물관, 체관과 같이 수분과 양분이 수송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 짐에 따라 식물은 이제서야 제대로 된 줄기의 형태를 가지게 되었고, 그에 따라 그 크기도 커질 수 있게 되었다. 산지의 습한 지역에 잘 자라는 석송을 살펴보면 말그대로 이끼가 그 모습 그대로 커진 형태를 가지고 있다. 즉 석송은 줄기를 가진 이끼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크기가 석송류의 경우도 식물의 영양분을 얻기 위한 광합성을 하는 데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잎을 통한 광합성량의 혁명

식물은 엽록체를 이용한 광합성을 통해 영양분을 흡수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끼류와 석송류는 광합성을 할 수 있는 기관이 줄기 밖에 없어 광합성의 효율성 측면에서 매우 부족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식물은 줄기의 일부를 넓게 만들어 광합성을 할 수 있도록 면적을 넓게 만들며 진화하였으며, 이것이 식물학적으로는 진정엽이라고 불리는 ‘잎’의 되는 것이다. 이렇게 잎을 최초로 만든 식물은 우리가 봄에 나물로 많이 먹는 고사리류를 포함한 양치식물이다. 결국 우리가 지금 많이 보는 잎은 줄기로부터 진화되어 생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잎표면을 보았을 때, 그물처럼 생긴 형태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잎이 줄기로부터 진화하면서 분화되었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종자혁명
이처럼 식물은 관다발과 잎을 가진 양치식물로 진화하면서 식물의 광합성의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지만 양치식물의 또 다른 문제는 번식방식에 있었다. 양치식물이전의 식물들은 주로 포자를 이용하여 번식을 하였는데, 포자는 생존능력이 매우 부족하였다. 포자는 자신이 살기 좋은 습하고 영양분이 풍부한 곳이 아니라면 발아하기 힘들었으며, 그 생존기간도 매우 짧은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식물은 자신의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 새로운 생식방법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이로써 종자라는 새로운 번식방법을 개발하게 되었다. 종자는 종자껍질로 보호를 받아 생존기간이 포자에 비해 극단적으로 늘어났으며, 이에 따라 당자 발아가 되지 않더라도 발아에 적합한 환경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발아하게 되어 식물의 생존능력을 크게 향상 시키게 되었다.

처음 발생한 종자식물은 겉씨식물이었다. 겉씨식물은 속씨식물과 대응되는 말로 말그대로 씨가 겉으로 들어나는 식물을 말한다. 반면 속씨식물은 씨가 씨방에 쌓여 보호받고 있는 식물을 말한다. 속씨식물의 특징은 꽃잎과 꽃받침이 없으며, 바람에 의해 수정되는 풍매화라는 점이다. 현존하는 겉씨식물은 소철, 은행나무, 구과식물 및 마황의 4개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 은행나무는 그 독특한 생태로 인해 겉씨식물과는 별도로 취급 받고 있어 실제로는 3개의 문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중 대부분은 소나무, 전나무, 측백나무 등으로 이루어진 구과목이 차지하고 있다.

꽃과 유혹의 혁명
속씨식물은 현재까지 진화적인 측면에서 식물의 진화단계의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는데, 속씨식물이 그럴 수 있는 데에는 다른 생물 들과의 협업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속씨식물을 제외한 다른 식물들의 생식(번식)은 주로 바람이나 물 등 무기체나 자체적인 수분에 의해 일어나는 반면 속씨식물은 주로 동물 등 다른 유기체와 함께 공생하면서 성장하다 보니 그 종수를 비약적으로 늘려 갈수 있었다. 예를 들어 지구상에 가장 많은 종의 수를 가진 생명체는 곤충인데, 곤충의 대부분은 식물과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맺고 살고 있다. 결국 곤충과 속씨식물들은 같이 서로 돕고 살아가며 식물계와 동물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물로 이런 속씨식물의 공생은 곤충하고 만 일어나는 건 아니다. 오랑우탄 같은 영장류와 협력하는 대표적인 식물로는 열대과일의 왕이라고 불리는 두리안이라고 있는데, 광대한 밀림속에서 두리안의 번식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무기가 필요했고 그 무기가 바로 두리안에서 나는 강한 냄새였던 것이다. 밀림속을 헤 메는 오랑우탄이나 원숭이 들은 이런 두리안의 냄새에 이끌려 자신들의 배고픔을 해결하였으며, 그 결과로 두리안의 씨앗을 여기저기 퍼트리게 되면서 두리안은 밀림속에서 성공적으로 살아남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속씨식물과 동물 들과의 공생관계는 조류에서도 많이 발견된다. 이런 동물과의 성공적인 공생으로 인해 속씨식물 모든 식물계의 종수의 약 90%를 차지할 정도로 식물계 전반을 지배하게 되었다.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난 것은 300백만 전의 일이다. 하지만 식물은 그보다 훨씬 전인 4억7천만년천에 처음 지구의 육상위에 나타났다. 차마 쳐다보지도 못할 대조상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 인류는 식물을 너무 함부로 대하고 이용하고 있다. 식물이 어른 된 마음으로 인류에게 거의 모든 것을 내어주고 있지만, 그 넓은 아량은 언제 분노로 바뀔지 모른다. 인류의 오래된 조상인 식물을 잘 보살피는 것이 인류의 마땅한 도리일 것이다.  /나무신문

노윤석 녹색탄소연구소 선임연구원 / 우드케어 이사 / 우드케어 블로그 운영자
서울대학교에서 산림자원학을 전공했다. (주)효성물산, 우드케어, (주)일림에서 재직했다. 현재 한국임업진흥원 해외산림자연개발 현장자문위원과 녹색탄소연구소 수석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지에서의 산림청, 코트라, 국립산림과학원, 농업진흥청 등의 해외임업과 산림을 이용한 기후대응 및 탄소중립 프로젝트를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