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처럼 연결되는 계단과 옥상 테라스가 있는 서울 강남 이층집
매듭처럼 연결되는 계단과 옥상 테라스가 있는 서울 강남 이층집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4.01.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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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을 짓기로 마음먹은 건축주는 판교, 광교 등 택지지구 일대를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건물들을 보러 다녔다고 한다. 그중 건축주의 눈에 띄었던 것은 운중동의 한 주택이었고, 그 집의 설계자였던 유타건축을 찾은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현실에서 한 뼘 공중으로 올라간 집
부지는 두 개의 도로가 만나는 코너에 위치한 땅이다. 다가구주택 건물이 즐비한 오래된 동네에서, 조용히 자기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처럼 무게감 있는 땅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했다. 

이를 위해 도로와 맞닿은 형태를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저층부는 육중하게 기단을 형성했다. 이는 진입 계단을 감싸는 담장의 역할을 한다.

주출입구
주출입구

저층의 기단부와 크기가 같은 둥근 매스는 1층과 2층 사이에 틈을 만들어 마치 떠 있는 것과 같은 인상으로 계획했다. 벽돌 영롱쌓기(벽돌담에 구멍을 내어 쌓는 방법)로 마감된 벽은 2층 가족실 큰 창과 도로 사이에 자리해 시선을 여과하는 장치가 된다.

도로 쪽 입면에 나 있는 창들은 갤러리에 작품을 진열하듯 높이를 맞추어 정돈되게 배열했다. 건축주가 한 점 두 점 모아온 그림들을 집안에 전시해 갤러리 같은 주택을 만들고자 했던 의도를 외부 입면에도 고스란히 투영한 것이다.

각진 기단부와 둥그런 상부는 같은 재료인 어두운 전벽돌로 표현했고, 두 매스의 틈을 채우는 재료로 대비되는 밝은색의 롱브릭타일을 선택했다. 

중정
중정
중정
중정
중정
중정
중정
중정

가족들이 눈을 맞추며 살아가는 집
사적공간인 침실을 제외한 공간은 시각과 동선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지하에서 1층으로 계단을 올라와 도착한 현관에서는 중정과 식당주방이 동시에 보이도록 해 밝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주방에서는 현관을 통해 집을 드나드는 가족들과 눈을 맞추도록 했다.

거실과 가족실은 수직적으로는 분리돼 있지만 그 사이에 위치한 계단이 공간을 나누는 역할이 아닌 매듭처럼 엮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계단의 도착지점은 다락으로 다시 연결되는 시작지점으로 연결된다.

가족실은 마주하는 앞쪽으로는 거실, 그리고 다락으로 연결되는 동선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뒤쪽으로는 큰 창을 통해 빛을 투과하는 반개구의 벽이 감싸고 있어 독특한 공간감을 연출한다. 또 여기에 벽과 천정으로 이어지는 책장이 아늑함을 더해준다.

거실 상부를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다락 계단은 계단으로서의 기능뿐만이 아닌 오브제로서 존재하며, 건축주가 고심해 고른 감성적인 펜던트 조명과 어우러진다.

1층 식당
거실~가족실 / 계단
거실~가족실 / 계단
거실~가족실 / 계단
현관

2층에 위치한 안방서재는 중정 위로 돌출돼 주택 전체를 관망할 수 있는 관제탑 역할을 한다. 동시에 중정을 향한 입면의 입체감을 주도록 계획했다.

다락은 브릿지처럼 2층 상부를 지나 자연스럽게 옥상 테라스로 연결된다. 중정과 동일한 컨셉으로 조성된 옥상 테라스와 가변적으로 계획된 룸은 사방으로 트인 뷰를 통해 중정의 아늑함과는 또다른 공간경험을 느끼게 한다.
글 = 유타건축사사무소 / 정리 = 서범석 기자 

2층 가족실
2층 가족실
2층 안방 서재
2층 가족실
다락 계단.
다락 브릿지
옥상테라스
옥상테라스

건축개요
대지위치▷서울특별시 강남구 자곡동
용도지역/지구▷도시지역, 제1종전용주거지역
용도▷단독주택
대지면적▷330.00㎡
건축면적▷160.78㎡
연면적▷490.22㎡
용적률 산정용 연면적▷268.30㎡
건폐율▷48.72%
용적률▷81.80%
건물높이▷11.47m
규모▷지하1층, 지상2층
구조▷철근콘크리트구조
설계▷㈜유타건축사사무소
사진작가▷진효숙

<1층 평면도>
<2층 평면도>
<3층 평면도>
<다락 평면도>
<지붕 평면도>
<서측면도>
<남측면도>
<동측면도>
<북 측면도>
<횡단면도>
<종단면도>
<종단면도>

자재개요
지붕▷리얼징크
외벽▷MK세라믹 은빛전돌
내부천장▷벤자민무어
내벽▷벤자민무어
바닥▷지복득 원목마루
창호▷이건 AL창호
위생기구▷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가구 및 제작가구▷벨로크리에이티브 제작
가족실 제작가구▷T20 자작나무합판(현장제작가구)

김창균 건축가

건축가 소개
김창균
1971년생으로 서울시립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해병대사령부 건축설계실, 에이텍건축 등에서 다양한 작업에 참여하며 실무경험을 쌓았고, 2009년 UTAA건축사사무소를 개소했다. 서울시립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당진시 공공건축가이다.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젊은 건축가상’, 목조건축대상, 경주시 건축상, 스틸하우스 건축대전 최우수상, 경남건축대전 대상 등을 다수 수상했다. 
단독주택, 카페, 도서관, 사옥 등 일상의 중·소규모 건축물을 바탕으로 하는 프로젝트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며 작업에 임하고 있다. 
주요 작업으로 용인 규우주, 운중동 도시채, 세종시 Yes House 등 단독주택과 포천 피노키오 예술체험공간, 서울시립대학교 정문, 이천 Sugar-lump, 당진시 의회 도서관, 여수 모이핀, 중곡동 도시다반사, 청담동 비원, 김포 은혜의교회 예배당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