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꽃이 있는 창 92 - 백당나무(Viburnum sargentii)
나무와 꽃이 있는 창 92 - 백당나무(Viburnum sargentii)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3.12.18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사진 서진석 박사·시인

이곳의 여느 집 앞과 세미트리에 흰 작은 쟁반 접시꽃 같은 백당나무 꽃이 핀다. 꽃 모양을 보니 평면적인 구조인데 안쪽에 작고 동글동글한 연녹색의 진짜꽃이 자리잡고 주변에 5장의 하얀 설엽(舌葉)의 가짜꽃이 에워쌌다. 이것도 번식을 위한 수단이라고 한다. 비슷한 번식(繁殖)의 꽃나무로서 산딸나무가 그러하고, 우리 옆집에서 담장으로 넘어오는 향기스런 하얀 꽃을 다는 개다래가 그럴진데, 하얗게 채색한 잎 아래 숨은 듯 피는 작은 꽃들 또한 이러한 종(種) 번식 차원에서 볼 수 있는 나무다. 꽃들이 형성되어 있는 모습이 층을 이루며 원형의 부채춤을 추듯 바깥쪽으로 흩뿌려지는 모습이라니…

이 꽃의 생리에 감탄 한 것은 한창 꽃 피우는 늦봄~여름에 한 차례 꽃을 피우고 뜸한 간격을 두고 잊힐 만 하면 또 한 차례 부채춤 추듯이 꽃을 피운다. 그 스스로 꽃의 이모작을 하고 있다. 그 생명력에 놀라울 따름이다. 

 

강강수월래 꽃~ 백당나무 꽃

우리 어깨를 맞대고 
부채춤을 추자
강강수월래

우리 어깨를 곁고
헤어지지 말자
강강수월래

보름달 뜨면
달덩이 같은 소망 하나 
무등 태워 띄우려니

어질어질 할 때까지
탑돌이 춤을 추자
강강 수월래
/나무신문

 

서진석 박사 · 시인
서울대학교 1976년 임산가공학과 입학, 1988년 농학박사 학위 취득(목질재료학 분야). 국립산림과학원에서 1985년~2017년 연구직 공무원 근무(임업연구관 정년퇴직). 평생을 나무와 접하며 목재 가공·이용 연구에 전력을 기울인 ‘나무쟁이’. 시집 <숲에 살아 그리운 연가 戀歌>.
현재 캐나다 거주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