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목재산업 현장을 직접 발로 뛰어 집필한
학문적 접근은 물론 무역과 영업실무자의 필독서”
집필에서 탈고까지 30여 년이 걸린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선 출판에 따른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처음 집필을 시작한 것이 1980년 1월이었으므로 만 28년 만에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집필
시작 후 20년 후에 출판하려고 했으나 예정보다 8년이 더 걸리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내용이 부실할까 출판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습니다.
이처럼 오랜 시간을 들여 한국인의 눈과 손으로 직접 확인하고 쓴 목재에 대한 전문서적 출간은 처음 있는 일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목재업계에 있어서 저자께서 생각하시는 이 책 출판의 의의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책을 쓰는데
물론 국내외 관련도서도 참고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주로 전 세계 목재자원 현지를 직접 다니며 한 현장조사, 그리고 많은 외국의 식물원,
표본 보관소 등을 방문 조사하여 쓴 것입니다. 그러므로 국내에서 발행된 일부 책들이 외국 책에 실린 사진을 싣고 있는데 비해 이 책에 실린 수백
장에 달하는 재면과 입목 사진은 모두 제가 지난 30년에 걸쳐서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 다른 국내 책이나 외국 책에 나오는 사진은 한 장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 이 책의 내용은 스웨덴의 동식물 분류학자 린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가 분류법을 처음 만듦으로써 막연하게 넓게 펼쳐져 있던, 독립적으로 산재된 많은 종류의 동식물이 같은 성질의 것들끼리
정리되었습니다. 저도 수 많은 목재종류가 사실은 개별적이 아니고 같은 성질을 가진 것끼리 정리될 수 있다고 생각하던 중, 국내외에 이런 류의
서적이 없으므로 제가 직접 쓰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이어지는 질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집필하셨습니까. 독자들의 관전 포인트를
말씀해 주십시오.
= 이 책은 학문적으로도 깊지만, 동시에 목재 무역과 국내 영업에 필요한 실무 내용을 하나로
연결하였습니다. 우리나라 목재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 가운데에는, 학명은 실제로 일반명과 큰 관계가 없으므로 목재 실무와 별개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시면 생각이 많이 달라지고 목재를 보다 폭넓고 깊게 이해하시게 될 것입니다.
30년이면 강산이 세 번 바뀌는 세월입니다. 그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시면 몇
가지만 부탁드립니다.
= 인도네시아 정글에 들어가 힘들게 채집한 누트멕 나무의 열매와 잎을 짐 속에 넣어 솔로몬 군도에
귀임하던 중 호주공항에서 세관원에 모두 압수당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속이 상합니다.
저자께선 지난 30여 년 동안 전 세계 목재산업 현장을 직접 발로 뛰고 계십니다. 그동안 세계의 목재시장은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요.
= 1980년대까지 목재산업의 원료로 열대활엽수가 많이 시용되었으나 그 후 침엽수(뉴질랜드, 칠레, 러시아)가
열대활엽수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기존 북미와 북유럽의 침엽수를 제외하고). 현재 열대활엽수(천연림)는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으므로
향후는 열대활엽수, 온대 활엽수와 온대침엽수 모두 조림목이 세계 목재 원료의 주공급원이 될 것입니다. 한편, 판재에 있어서는 과거에는 합판이
주류였으나 PB, MDF, Hard Board, OSB 등 소경목이나 재사용할 수 있는 원자재를 사용하는 목재제품이 계속 증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의 목재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그동안 천연림을 주로 벌목하였으므로,
이제는 천연림은 각국이 보호정책을 폄으로써 현재보다 더 큰 규모로 벌목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앞으로는 결국 조림목이 과거 천연목의 역할을 대신해
갈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내 목재산업은 앞으로 어떤 변화가 예상되며, 이에 대비한 대책을 제시해 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 해외 목재 가격의 인상, 국내 인건비의 꾸준한 상승, 후발국의 거센 도전 등으로 국내에서 생산하는 일반
목제품은 경쟁력을 차츰 잃어 갈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역시 기술개발입니다. 다른 나라와 다른 회사에서 못 만드는 특수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아울러 (기술개발 이외) 국내 목재산업에 필요한 원재료를 장기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국내에는 조림 여건이 어려우므로)
해외 조림지 확보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이 책의 집필에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지난 28년 동안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이제 모양새를 갖추고 책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특히 파푸아뉴기니 불로로 열대삼림대학의 존 시마가(John Simaga)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이 책을 읽게 될 독자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막상 출판하려하니 28년
집필 기간에 어울리지 않게 부족한 내용이 많은 곳에서 보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긍정적인 지적과 비판을 바랍니다. 그리고 이 책이 목재를
연구하시는 일이나, 하시는 사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