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건 태평양조림 권 주 혁 사장
인터뷰 / 이건 태평양조림 권 주 혁 사장
  • 서범석
  • 승인 2008.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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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 집필한 ‘수입목재 가이드’ 출간 앞둬

 

 “전 세계 목재산업 현장을 직접 발로 뛰어 집필한

학문적 접근은 물론 무역과 영업실무자의 필독서”

 

   
집필에서 탈고까지 30여 년이 걸린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선 출판에 따른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처음 집필을 시작한 것이 1980년 1월이었으므로 만 28년 만에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집필 시작 후 20년 후에 출판하려고 했으나 예정보다 8년이 더 걸리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내용이 부실할까 출판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습니다.

이처럼 오랜 시간을 들여 한국인의 눈과 손으로 직접 확인하고 쓴 목재에 대한 전문서적 출간은 처음 있는 일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목재업계에 있어서 저자께서 생각하시는 이 책 출판의 의의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책을 쓰는데 물론 국내외 관련도서도 참고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주로 전 세계 목재자원 현지를 직접 다니며 한 현장조사, 그리고 많은 외국의 식물원, 표본 보관소 등을 방문 조사하여 쓴 것입니다. 그러므로 국내에서 발행된 일부 책들이 외국 책에 실린 사진을 싣고 있는데 비해 이 책에 실린 수백 장에 달하는 재면과 입목 사진은 모두 제가 지난 30년에 걸쳐서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 다른 국내 책이나 외국 책에 나오는 사진은 한 장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 이 책의 내용은 스웨덴의 동식물 분류학자 린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가 분류법을 처음 만듦으로써 막연하게 넓게 펼쳐져 있던, 독립적으로 산재된 많은 종류의 동식물이 같은 성질의 것들끼리 정리되었습니다. 저도 수 많은 목재종류가 사실은 개별적이 아니고 같은 성질을 가진 것끼리 정리될 수 있다고 생각하던 중, 국내외에 이런 류의 서적이 없으므로 제가 직접 쓰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이어지는 질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집필하셨습니까. 독자들의 관전 포인트를 말씀해 주십시오.
= 이 책은 학문적으로도 깊지만, 동시에 목재 무역과 국내 영업에 필요한 실무 내용을 하나로 연결하였습니다. 우리나라 목재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 가운데에는, 학명은 실제로 일반명과 큰 관계가 없으므로 목재 실무와 별개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시면 생각이 많이 달라지고 목재를 보다 폭넓고 깊게 이해하시게 될 것입니다.

30년이면 강산이 세 번 바뀌는 세월입니다. 그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시면 몇 가지만 부탁드립니다.
= 인도네시아 정글에 들어가 힘들게 채집한 누트멕 나무의 열매와 잎을 짐 속에 넣어 솔로몬 군도에 귀임하던 중 호주공항에서 세관원에 모두 압수당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속이 상합니다.

저자께선 지난 30여 년 동안 전 세계 목재산업 현장을 직접 발로 뛰고 계십니다. 그동안 세계의 목재시장은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요.
= 1980년대까지 목재산업의 원료로 열대활엽수가 많이 시용되었으나 그 후 침엽수(뉴질랜드, 칠레, 러시아)가 열대활엽수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기존 북미와 북유럽의 침엽수를 제외하고). 현재 열대활엽수(천연림)는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으므로 향후는 열대활엽수, 온대 활엽수와 온대침엽수 모두 조림목이 세계 목재 원료의 주공급원이 될 것입니다. 한편, 판재에 있어서는 과거에는 합판이 주류였으나 PB, MDF, Hard Board, OSB 등 소경목이나 재사용할 수 있는 원자재를 사용하는 목재제품이 계속 증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의 목재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그동안 천연림을 주로 벌목하였으므로, 이제는 천연림은 각국이 보호정책을 폄으로써 현재보다 더 큰 규모로 벌목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앞으로는 결국 조림목이 과거 천연목의 역할을 대신해 갈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내 목재산업은 앞으로 어떤 변화가 예상되며, 이에 대비한 대책을 제시해 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 해외 목재 가격의 인상, 국내 인건비의 꾸준한 상승, 후발국의 거센 도전 등으로 국내에서 생산하는 일반 목제품은 경쟁력을 차츰 잃어 갈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역시 기술개발입니다. 다른 나라와 다른 회사에서 못 만드는 특수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아울러 (기술개발 이외) 국내 목재산업에 필요한 원재료를 장기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국내에는 조림 여건이 어려우므로) 해외 조림지 확보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이 책의 집필에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지난 28년 동안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이제 모양새를 갖추고 책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특히 파푸아뉴기니 불로로 열대삼림대학의 존 시마가(John Simaga)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이 책을 읽게 될 독자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막상 출판하려하니 28년 집필 기간에 어울리지 않게 부족한 내용이 많은 곳에서 보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긍정적인 지적과 비판을 바랍니다. 그리고 이 책이 목재를 연구하시는 일이나, 하시는 사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