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신문 17주년 | 서진석 박사ㆍ시인 ‘나무와 꽃이 있는 창’ 작가
나무신문 17주년 | 서진석 박사ㆍ시인 ‘나무와 꽃이 있는 창’ 작가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3.11.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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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콘텐츠를 담으려는 모습에 애착이 갑니다
서진석  박사·시인

나무 하나 하나가 모여 큰 숲을 이루듯….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 강산이 2번 변하려 하는 모습을 앞두고 변신을 위해 부단히 애쓰는 나무신문의 창립 제 17돌을 축하드립니다. 

제가 현직에 있을 때 일본의 산림총합연구소(森林總合硏究所)를 들린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산림(山林)이라는 말을 쓰는데 왜 저네들은 삼림(森林)이라는 말을 쓸까? 한자어에 나무가 무려 5개가 들어가 있어요. 뫼 산(山)이 아닌 나무 빽빽할 삼(森)을 쓴 이유를 저 나름대로 생각해 봅니다. 나무(木)를 중시하는 의식 때문에 나무가 끼리끼리 모여 살면 그것이 서 있는 곳이 비단 산이 아니라 우거져 숲(수풀)을 이룬다면 족하게 여기는 나무 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산림 문화의 꽃을 피우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담으려는 나무신문의 모습에 애착이 갑니다. 그 속에는 숲과 나무, 나무와 목재가 공존하는,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인상을 엿볼 수 있어서 입니다.

이 산림 문화의 꽃을 피우기 위해선 이와 접해 있는 소재 발굴에 귀를 기울이고 눈을 열어 어디든 달려가는 마당발의 자세를 갖춰 가시길 바랍니다. 언뜻 떠오르는 일례를 들면 산림청에서 선정한 ‘우리나라 100대 명품 숲’입니다. 

명품 숲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요소를 녹아 넣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건강한 생태의 숲, 보아서 아름다운 경관, 그리고 좀 더 나아간다면 심신(心身)의 치유(healing)와 건강, 경제적인 생산성까지도 아우르는 것을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명품 숲 선정을 위해 후보지를 5개 인터넷 상으로 추천 투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래된 얘기이지만 현직 때 독일 연수를 위해 ‘한독 협력기구’의 도움을 받아 독일에 해외 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이 선후배 독일 유학, 연수를 다녀온 분들이 지금 카톡방을 열고 끈끈한 교유를 하고 있습니다. 

한 선배님께서 출품한 소호리의 100대 명품 숲 선정은 의미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울산 소호리에 열정과 꿈을 가지고 참나무(Oak) 숲을 가꾸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픈 것은 이러한 산림 이야깃거리를 독자들에게 보여 줄 수 있는 테마의 발굴, 기획성 마인드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비단 현장 산림 임업인들 뿐만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취재의 대상이 되어 산림 신문의 모델로 올려주시기를 바랍니다. 늘 내 마음의 푯대로 남아있는 나무 하나를 보아서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여야 하고, 나무가 모여 사는 숲을 보아서는 ‘나무를 심는 사람/남자’이어야 할 것이지요. 

제가 고국에 있을 때 아침을 기다려지게 하는 신문이 있었습니다. 관심있는 글(Column)을 올려주시는 옥고를 대하는 시간이 마련되는 시간이 있어서 입니다. 이렇듯 그날의 하루가 기다려지는 글 잔치를 나무신문이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것이 모여 한 해를 이루고 그 해(年)가 모여 무궁히 글 탑을 쌓아 올려가는 소중한 시간을 누리시길 빕니다. 세파에 흔들리지 않고 장강(長江)의 흐름을 타고 유유히 그리고 도도히 바다에 이르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산림 문화 아니, 삼림문화의 진수(眞髓)를 피우는 자양분으로 거듭나시기를 바랍니다. 나무신문의 제 17주년 창립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나무신문의 진면목을 보여 주려 애쓰는 모든 분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나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