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꽃이 있는 창 90 - 캣민트
나무와 꽃이 있는 창 90 - 캣민트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3.11.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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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서진석 박사·시인
캣민트
캣민트

동물 이름이 들어가는 초목류가 많다. 초화류에 꽃기린, 기린초, Foxglove, Donkey tail, Lamb’s Ear, Elephant’s Ear… 이들은 식물의 모양, 잎 등이 한결같이 동물의 신체중 한 부위와 닮아있어 정겹다. 그것으로 해서 쉬이 기억하는 경우가 많게된다. 고국에도 꽃을 사랑하는 이들이 많아져서, 장미농원, 허브농장, 지피류농장 등이 생겨 자연과 친화적인 삶을 살게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허브식물에 캣민트(개박하, Catmint)라는 게 있음을 이곳 Mount Pleasant Village의 집 가까운 파크 한 귀퉁이에 조성해 놓은 화단에 잎을 비벼 코에 갖다대면 달콤하게 향기를 선사하는 Mint가 수북히도 피어오름에 알게되었다. 꽃은 쬐그만 보라색으로 피어난다. 오뉴월이 와 분위기가 흡사한 보다 작은꽃-긴병꽃풀-이 Mount Pleasant Cemetery 잔디 위에 피어난다. 잎은 동그마하니 작은데 역시 강한 싫지않은 톡 쏘는 특유의 향이 있다. 그래서 허브식물은 눈을 감고도 코를 대어 냄새를 맡음으로써 그 이름을 알게 한다.

Mint의 대표격은 박하(Spearmint)일 것이다. 산과원 약용식물원에는 박하가 심겨져 있었다. 지나가다가 잎을 손으로 만져 코에 대면 특유의 향을 주던 게 생각난다. 이곳 마을(Village)의 June Rowlands Park 한 켠에 조성해 놓은 화단(Flower bed)에 박하가 심어져 있다. 우연히 Volunteer로 일하게 되어 기뻤다. 탄자니아 출신의 한 여성 Gardener를 만나게되고 그녀의 이 조그만 화단 조성과 방문객에 대한 가르침 안내의 일을 도와주게 된 것이다. 그래서 생땍쥐베리의 ‘어린왕자(The Little Prince)’에 나오는 한 대목처럼 화요일 오후 4시부터 2~3시간 흙을 만지게 되는데 한 3시부터 그 시간이 가까워지면 가슴이 설레인다. 일 끝에 푸르게 무성한 박하를 두 세 포기 캐어 내게 주어서 집안 뒤뜰 한 켠에 심었다. 한 포기는 시들어서 마음이 안타깝다. 봄이면 뒤란 화분에 심는 Basil과 Fence 밑 자라는 Catmint, Spearmint… 이외에 로즈마리, 장미허브, Thyme도 마켓에서 파니 사볼까? 봄이 오면 Metro, Home Depot에 가서 아는 꽃, 모르는 꽃, 그리고 숱한 나무 묘목들을 만나는 즐거움은 크다. 

박하를 보면 설경구가 철로 위에서 외치는 ‘박하사탕’이 떠오르고, 캣민트를 보면 뮤지컬 ‘Cats’가 떠오른다. 그리고 이장희 시인의 ‘봄은 고양이로소이다’를 읊게 됨은 지금 한창 봄에 몸을 맡기고 있기때문임을… 

‘꽃가루와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의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Catmint를 위한 소곡(小曲)

어쩌다 캣민트가 되었느뇨
고양이의 어디가 닮아있는지
너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아, 조그만 이파리는
네 웅크린발
그 발로 비비는 봄날 

네 얼굴이
캣민트의 꽃으로 피어난 거니

봄길 위 고양이 한 마리가
사뿐히 다가오더니
네 볼에 제 볼을 부비네

아, 봄은 고양이 천지로소이다  /나무신문

 

서진석 박사·시인
서울대학교 1976년 임산가공학과 입학, 1988년 농학박사 학위 취득(목질재료학 분야). 국립산림과학원에서 1985년~2017년 연구직 공무원 근무(임업연구관 정년퇴직). 평생을 나무와 접하며 목재 가공·이용 연구에 전력을 기울인 ‘나무쟁이’. 시집 <숲에 살아 그리운 연가 戀歌>.
현재 캐나다 거주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