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을 열며/지구의 날과 천명
월요일을 열며/지구의 날과 천명
  • 나무신문
  • 승인 2008.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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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길본 북부지방산림청장

지구탄생 후 최근 200년 동안 벌어지고 있는 인구과잉, 산업화, 대량생산, 대량소비, 초고속화, 과소유, 과시과욕, 과잉편의 및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현대문명이 쏟아내는 환경폐기물이 청정했던 지구의 대기, 대양, 토양, 생물을 오염시켜 지구생명체 자체를 사지로 몰고 있음을 똑바로 인식해야한다. 식량증산을 위해 사용하는 비료와 농약의 과다한 사용이 흙과 물을 오염시켰으며, 도시문명의 유지발전을 위해 써대는 화석연료는 지구생명의 외피인 대기의 오염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불모의 사막화지역을 증대시키고, 다양한 생물의 멸종을 부추겨 종국에는 인류생존 자체에 위기가 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4월22일 지구의 날은 인류가 행하고 있는 고도문명화의 폐해를 반성하고, 지구환경과의 상생의 길을  실천할 것을 다짐하는 날이다. 상생의 실천은 어렵지도 않다. 자연의 섭리를 존중하는 생태적 삶(Eco-being)을 사는 것이다. 가장 손쉽게는 생활 주변의 과도함을 줄이면 된다. 절약, 검소, 절제, 배려, 재활용, 안 버리기, 안 남기기….

생각은 쉬워도 실천은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자신의 천명을 다하기 위해 꼭 실천해야할 덕목이다.

그리고 보이지 않게 지구환경을 정화하고 있는 자연, 바로 숲과 나무를 확대하고 가꾸는 길이 있다. 숲은, 인간의 활동에 의해 악화되어 가고 있는 지구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는 자정기능을 가지고 있다. 숲은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토양의 오염물을 흡수 정화한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화석연료의 사용량을 줄이는 것 외에 효과적인 방안은 바로 숲에 의한 탄소흡수를 늘리는 방법이다. 이러한 숲의 자연정화기능을 높이 위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일을 해야 할까?

첫 번째는 나무가 서 있는 공간을 늘리고 잘 가꾸어 주는 일이다. 전국 어디를 가도 푸른 숲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나무를 심어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아직도 나무를 심어야 할 곳이 많다. 도심 곳곳에 작은 도시숲을 만들어 온갖 오염물질을 스스로 정화하게 할 수 있다. 숲에는 큰 키 나무 아래 작은 키 나무를 심어 큰 키 나무를 수확하고서도 계속 숲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음 세대의 숲을 조성해야 한다.

나아가 조성된 숲은 성장시기에 맞춰 적절한 가꾸기를 해 주어야 한다. 산림학자들은 선진 임업기술을 동원하여 우리 숲을 집약적으로 경영할 경우 방치했을 때보다 그 기능을 3배 더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의 숲은 성장이 왕성한 30년생 이하의 청년기 나무가 61%로서 지속적으로 가꾸어 주어야 할 시기이다.

두 번째는 숲을 늘리는 것 못지않게 줄어드는 것을 막는 일이다. 과소비형 도시문명이 낳은 난개발, 무분별한 개발, 비실용적인 개발, 불필요한 개발을 줄여 애써 가꾼 숲이 과도하게 잘려나가는 것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산불과 같은 각종 재해로 훼손되는 숲도 지켜야한다.

특히 4월에는 산나물채취나 농사준비, 생활주변 청소를 하면서 담뱃불, 쓰레기 태우기 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산불이 많다. 이렇게 생활주변의 부주의가 원인이 되어 큰 재앙으로 번지는 산불은 범국민적 관심과 생활속의 실천이면 막을 수 있다. 

고도화하는 인류문명에 숨막혀하고 있는 지구생명체 가이아, 그리고 가이아의 일부분임을 망각하고 지배종족의 위세를 과시하는 인류가 천수를 누리도록 하는 길은 인류의 과잉 작위에 대한 반성과 소박한 실천에 있다. 일상생활에서 과도함을 없애고(過猶不及), 지구생명체의 보물인 숲을 늘리고 지키는(愛林一念) 길이 그것이다.  많은 생각보다 한 가지 소박한 실천이 소중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