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과 공방의 행복한 공방전, 칼산공방
공방과 공방의 행복한 공방전, 칼산공방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3.10.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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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 ⓒ박영채

'칼산공방'이라는 이름에는 고향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봉우리(칼산)에 대한 건축주의 추억과 판화 작업의 공방(工房, Studio)에서 나아가 지역 공동체의 공방(共房, Network)을 만드려는 박애적 의지가 담겨 있다.

대지는 용담천변 도로와 대석리 마을로 진입하는 도로의 갈림길에 위치한다. 세 면에서 접하는 도로와 모두 어긋나도록 향을 설정하여 모든 도로변에서 건물과 외부 공간의 상응을 경험할 수 있고, 진출입 시 각기 다른 거리에 존재하는 자연 경관을 보다 깊은 공간감으로 느낄 수 있다. 동시에 건물의 장변은 칼산 방향을 향하고 단변은 용담천 너머 용담고개를 향하여 주변 풍광을 온전히 담아낸다.

외관. ⓒ박영채
외관. ⓒ박영채
외관. ⓒ박영채
외관. ⓒ박영채
외관. ⓒ박영채
외관. ⓒ박영채
외관. ⓒ박영채
외관. ⓒ박영채
ⓒ김민혁
외관 ⓒ김민혁

 

대상지의 이해
마을 주요 도로의 보행 환경을 해치지 않도록 2층을 후면에 배치하고 전·후면 볼륨이 겹치지 않는 공간을 만들어 내도록 밀어내어 흡입력 있는 출입구를 형성한다.

전·후면 지붕 경사를 중심에서 바깥으로 내려가도록 계획하여 각 층과 영역을 통합하는 공간으로 비워낸다.

동시에 전면 볼륨에서는 높은 층고를 가진 공간을 형성하고, 후면 볼륨에서는 남향 빛이 유입되는 안락한 공간을 조성한다.<아래>

프로그램 배치
1층은 개인작업과 공동워크숍 공간으로 천변 방향에 위치한 외부 데크로 자유로이 확장한다. 데크는 때로는 작업공간이자 때로는 공연 등의 이벤트공간으로, 창작활동의 배경으로서 존재한다.

준비공간은 공동작업공간을 서포트하고 필요 시 영역을 구분짓지 않고 사용될 수 있도록 오픈 스페이스로 조성하고, 개인작업공간은 적절히 분리되어 용담천과 용담고개를 온전히 담아낸다.

<1층 평면도> 1 공동작업공간  2 작업준비공간  3 개인작업공간   4 외부 데크  5 주차 공간
1층 개인작업공간 ⓒ박영채
1층 공동작업공간 ⓒ박영채 
1층 공동작업공간 ⓒ박영채 
1층 공동작업공간 ⓒ박영채 
1층 공동작업공간 ⓒ박영채 

2층은 지역사회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마을 사람들이 함께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소통의 장이 된다.

1층과 공유하는 아트리움을 통해 작업공간과 오감으로 소통함과 동시에 또 하나의 분리된 공간으로서 다른 성격의 모임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2층과 연결된 발코니에서는 사시사철 변하는 칼산과 주변 풍광을 조망할 수 있으며 내부 공간에서도 이를 조망하며 시간을 보낸다.

<2층 평면도> 1 사랑방  2 발코니
계단 ⓒ박영채
2층 발코니. ⓒ박영채
2층 사랑방. ⓒ박영채
2층 사랑방. ⓒ박영채
2층 사랑방. ⓒ박영채
2층 발코니.  ⓒ박영채

내부 공간 구성
각 층의 천장은 목구조 서까래를 그대로 드러내어 아트리움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화장실을 포함한 코어 벽체의 마감은 구조용 합판을 그대로 드러내어 서까래와의 의도적 이질감을 유도했다.

어두운 합판은 공간을 차분하게 만들며, 조명과 결합된 밝은 서까래는 보다 높은 공간감을 느끼게 만든다.
개별 공간의 용도와 주변 풍광에 따라 창의 높이와 비율, 그리고 개폐 방식을 조정하여 외부 공간을 향유하는 내부 공간의 활용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종단면도 1 공동작업공간 2 작업준비공간 3 사랑방 4 외부 데크
횡단면도  1 공동작업공간 

목공예에 조예가 깊은 건축주가 직접 만든 원목 프레임의 조명, 목조 조형물 등으로 건물을 가꾸어 더욱 좋은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목구조를 활용함으로서 주변 풍경과 조우함과 동시에 그를 해치지 않을 수 있다는 데 큰 의의를 느낀다. 건축주가 바라듯, 이 공방이 공동체적 삶에 대한 새롭게 성찰하고 더 나은 공생에 대해 함께 궁리하는 실천적 예술활동의 플랫폼이 되기를 희망한다.  /나무신문
글 = 터미널 7 아키텍츠 조경찬 대표 / 정리 = 서범석 기자 

1층 작업준비 공간 ⓒ김민혁
ⓒ김민혁 

설계 개요
위치▷경기도 양평군 대석리
대지면적▷919 ㎡
연면적▷197.84 ㎡
건축면적▷167.85 ㎡
규모▷지상 2층
주구조▷목구조, 경량철골구조, 경량목구조
설계사▷터미널7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주)
시공사▷망치소리
사진▷김민혁  박영채

터미널 7 아키텍츠 조경찬 대표
고려대학교에서 사회학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하며 건축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컬럼비아 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건축석사를 받았다. 라파엘 비뇰리 건축사무소에서 건축 수련을 받은 뒤 2015년 뉴욕에서 Terminal 7 Architects를 세웠다. 또 세종대로 역사문화공간(거울도시건축전시관) 설계를 시작으로 서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에 출강했고, 현재 연세대 건축과에 출장 중이다.
터미널 7 아키텍츠는 건축을 통해 사회가 바뀔 수 있다고 전제하고, 보다 나은 삶과 그 배경을 디자인한다. 주변을 존중하는 면밀한 리서치를 통해 사고하고 새로운 기술과 접목한 공간적 해결책을 제시한다.

 

 

 

망치소리 송동선 대표
16년 건축 노하우를 바탕의 목조주택, 펜션 전문 건설업체 망치소리를 운영하고 있다. 웰빙 목조주택을 추구하면서 목재가 주는 밝고, 친환경적인 장점이 어우러진 가족문화공간을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