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시선 | 뮌헨 옥토버페스트는 목재축제장
전문가 시선 | 뮌헨 옥토버페스트는 목재축제장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3.09.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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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나무와 에너지 이승재 대표
이승재 대표<br>
이승재 대표

세계적인 맥주축제가 된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가 9월16일부터 시작했습니다. 흥청망청 술을 들이붓는 광란의 파티로 알려진 옥토버페스트는 잘 들여다보면 독일 집성재와 구조목 기술 전시장입니다. 

10월3일까지 지속되는 축제는 뮌헨 중심의 넓은 광장에서 열립니다.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수천 명이 동시에 입장해서 노래를 부르며 1리터짜리 맥주잔을 부딪치는 초대형 텐트입니다. 

올해 옥토버페스트에 세운 텐트 중 초대형은 14개로, 이중 가장 작은 규모가 2500석을 가진 것입니다. 제일 큰 텐트는 Winzerer Paehndl이 설치한 8450석 규모의 텐트입니다. 외부 좌석까지 포함하면 무려 1만1000석을 가진 것입니다. 1만여 명의 인파가 함께 취해가며 집단적인 가무를 즐기는 모습은 장관입니다. 

그런데 정작 눈여겨볼 것은 텐트의 구조와 소재. 놀랍게도 전부 목재를 사용했습니다. 수십 미터 집성재 수천 개가 사용된 듯합니다. 구조재부터 계단과 바닥재가 모두 목재이고 게다가 16일 뒤 철거하도록 만든 이동식인 것입니다. 

목재 의자들은 안전도 고려했습니다. 의자 1개에 5명이 앉고, 1인당 80kg이라고 가정하면 400kg, 1인당 0.8킬로뉴턴의 힘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술취해 뛸 때를 고려해 1.5개수를 넣은 겁니다. 즉 600kg을 15분 이상 버텨야 축제장에서 의자로 쓰입니다.

여기에 2018년부터는 ‘탄소중립텐트 인증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건축에 사용하는 재료와 텐트 운영에 사용하는 에너지를 탄소중립화 시키겠다는 것입니다. 놀라운 도전임에도 벌써 3개가 인증을 받았습니다. 물론 모두 나무가 있어 가능했습니다. 

부어라 마셔라 광란의 밤을 보게 될 줄 알았더니, 유기농 먹을거리와 재생에너지 그리고 나무가 보입니다. 그렇다면 저도 5700석 뢰벤브로이 텐트 한켠에서 기분 좋게 한잔!  /나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