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관리 매뉴얼 표준화…미국처럼 홈인스펙터 제도 필요”
“공동주택 관리 매뉴얼 표준화…미국처럼 홈인스펙터 제도 필요”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3.09.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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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성능원, 공동주택 시설물 유지관리 선진화 방안 세미나 개최
건축성능원이 13일 공동주택 시설물 유지관리 선진화 방안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건축성능원이 13일 공동주택 시설물 유지관리 선진화 방안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건축성능원이 9월13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테크노큐브동 12층 큐브홀에서 공동주택 시설물 유지관리 선진화 방안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서울과기대 주택도시대학원, 건축성능원, 대한주택관리사협회, 한국주택관리협회, 한국주거학회, 한국건축정책학회, 한국건설품질기술사회, 한국건설안전환경실천연합이 공동으로 주최·주관한 이번 세미나는 국내 공동주택 유지관리체계의 현황 분석과 문제점을 도출하고, 입주민과 주택관리인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선진 공동주택 시설물 유지관리 방안을 찾고 토론의 장을 열고자 마련됐다.

(사)건축성능원 강부성 이사장.  (사)건축성능원 정환목 원장. 한국주택관리협회 조만현 회장.
(사)건축성능원 강부성 이사장. 

이날 개회사에서 (사)건축성능원의 강부성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그동안 공동주택을 빨리 많이 싸게 짓기에만 몰두하다 보니 하자가 많은 공동주택이 양산된 상태이고, 시설물 유지관리 시스템이 낙후돼 입주민도 불편하고 관리자도 어렵고, 위탁회사도 이익이 나지 않는 관계자 모두가 손해 보는 상황이다”며 “이러한 시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하고자, 우리나라 공동주택 시설물 유지관리와 관리업무의 현황과 문제, 그리고 향후 운영의 선진화 방안 등이 발제될 것이다. 발제와 토론에서 ‘공동주택 시설물 유지관리 선진화 방안’에 대한 의미 있는 대안 및 실천 방안이 제시되기를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인사말에서 윤성원 서울과기대 주택도시대학원 원장은 “최근 공동주택 지하주차장 수해, 화재 등으로 인하여 공동주택 시설물 유지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기에 ‘공동주택 시설물 유지관리 선진화 방안’ 세미나를 개최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세미나에서 열띤 발표와 토론으로 우리나라 공동주택 시설물 유지관리 선진화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길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사)건축성능원 강부성 이사장.  (사)건축성능원 정환목 원장. 한국주택관리협회 조만현 회장.
한국주택관리협회 조만현 회장.

축사를 통해 조만현 한국주택관리협회 회장은 “공동주택 시설물 유지관리 선진화 방안에 대한 세미나 개최를 통해 공동주택관리가 자유시장 경쟁원칙으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길 빈다”며 “공동주택위탁회사의 절대다수가 회사운영 모든 면에서 심각할 정도로 매우 열악하기에 정부에서는 규제보다는 협력의 자세를 취해주길 부탁한다”고 언급했다.

세미나는 김진권 인하대학교 교수 사회로 발제와 토론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1부 행사는 ‘공동주택 시설물 유지관리 현황과 문제’를 주제로 김재성 감리사(건축성능원 공동주택센터장)의 발제로 포문을 열었다. 

김 감리사는 발제에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특별한 시설물 유지관리 프로그램이 없고 유지관리자 측면의 공동주택 설계가 미흡한 점, 주택관리사의 전문대학교 전공학과가 없고 장기수선 계획 항목 운영이 어려운 점, 정밀 안전점검 비용이 최저가로 보고서가 부실하다는 점”을 시설물 유지관리의 문제점으로 꼽으며 “시설물 유지관리 표준 프로그램 개발과 주택관리사 전문교육과정 제도 개선, 유지관리자의 실무 의견을 반영한 설계, 수선 시기와 비용을 예측한 전문가의 기술적 지원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또 “현재 공동주택 신축공사에 대한 개선점으로 지하 주차장 구조인 기둥과 보가 점차 슬림화하면서 균열이 과다하게 발생하고, 지하 주차장 바닥 무근콘트리트 미시공으로 인해 구조체 슬래브 철근이 노출되어 입주민들이 불안해 한다”며 “공동주택을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시공해야 하는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입주자의 주거 만족도를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주택 유지관리 개선안 측면에서 김 감리사는 “정부차원에서 장기수선제도 현실을 반영해 실요성 있게 개선해야 하며, 공동주택 장기수선계획 관리자 교육을 정기적으로 의무화하는 것은 물론 장기수선 업무와 관련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리사는 관리자 차원의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관리자가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장기수선계획 관련 업무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장기수선충당금 적립을 정상화하는 데 힘써야 하며, 장기수선충당금이 적정 수준보다 상당히 부족하게 부과하고 있다”고 입주민 차원의 개선 방안으로는 “내가 거주하는 공동주택에 대한 관심 증대를 제안하고 공동주택에 보다 관심을 갖고 장기수선계획과 장기수선충당금에 대해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며, 장기수선과 관련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과 장기수선충당금 인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진행한 발제에서 국내의 대표적인 공동주택관리 전문기업인 우리관리(주)의 윤성현 전무는 ‘공동주택 관리업무 현황과 문제’를 주제로 “공동주택 관리업무에서 시설관리로 소방시설을 포함한 건축설비 유지보수와 건축물 구조 안정성 등을 위한 시설물안전법(FMS)이 있으며 평소 각종 설비점검은 안전관리계획에 따라 대형 위탁관리회사에서 시스템화로 수행하고 있다”며 “선진 공동주택 관리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시설관리(FM)에 특화한 교육이 필요하고, 질 좋은 공동주택관리진흥법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또 윤 전무는 “의무화된 법령 등으로 인해 공동주택 관리업무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 지침, 공동주택 회계처리기준의 공동주택관리법과 집합건물 회계처리기준의 집합건물법 등 투명성에 집중된 규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좌로부터 이상봉 변호사, 김화정 주택관리사, 김용순 LHI선임연구원, 토론진행자 김광년 국장, 이미옥 경기도 공동주택과 주무관, 주서령 한국주거학회 회장, 이인화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
좌로부터 이상봉 변호사, 김화정 주택관리사, 김용순 LHI선임연구원, 토론진행자 김광년 국장, 이미옥 경기도 공동주택과 주무관, 주서령 한국주거학회 회장, 이인화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

영상으로 발제 발표를 겸한 이명식 (사)한국정책학회 회장(동국대학교 교수)은 ‘공동주택 시설관리 표준 정립 및 운영 선진화 방안’을 주제로 “공동주택 시설관리의 국제 표준 및 국내 KS부합화 표준화는 KS S ISO 41013 – 시설관리(FM) 시스템, KS S ISO 55002 – 자산관리 관리 시스템, KS S ISO 55010 – 자산관리에서 금융직무와 비금융 직무의 연계에 관한 지침으로 구분되고, 지식과 기술을 조화시켜 생산성이 높은 업무 환경을 계획하고 실현해서 운용 관리하는 경영업무로 국내 시설관리(FM)가 점차 전문화, 대형화하고 있는 추세다”라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공공 FM의 전체 구상은 유지관리비의 삭감과 장수명화, 증개축의 장래 부가를 통해 비용과 CO2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국가 주요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련된 정보체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시설물의 정보, 안전진단 전문기관 및 유지관리 업자의 정보 등을 관리하는 시설물 정보관리 종합 시스템(FMS)을 통해 시설물 기본정보, 안전 및 유지관리 실적 정보, 관련 업계 정보, 설계도서와 보고서 정보, 시설물 생애주기 비용정보, 시설물 사고 사례정보, 유지관리 기술정보, 현황 및 통계 정보 등의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공동주택 시설관리 기술 동향에 대해서도 이명식 회장은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FM기술 개발을 통한 시설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디지털 트윈(DT)을 활용한 기술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고, 각종 첨단 기술을 활용한 진단 기술이 활발히 개발되고 회복력의 중요성을 인지하여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추세다”고 해석을 덧붙였다. 

이 회장은 또 “사회적 리질리언스(Resilience)로 인구 구조 및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주택 시설관리 기술 개발과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데이터 처리 기반 공동주택 시설관리 및 운영 시스템, 공동주택 시설관리의 안전성능 및 재난 회복력을 위한 기술과 미래 도시건축 기술(BEMS, 에너지, 탄소중립 등)이 접목된 공동주택 시설관리 안전성 확보 기술을 시급히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철 (주)세림테크 이사는 ‘공동주택 선진화 활성화 방안(Energy & Safety)’을 주제로 “공동주택의 수해와 화재, 지구온난화에 따른 온실가스, 끝없이 급등하는 전기요금 등의 현실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며, 모터가 사용하는 전기를 약15% 절감하는 모터 전력부하 최적 제어장치(OPC-M), 스팀 에너지를 10~50% 절감하는 특허기술인 벤츄리 오리피스 타입 스팀트랩(Steam Trap), 압축공기의 맥동이 없고 안정적으로 압축공기를 생산하는 제로 오일 터보윈 컴프레서, 차별화된 스마트 EOCR®. 전류 센서 기반의 고속, 정밀 데이터 수집 센서인 UYeG 예지보전 시스템의 기술과 적용 사례를 통해 공동주택의 에너지 절감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영근 아라드네트워크 본부장은 ‘공동주택 홈네트워크 해킹 이슈 및 보안 개선 방안’을 주제로 “공동주택에서 한 집이 뚫리면 단지 내 모든 세대가 해킹 위험에 노출되고 있지만 전문 운영 인력 부재로 인해 유지관리가 소홀하고 있다”며 “스마트홈 보안 솔루션 전문 운영 업체를 통해 지속적인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최 본부장은 “기존 보안과 더불어 네트워크 보안이 필요하고 세대 간의 망 분리, 해킹 확산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기기관이 검증한 보안기술인 스마트홈 보안 솔루션 아라드홈(ARAD HOME)을 통해 해킹으로부터 안전한 아파트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건축성능원 강부성 이사장.  (사)건축성능원 정환목 원장. 한국주택관리협회 조만현 회장.
(사)건축성능원 정환목 원장. 

마지막 발제자인 정환목 (사)건축성능원 원장은 ‘신개념 공동주택 필요성과 그 요소기술 소개’를 주제로 “우리나라에서 98%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벽식구조 아파트를 구조 형식으로 채택함으로써 지진 등 수평하중 작용시 구조적 안전상에 문제점으로 작용한다”며 “수많은 문제점이 있음에도 벽식구조 형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낮은 층고와 많은 층수를 충족시킬 수 있고, 정부와 시공사의 묵인과 사업성 및 장수명 아파트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정 원장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장수명을 넘어 300년 지속하는 초내구성 구조, INFILL 퍼포먼스로 최적화된 설비 환경, 환경과 바이오필릭을 고려한 최적 재료, 액티브 & 패시브 하우스 설계 시공, AI 스마트 기술, 버티포터 등의 미래기술을 고려한 300년 장수명 아파트”를 제안했다.

아울러 정 원장은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된 수명 300년 아파트 개발 연구단에 의해 3~5년 이내 요소 기술 개발 가능성 있다”고 설명하며, “각종 붕괴사고 등으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 최소화가 가능하다는 점, 국민들에게 쾌적하고 안전한 최첨단 주거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부재 강성 증가로 안전에 유리하며, 유지관리에  매우 용이한 점, 기득권 건설사의 카르텔 영역에서 해방되고, 아파트 투기를 근절하며 경제적, 문화적 효과를 증대할 수 있다는 점, 해외 기술이전 및 탄소 배출권의 판매 효과, 정량적 효과 외의 정성적인 효과 매우 크다는 점, 장기적인 국토교통 정책 수립 가능하고 건설기술 분야가 한 단계 발전하며 정책 반영에 따른 국민 호응 극대가 있다는 점”을 신개념 공동주택 개발 완료에 따른 기대효과로 꼽으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토론회에서 법무법인 대륙아주 이상봉 변호사는 “공동주택 관리 매뉴얼 표준화가 필요하며, 공동주택 유지관리 관련 종사자의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김용순 LHI선임연구원은 “공동주택 관리에 있어서 정부 차원의 DB화가 필요하며,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홈인스펙터 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김화정 공동주택 관리소장은 “지금 우리나라에는 위탁관리사에서 제공하는 공동주택 시설물 관리 매뉴얼은 있지만 공동주택관리법에 기준한 제대로 된 매뉴얼이 없으므로 제작을 해 현장 근무하는 관리소장들에게 배포해 아파트관리를 매뉴얼에 준해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이인화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은 “IT 접목 기술을 활용한 공동주택 유지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규모가 작은 시설물의 관리도 필요하며, 하자보증 기간을 정하는 것도 합리적으로 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주서령 한국주거학회 회장은 “신축의 경우 표준화보다도 개성 있는 차별화 건축물이 필요하지만, 유지관리에 있어서는 매뉴얼을 제작하여 그에 준해 관리하는 방법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고 토론을 이어갔다.

이미옥 경기도 공동주택과 주무관은 “25년간 공동주택 관련 업무만 담당하면서 늘 느끼는 점이지만, 역시 공동주택 시설물관리에 있어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고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보니까 관련 종사자분들의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근무 기간이 매우 짧다”고 피력했다.   /나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