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아무리 삼성이 만든 집도 “결론은 언제나 역시 목재”
제아무리 삼성이 만든 집도 “결론은 언제나 역시 목재”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3.09.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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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베를린 ‘IFA 2023’에서 미래형 주거형태 ‘넷 제로 홈’ 구축
삼성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IFA 2023 전시장에서 ‘넷 제로 홈’ 솔루션으로 꾸민 ‘타이니 하우스’의 외부. 사진 =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IFA 2023 전시장에서 ‘넷 제로 홈’ 솔루션으로 꾸민 ‘타이니 하우스’의 외부. 사진 =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야심작, ‘넷 제로 홈’이 목재업계에 때아닌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제아무리 삼성전자가 최첨단 기술을 집약해 집을 지어도 “결론은 역시, 목재”라는 분석이다.

삼성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에 참가해 ‘스마트싱스(SmartThings)’ 체험존을 운영했다. 그 중심에 선 것이 IFA 전시장인 시티 큐브(City Cube) 외곽에 1인 가구 콘셉트의 타이니 하우스(Tiny House)를 친환경 미래형 주거형태인 ‘넷 제로 홈(Net Zero Home)’으로 구축한 것. 또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백화점인 ‘카우프하우스 데스 베스텐스(Kaufhaus des Westens, 이하 카데베)’에 프리미엄 체험존을 마련했다.

아울러 유럽 최대 전자제품 판매점인 미디어 마크트(Media Markt)·자툰(Saturn)과 협업해 알렉산더 플라츠(Alexander Platz), 유로파 센터(Europa Center) 등 중심가에 위치한 주요 매장에서도 운영했다.

체험존에서는 △다양한 가전과 조명을 제어해 상황별 맞춤형 집안 환경을 조성하거나 냉장고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홈 컨트롤’ △‘구글 네스트(Google Nest)’의 도어벨을 누른 사람을 확인하거나 ‘비스포크 제트 봇 AI’에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집안과 반려견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보안과 케어’ △가전의 전원을 끄고 켜거나 에너지 사용량 모니터링도 가능한 ‘에너지 세이빙’ △스마트 TV를 통해 운동 지도를 받으며 ‘갤럭시 워치’로 실시간 칼로리 소모량을 확인할 수 있는 ‘웰빙’ 등 스마트싱스가 선사하는 편리하고 풍부한 일상 경험을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넷 제로 홈은 삼성전자 TV와 다양한 비스포크 가전, 갤럭시 기기, 히트펌프뿐 아니라 한화큐셀 태양광 패널, SMA 솔라 테크놀로지의 가정용 태양광 인버터와 배터리, ABB의 스마트미터와 스위치, 필립스 휴(Hue)의 스마트 전구 등 다양한 스마트싱스 파트너사의 제품들로 구성됐다.

‘타이니 하우스’의 외부.
‘타이니 하우스’의 외부.

태양광 패널과 가정용 배터리로 집에서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고, 스마트싱스 에너지를 통해 가전과 전기차 충전기와 같은 기기들이 소모하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가전제품’ 일색의 타이니 하우스가 어째서 목재산업계에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결론은 건축물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는 마감재들이 모두 목재라는 데 있다. 내외장 벽마감재에서부터 내부 바닥과 실외 데크까지 모두 목재가 도배되다시피 한 것.

삼성전자에 의해 공개된 사진을 본 목재업계 관계자들은 실내 벽마감재(일명 루바)는 스프루스 혹은 편백나무가 사용된 듯하며, 외벽마감재(일병 사이딩)는 삼나무 계열의 침엽수에 페인트칠을 했다는 게 중론이다. 또 실외 데크는 레드파인으로 보이는데, 방부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서 탄화가공을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삼성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IFA 2023 전시장에서 ‘넷 제로 홈’ 솔루션으로 꾸민 ‘타이니 하우스’의 내부. 사진 =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IFA 2023 전시장에서 ‘넷 제로 홈’ 솔루션으로 꾸민 ‘타이니 하우스’의 내부. 사진 = 삼성전자.

목재 건축자재 전문기업인 삼익산업 김진호 전무는 “루바는 유절(옹이가 있는 목재제품, 옹이 없는 제품은 무절이라고 함) 편백나무(히노끼) 혹은 스프루스로 보이고, 사이딩 역시 침엽수 목재에 페인트로 마감한 것”이라며 “데크는 확실히 레드파인으로 생각되는데, 빛깔 등으로봐서는 방부를 한 것이 아니라 탄화가공을 한 제품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전무는 또 “집을 아무리 최첨단 기술을 짓더라도 마감재는 목재를 따라갈 소재가 없다”며 “탄소중립이라는 거의 모든 분야의 ‘최첨단’ 화두에도 지속 가능하고 탄소저장 능력이 탁월한 목재가 ‘최첨단 소재’다. 결론은 언제나 역시 목재”라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방부하지 않고 사용하는 침엽수 실외 목재데크로는 산림조합에서 공급하는 국산 낙엽송과 레드파인을 탄화가공한 삼익산업의 루나우드가 대표적이다. 또 이페, 방킬라이, 멀바우, 바스라로카스 등 열대 활엽수 수종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조광목재, 나무와나무, 인터우드, 에스와이우드, 청림목재후로링 등에서 공급하고 있다. 아울러 대표적인 국내 목조주택 타이니 하우스 브랜드로는 스마트하우스의 하루홈과 영림목재 나무로홈 등이 있다.  /나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