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목재산업 경기전망 “혼란하다 혼란해”
2024년 목재산업 경기전망 “혼란하다 혼란해”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3.09.05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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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신문은 지난 6월 ‘추석 전후로 목재 가격 폭탄 터질 수 있다’는 목재산업 경기 전망 기사를 썼다. 주요 목재 산지의 상황을 통해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기사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맞다 안 맞다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이에 주요 목재산업 관계자들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내년 목재산업 경기전망’은 어떤지 물었다. 최대한 가감없이 그 중 일부를 정리해 보았다. 실명 밝히기를 원하지 않은 사람은 익명으로 처리했다. <편집자 주>

지금 목재 경기는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 엉망이다. 이 ‘엉망 시장’은 내년까지 갈 것이다. 좋아질 일이 없다. 내년에 계획된 건설 쪽 일이 전무하다시피 한 게 지금 현실이다. 건축경기가 살아난다고 해도, 그 영향이 목재까지 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내년 끝까지는 ‘엉망’인 채로 갈 것이다. 목재사업 25년 중에 지금이 최악이다. _합판 수입업체 D 대표

가구, 공방, 인테리어 등 관련 업종 모두가 안 좋다. 당연히 특수목 자재 수요도 줄어들고 있는데, 특히 가구나 공방 쪽은 ‘돈이 남아야’ 소비되는 시장이다. 소비의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얘기다. 잘은 모르겠지만 내년에도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는 계속될 것이다. _태영팀버 안용문 대표

올해보다 안 좋았으면 안 좋았지 좋아질 일이 없어 보인다. 금리를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건설사들 중에서도 이번 연말까지 버티지 못할 곳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전체적인 경기는 어떻게 될지 몰라도, 건자재 쪽은 좋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 정부에서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부동산 시장은 좋아질 리가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이 모든 업체들에게 똑같이 불리한 것은 아니다. 국내 경기는 계속 없고 이자부담 등은 늘어나면서 한계상황에 몰린 기업들부터 정리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빌라나 도시형 생활주택 시장은 침체돼 있지만, 대형 고급전원주택 시장은 오히려 분양이 잘 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또 목재 수입상들 중에서도 지금을 기회로 보고 줄였던 수입량을 다시 회복시키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지구력이 없는 곳은 도태되겠지만, 살아남은 곳은 그만큼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는 게 이들의 생각인 것 같다. 죽는다고 다 죽는 것은 아니다. _성신특수목재 김우성 대표

수입상들이 발붙이기 힘들어지는 세상이 됐다. 특히 중국산 제품을 수입하는 회사들은 모두 죽을 맛이다. 중국 생산업체들이 한국에 직접 진출해서 전국을 누비며 지금까지 수입상들이 하던 역할을 스스로 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노골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금리는 5~6% 올랐는데, 지금은 장사해서 남기는 이익이 그 5~6%를 못 따라가는 실정이다. 그저 지나가기를 바라면서 ‘감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어찌 보면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_집성목 수입업체 A 대표

올해 상반기에는 당연히 안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런데 이후의 흐름을 보면 하반기에는 더욱 좋지 않았다. 상반기에는 예년의 70% 정도 한 것 같은데, 후반기에는 70%에 미치지 못했다. 4,5월에 비해서 7,8월 판매량이 더 줄었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것이다. 거래처인 (상가 및 개인주택 등을 전문으로 하는) 건설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모두 내년 상반기는 최악일 것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추석 이후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신축 현장이 없다고들 한다. _구일특수목재 박준범 대표

내년은 올해보다 더 안 좋을 것으로 본다. 좋을 것이라고 기대되는 요인이나 무언가 선반영될 수 있는 요인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파트 분양 등 이슈가 전혀 없다. 건축뿐 아니라 심지어 수출 포장재 시장도 죽어 있는 상황이다. 이런 경기가 언제까지 갈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년 후반기까지는 갈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숨죽이고 있어야 할 때다. 지금의 고금리 정책이 유지되는 한 좋아질 리가 없다고 본다. _합판보드류 수입업체 B 대표

내년에는 올해보다 조금 나아질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1년여 동안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할 만큼 했으니, 이제부터는 경제 살리기에 나설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또 내년에는 총선이 있으니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때문에 빠르면 올해 10월 이후부터 좋아지리라고 본다. _두일상사 변희철 대표

내년에는 좋아질 것이다. 코로나 이후 지금까지 목재업계에는 크게 세 번의 경기 전망이 있었다. 첫 번째는 코로나가 발생했을 때 ‘다 죽었다’는 전망이었고,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전쟁까지? 이건 정말 초대박이다’라는 게 두 번째다. 그러나 이 두 번 모두 결과는 180도 정반대로 나타났다. 코로나가 발생했을 때 몇 십 억 벌어서 땅을 샀느니 하면서 돈 못 번 사람이 없었을 정도다. 이를 이어받아서 ‘초대박’을 꿈꾸었던 두 번째 전망은 ‘쪽박’으로 나타났다. 유사 이래 가장 처참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의 폭망이었다. 이번이 세 번째 경기 전망인 셈인데, 삼세번으로 이번에 맞을지 이번에도 정반대일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나는 후자에 건다. _제조업체 E 대표.

좋아질 이유가 없다. 목재산업은 수입상들이 모두 대형화되면서 재고를 계속 늘려온 것이 문제를 더욱 키운 요인이 됐다. 때문에 이제는 내실을 기하면서 선택적으로 집중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외형을 줄이는 용기가 필요다는 말인데,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장담할 수 없는’ 시장이다. _우덱스 이재웅 대표

내년은 당연히 안 좋을 것이다. 올해에 워낙 좋지 않다 보니, 앞으로 계획됐던 현장들이 취소되거나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올해 좋지 않은 여파가 내년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 _조경재 수입업체 C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