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꽃이 있는 창 84 - 메디슨 카운티에 핀 꽃~ 아스터
나무와 꽃이 있는 창 84 - 메디슨 카운티에 핀 꽃~ 아스터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3.08.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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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서진석 박사·시인

아스터(Aster)
가을하면 국화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국화꽃도 크고 작은것에서 모양도 뭉쳐져 갈래진 실국화에서, 쬐그만 해국, 산국, 감국까지 다양하다. 구절초, 쑥부쟁이, 벌개미취처럼 핀 아스터라고 이름붙여진 국화를 이곳에서 본다. 이름이 국화의 통칭인Chrysanthemum이니 Mum, Daisy, Chamomile, Marguerite와 또 다른 이름을 가졌다. 오래전에 본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The Bridges of Madison County)’가 떠오른다. 주인공인 한 노신사(클린트 이스트우드 분)가 자연풍경 사진을 찍으며 들린 한마을에서 삶이 시들해지는 중년의 여인(메릴 스트립 분)을 만나면서 짧으나마 서로 애정의 감정을 가지는 마치 한편의 담담한 수채화를 대하는 듯 한 영화이다. 그 영화속에서 노신사는 터널다리 밑에서 사진을 찍다가 들꽃을 한 다발 꺾어 여인에게 건넨다. 아마 그 꽃이 보라색 아스터가 아니었을까 한다. 아니어도 좋다. 다만 영화속 두 주인공의 분위기가 아스터같아서다. Edwards Gardens 가는 길에도 팔구월 보라색 Aster가 피어서 나 같은 길손에게 환히 얼굴을 내민다.

 

메디슨 카운티에 핀 꽃~ 아스터
 

메디슨 카운티 다리밑 꽃이 피었다
간밤에 노신사를 만나려고
하늘에서 별이 내려와 꽃이 되었다

그 꽃 한 송이를 꺾은 사내
오다가다 처음 만난 여인에게 건넸다

마치 소나기에 후줄근히 젖은 소년이
윤초시 증손녀에게 내밀던 마타리꽃처럼

사랑은 보랏빛 안개
그 슬며시 피어난 사랑은 첫사랑일까

메디슨 카운티의 아스터가 보고 싶다
메디슨 카운티에 아직도 남아있을
국향(菊香)을 맡고 싶다
  /나무신문

 

서진석 박사·시인
서울대학교 1976년 임산가공학과 입학, 1988년 농학박사 학위 취득(목질재료학 분야). 국립산림과학원에서 1985년~2017년 연구직 공무원 근무(임업연구관 정년퇴직). 평생을 나무와 접하며 목재 가공·이용 연구에 전력을 기울인 ‘나무쟁이’. 시집 <숲에 살아 그리운 연가 戀歌>.
현재 캐나다 거주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