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을 열며/구길본 북부지방산림청장
월요일을 열며/구길본 북부지방산림청장
  • 나무신문
  • 승인 2008.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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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의 근원을 생각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5일 발표한 ‘2030환경전망보고서’에는 인류가 수십 년 뒤 더욱 악화된 기후변화와 물 부족, 대기오염 등으로 인해 극한 생존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전 세계적으로 지표면 오존으로 인한 조기 사망은 4배, 미세먼지와 관련한 조기 사망은 2배 이상 증가하며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는 인구는 39억명으로 지구전체 인구의 절반에 육박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적정한 정책적 접근을 지금이라도 취할 경우 경제성장과 지구환경보호가 모두 가능하며 이를 위해 국제협력을 강조하였다.
이제 지구적인 차원에서 환경문제를 대처하는 시대가 되었으며 깨끗한 물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중요해졌다. 우리나라 산림이 1년간 제공하는 공익적(公益的)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66조원이나 된다.

이 중 수원함양기능(水源涵養機能)이 18조원으로  전체의 27%를 차지해 산림의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평가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숲의 수원함양기능에 주목해야 한다. 숲은 빗물을 머금었다가 서서히 흘려보낸다 하여 녹색댐이라 부르고 있으며 크게 3가지 역할을 한다.

첫째, 강우시 홍수유량을 경감시키는 홍수조절 기능이다. 연간 강우량 1267톤의 65%인 823억톤을 산림에서 처리하며 잘 가꾸어진 숲은 그렇지 않은 숲보다 ha당 1일 28톤을 더 흡수한다.

둘째, 갈수기에도 계곡의 물이 마르지 않게 하는 갈수완화기능이다. 잘 가꾸어진 숲은 갈수기에 ha당 1일 2.5톤을 더 흘려보내어 계곡에 물이 흐르게 한다.

셋째, 수질의 깨끗하게 하는 수질정화 기능으로 연간 193억톤의 강수를 정화하며, 질소 14.3ppm의 물을 1.7ppm로 정화한다. 이러한 역할은 토양에 공극(틈, 구멍)이 발달하기 때문에 가능하며 녹색댐의 기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숲가꾸기 사업이 필요하다.

숲가꾸기로 나무와 나무 사이의 간격을 조정하고 가지치기 등을 하면 숲 바닥에 키 작은 나무가 발생하고 토양이 스펀지처럼 부드럽게 개선되어 빗물 차단 손실량이 38%가 줄며, 증산 손실량도 20%이상 줄어든다. 산림이 지나치게 우거지면 잎이나 가지에 맺혔다가 땅에 도달하지 못하고 공중으로 증발되는 물의 손실량이 25%나 된다.

이러한 숲의 수원함양기능은 오히려 떨어져서 계류에 흐르는 물이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적극적인 숲가꾸기를 통해 너무 울폐되지 않고 하층에 키 작은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숲을 조성해야 한다.

산림청은 숲의 수원함양기능 증진을 위해 2002년부터 한국수자원공사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곡댐·장흥댐 주변 약 3천ha의 산림을 가꾸는 「녹색댐 조성 시범사업」과 함께 녹색댐 모니터링 연구가 시작되었다.

그 결과 홍수시 가꾸어준 숲 계곡은 가꾸지 않은 숲에 비해 2배정도 깨끗한 물을 흘려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숲 가꾸기 사업을 통해 5대강(한강, 낙동강, 영상강, 섬진강, 금강) 5㎞이내의 산림에 대하여 수원함양산림종합관리계획에 따라 계속해서 녹색댐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수도권과 강원도 영서 지역을 관리하는 북부지방산림청에서는 올해 소양강댐과 횡성댐 주변 2924ha에 대하여 녹색댐으로 만들어 북한강을 맑게 만드는데 힘을 보탤 계획이다. 숲에서부터 온 맑은 물을 봄을 기다리는 나무가 흡수하듯 우리도 마시게 되니 물의 근원이 숲이라 할 수 있다. 물을 날을 맞아 물의 근원이며 저장고인 녹색댐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