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언의 문화칼럼/새로운 감각의 철학교양서
김도언의 문화칼럼/새로운 감각의 철학교양서
  • 나무신문
  • 승인 2008.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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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이 생동하는 봄이다. 사랑에 대해서 상상하기 좋은 계절이다. 그리고 봄에는 생명에 대한 외경과 삶에 대한 성찰이 수반되는 계절이다. 이 계절에 철학책 한 권 읽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최근에 읽은 철학 교양서 한 권을 소개할까 한다. <7일간의 철학교실>이 바로 그 책이다. “나는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다”는 말은 인간의 존엄에 대한 자각의 표현이자 철학의 필요에 대한 긍정의 표현이다. 생활 속에서 왜 철학이 필요한가?
이 책은 나름대로 그것에 대한 답을 내리고 있는 독특한 형식의 철학입문서이다.

이 책의 특징은 여타 철학개론서들과는 달리 철학이라는 화제를 강단이 아닌 우리 삶의 일상에서 추출하고 있는 부분에서 찾아진다. 흔히 철학에 대해서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들, 이를테면 철학적 주제들이 어렵고 관념적이라는 생각을 이 책은 간단히 배반한다.
이 책이 다루는 철학적 주제는 모두 일곱 가지인데, 생명, 사랑, 행복, 자유, 진리, 교훈, 죽음이 그것이다. 저자는 이들 주제를 매우 일상적인 화법으로 알기 쉽게 풀이한다. 가령 사랑에 대해서는 이런 식이다.

“사랑은 선천적으로 지닌 폭력을 완화해 주고, 불쾌한 것들을 멀리 함으로써 불행과 고통을 덜어준다. 이러한 자세는 이웃에게 참다운 삶을 살게 하고 고통스런 환경을 무난히 극복하게 하며, 그의 내적 상처와 피해를 생각하면서 그의 존엄성을 인정하게 한다. 여기에 사랑의 근원적인 특징이 드러난다.”

어려운 용어나 논리를 피하면서 독자를 편안한 철학적 사색의 길로 안내하는 이 책은 새로운 감각의 철학교양서라 할 만하다.

저자는 후기에서 사람은 누구나 삶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되며 따라서 기본적으로 사람이라면 누구나 철학자일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자신에 대해, 일에 대해, 학문에 대해, 사회 및 경제·정치적 현실에 대해, 예술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의문들이 왜 유용한지를 쉽게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