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김의 2023 독일 하노버 목공기계 전시회 참관기
우드김의 2023 독일 하노버 목공기계 전시회 참관기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3.06.0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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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 우드코리아 김상남 대표
2023 독일 하노버 목공기계 전시회에서 좌로부터 김상남 우드코리아 대표, 한양유니버설 김형준 대표, 한양유니버설 조영식 실장.
2023 독일 하노버 목공기계 전시회에서 좌로부터 김상남 우드코리아 대표, 한양유니버설 김형준 대표, 한양유니버설 조영식 실장.

2023년 하노버 목공기계전시회
전세계를 너무도 힘들게 만든 바이러스 코로나 때문에 몇 년 동안 해외 출장을 전혀 다녀오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꼭 가야 하는 일이 생겨서 머나먼 길 독일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코로나와 함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여파로 글로벌 경기도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시기라 더욱 힘든 상황이며 이에 따른 목재업계의 어려움도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불투명 해지는 국내 목재업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목재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목공기계의 미래를 경험하고, 목재 선진국의 목재산업에 대한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가늠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출장길에 올랐습니다.

이번 출장은 2023년 6월 준공을 앞둔 국산목재 생산기업 ‘춘천목재협동조합’의 미래 비전을 점검하고, 춘천목재협동조합(춘목)에서 구매한 설비들을 미리 점검하고 확인하는 첫 번째 목적과 제가 경영하는 우드코리아와 구트한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개발하기 위한 두 번째 목적을 가지고 다녀왔습니다. 

전세계 유명한 목공기계가 모두 모여서 최첨단 기술을 선보이는 곳, 이곳이 바로 독일 하노버 목공기계 전시회입니다. 역시 생각지도 못한 목공 기계들이 많이 출시되어 있었고 또한 지구 곳곳에서 오신 관람객들 때문에 전시장이 하루종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전시장 관람 순서
한국에서 잘 알고 있는 회사와 한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기계들을 위주로 전시장 방문을 했으며, 대표적인 회사를 위주로 상담을 했습니다. 수십 수백 개의 회사가 참관을 했지만 대표적인 회사만 소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훈데거
한국에서 널리 알려진 회사로 프리컷 기계를 생산하는 회사입니다. 목재를 원하는 대로 가공하는 기계를 프리컷이라고 합니다. 춘천목재협동조합이 2년 전에 발주해서 2023년 9월 경이면 공장에 세팅이 됩니다. 프리컷 가공 기계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시장점유율이 70% 이상인 훈데거 사의 제품이 가장 인기가 있으며 유명한 목재 회사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장비입니다. 

장비의 가격이 비싸서 구매하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한번 구매하면 10년 이상 사용해야 하는 장비라 신중한 선택이 중요합니다. 독일에 직접 와서 춘목이 구매한 장비를 보고 시연을 하는 모습까지 보니까 역시 선택을 잘한 것 같습니다. 본사의 담당이 반갑게 맞아주고 친절한 설명까지 들으니 더욱 믿음이 갑니다. 우리 춘목에 빨리 설치돼 국산 목재가 가공되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습니다.

훈데거.
훈데거.

바이히니
바이히니는 몰더기계로 가장 유명한 회사입니다. 수십 가지의 몰더기계들이 수백 평이 넘는 공간에 전시되고 바이어 들이 볼 수 있도록 정해진 시간마다 장비의 시연을 합니다. 원하는 모양대로 가공이 되는 모습을 보니 보기만 해도 흥분이 됩니다. 역시 나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모든 기계를 다 구매하려면 수백 억은 있어야 하니 그냥 그림에 떡 입니다. 저희 춘목이 구매한 장비도 확인하고 총괄 책임자와 함께 기계시연도 하고 자세한 설명도 듣고 나니 가격은 비싸지만 믿을 수 있는 장비로 결정한 것이 참으로 잘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모든 장비를 철저하게 검증하고 검토해서 구매를 결정한 춘목의 이사회에 감사의 마음을 가져봅니다.

참고로 훈데거와 바이히니의 안내는 본사 총괄 책임자와 한국에서 50년 동안 이 두 회사의 독점공급을 맡고 있는 회사인 한양유니버설 2대 대표인 김형준 대표님이 안내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50년이라는 시간 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한양유니버설의 성실함과 전시 기간 내내 부스를 방문하는 한국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서 브리핑하고 배려해주는 김형준 대표의 열정에 다시 한 번 감동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국내 목재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헌신해 주시길 바랍니다.

바이니히.
바이니히.

우드마이저
우드마이저는 제재기를 만드는 회사로 몇 년 전부터 한국에서 유명해진 회사입니다. 이 회사의 설계와 개발을 지휘하는 대표님을 만났는데 한국 분이라서 더욱 놀랐습니다. 미국과 폴란드에 공장이 있으며 글로벌 회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회사입니다. 한국에서도 이미 많은 고객들이 우드마이저를 알고 있으며 소형 제재기부터 상업용 대형 제재기까지 여러 가지 종류의 제재기를 생산합니다. 제재기를 넘어 몰더기, 제단기 등 여러 가지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어떤 종류의 기계들이 출시될지 기대가 됩니다.

우드마이저.
우드마이저.

윈터스티거
윈터스티거는 원목마루를 만드는 여러 기계를 생산하는 회사입니다. 원목을 2~4mm 정도로 얇게 켜는 밴드쏘우를 생산하고, 원판에 있는 옹이와 결점을 스캔해서 로봇이 깔끔하게 손질해주는 기계도 생산하며, 옹이와 결점을 자동으로 스캔해서 원하는 칼라의 수지(메꿈재)로 완벽하게 메꾸는 작업까지 해주는 기계도 생산합니다. 한마디로 원목마루를 원-스톱으로 생산하는 풀 라인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감명 깊게 본 회사입니다. 

한국에서 수많은 참나무가 버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회사의 기계들만 있다면 50년 이상 키운 참나무를 장작이나 땔감으로 버리지 않고 전량 원목 마루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산 설비가 턱없이 부족한 한국의 목재산업 현실을 보면서 또 한 번 좌절한 시간이었습니다. 부디 앞으로는 정부나 관련 단체의 도움으로 땔감으로 버려지는 참나무가 최고품질의 원목 마루로 만들어져서 세계로 수출되는 꿈을 꾸어봅니다.

윈터스티거.
윈터스티거.

민다그룹
이 회사도 글로벌 목공기계 회사입니다. 목공에 관련된 여러 제품을 생산하지만 제가 관심 있게 본 기계는 고주파집성기입니다. 고주파를 이용해서 글루렘(GLT)과 CLT를 생산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생산하는 글루렘(GLT)과 CLT는 모두 냉압을 이용해서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넓은 공간과 많은 장비들이 필요하지만 고주파를 이용하는 접착방식은 최소한의 공간으로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합니다. 저의 생각은 투자 대비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고주파접착으로 대형 각재(GLT)와 벽체용 CLT를 생산하는 것이 한국에서는 가장 바람직한 방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현재 우드코리아와 춘목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연구하는 부분입니다. 내년에는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적은 공간, 적은 투자, 효율적인 방식의 목재생산이 우리의 목표이며 미래 비전이 될 것입니다.

민다그룹.
민다그룹.

우돌렉스
참 특이한 회사입니다. 리사이클목재로 인테리어용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인데 기본 소재를 가지고 원하는 모양의 제품을 얼마든지 만들어냅니다. 자세한 인터뷰는 안 하고 다음 기회에 한 번 더 보기로 했습니다. 리사이클 목재로 100% 재활용을 하는 친환경 기업이라 자세히 알아보고 싶습니다. 목공기계 전시회에 기계가 아닌 제품(상품)을 가지고 참관한 회사라 더욱 특이했습니다. 시간도 없고 미팅할 내용도 정리가 안 되어 다음 기회로 패스합니다.

우돌렉스.
우돌렉스.

맺음말 
목재 선진국이 되려면 첫 번째 좋은 나무가 많아야 하고 그 나무를 적기에 수확해서 좋은 목재로 생산을 해야 합니다. 좋은 목재를 생산하려면 당연히 목재를 생산하는 설비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나무는 무조건 키우고 보호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키우고 보호해야 하는 나무는 잘 키우고 잘 보호를 하고, 나무(원목)를 수확해서 목재로 생산해야 하는 나무는 언제든지 수확해서 목재를 생산해야 한다는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나무만 벌목하면 환경파괴니 지구온난화니 하면서 벌목을 못 하게 하는 분들부터 이해를 시키고 설득해야 합니다. 이제는 우리도 선진국처럼 나무를 수확하고 목재를 생산해도 전혀 문제없는 나라가 되었다는 것부터 국민들께 인정을 받아야만 합니다. 

우리나라는 산림녹화사업을 시작한지 50년이 지나며 세계에서 유래 없는 산림녹화 성공 국가가 되었고 세계 5위의 목재 보유국이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해마다 수확되는 많은 양의 나무로 한국에서 사용하는 목재를 자급자족하기 위한 목재생산에 대한 정책을 만들고 국가나 지자체 등에서 적극적인 지원으로 목재생산을 해야만 합니다. 어느 나라든 목재산업은 정부에서 진행하는 국책사업입니다. 그 규모가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개인 기업이 하기에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가까운 일본은 삼나무 하나로 연간 수조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일본의 목재생산 시스템을 배우고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50년 동안 산림녹화사업의 결과로 우리나라도 이젠 목재를 자급자족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선배들이 물려준 이 귀중한 자산을 소중하게 사용하고 이용해야 합니다. 임업 선진국이 되어야 우리나라도 진정한 선진국이 될 것입니다.  /나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