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 중대형 목조건축 활성화, 접착제 국산화와 관리규제 완화도 시급하다
전문가 기고 | 중대형 목조건축 활성화, 접착제 국산화와 관리규제 완화도 시급하다
  • 나무신문
  • 승인 2023.03.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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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민산업(주) 이한식 대표
경민산업(주) 이한식 대표
경민산업(주) 이한식 대표

요즈음 국내에서는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한 방법으로 목조건축에 대한 관심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그에 대한 활성화 정책들이 많이 연구되고 있다.

그런데 활성화 논의 주체가 대부분이 관(산림청)과 학계(주로 임산공학) 위주로 진행되고 있고 목조건축 산업계의 요구는 거의 배제돼 있는 실정이다.

국내 산림자원 관리 및 인프라 부족으로 목조건축이 많이 활성화돼 있는 국내 일반 주거용 건축시장에서는 이미 경제적 경쟁력 결여 등으로 국산재의 사용이 미미하고 대부분 수입재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국내 목조 건축 활성화 논의들 또한 주로 대형 또는 중고층 위주의 목조건축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다.

대형 또는 중고층 목조건축에는 구조용 공학목재(글루램, CLT, 합판, LVL 등)가 필연적으로 대량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합판을 제외한 이런 구조용 공학목재들을 제조하는 국내업체들은 모두 중소형 기업들이다. 

구조용 공학목재의 주요재료는 목재와 접착제다. 주재료인 목재의 경우 국내 열악한 산림자원과 인프라를 고려하더라도, 공학목재의 특성상 저급 목재도 사용 가능하므로 제한적 물량이지만 국내 확보가 가능은 하다.

하지만 접착제에 대해서는 합판 등을 생산하는 일부 대형 업체들이 자급용으로 자체생산 하고 있는 물량을 제외하고는 거의 수입산을 사용한다.

구조용 공학목재 접착제는 국내 소비량이 적다보니 공급자에 유리한 시장으로서 접착제 수출업체가 정하는 높은 가격에 말도 못하고 그대로 받아야 한다.

또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물량만큼만 받지도 못하고 수출업체가 공급하는 시기에 그들이 원하는 대량의 물량을 구매해야 하기도 한다.

접착제는 유효기간이 있어 그 기간 이후는 남는 접착제는 사용이 어렵다. 수입을 할 때 운송기간이 수출업체에 따라 길게는 2달 이상 소요돼 그만큼 국내에서의 접착제 사용 유효기간도 줄어든다. 

또 수출업체 임의로 수시로 통보도 없이 접착제 물성을 일부분 변경 또는 생산중단 등을 하기도 한다. 이런 변경이 목자재 내화인정에 큰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국내 내화 인정을 위해서는 주요 재료로 접착제 내용이 포함되고 접착제 변경시 새로 내화인정을 받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화인정의 유효기간이 5년이지만 국내기업이 인정 받고나서 접착제 수출업체에서 1년만에 접착제 주요 성분을 변경한다면, 그 유효기간은 상실되고 다시 인정을 받아야 한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구조용 접착제는 주로 주재는 PRF(페놀·레조시놀·폼알데히드 중합)이다. 경화제는 폼알데히드를 사용한다.

외국의 경우 폼알데히드 문제로 PRF 생산 및 사용은 미주 및 유럽에서는 거의 없어지고, 일본도 PRF보다는 수성 고분자 이소시아네이트 제품의 사용을 늘리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구조용 집성재와 CLT KS에는 아예 레조시놀(RF) 또는 페놀·레조시놀 접착제(PRF) 또는 동등 이상 제품 사용이라고 되어 있다.

외국에서는 친한경 접착제들이 많이 개발 및 생산되고 사용 중에 있으나, 국내 KS에는 RF / PRF 만을 고집하고, 이 부분의 개정에는 아예 관심도 없는 것 같다는 인상이다. 

거기다 경화제로 폼알데히드를 사용하다보니 이 경화제를 소량만 보관 및 사용하더라도 화학물질 관리법(화관법) 상 관리대상이 되어 영업허가를 받아야 한다.

더욱이 화관법은 주로 대기업들을 기준으로 제정돼 있고 해마다 관리 규제가 점점 강화되고 있는 실정으로 현재 구조용 공학목재들을 생산하고 있는 국내 중소업체들은 현실적으로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이런 중소 업체들에 맞는 관리 규제의 완화가 절실하다. 또 용도에 맞는 국내산 접착제의 개발도 시급하다. 

구조용 접착제의 국산화 및 관리규제의 완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국내 중·대 규모의 목조건축 활성화 정책들은 오히려 수입산 공학목재에만 유리하게 되고, 국내 대형 구조용 공학목재 시장은 수년 내에 수입산 공학목재의 독무대가 될 것이다.   /나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