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신문 16주년 | 충남대학교 박종영 연구교수
나무신문 16주년 | 충남대학교 박종영 연구교수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2.11.2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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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내음이 나는 나무신문
박종영 연구교수 충남대학교
박종영 연구교수 충남대학교

창간 16주년. 그러고 보니 제가 국립산림과학원에 근무하면서 서범석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이 20년 가까이 되어가는군요. 처음에 나무신문을 접했을 때 신문보다는 잡지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기존 신문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신선한 편집 스타일이나 특색 있는 섹션이 돋보였습니다. 지금도 나무신문의 영문 제호는 SPACE & WOOD MAGAZINE입니다. 역시 서범석 대표는 원래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프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무신문의 목재산업 관련 보도기사는 사실에 충실하였고, 정책에 대한 사설과 논평은 날카로웠습니다. 목재산업뿐만 아니라 목조건축과 인테리어, 숲과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와 수준 높은 연재가 나무의 가치와 자연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주었습니다. 한마디로 인문학이 있는 전문지, 사람 내음이 나는 신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목재는 살아 숨 쉬는 천연소재이자,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생활소재이며, 탄소중립에 가장 기여하는 환경소재입니다. 오랜 세월 풍상을 겪고 살아온 나무는 동시대인들의 삶의 내력을 지닌 생명체입니다. 요컨대 목재는 인간과 환경에 가장 좋은 소재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목재산업과 목재문화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목재수급은 정체상태이며, 국산재의 생산·이용량은 최근 4년간 점차 감소해 왔으며, 그나마 제재·합판이용이 아닌 파쇄이용이 대부분입니다. 제품시장은 기술·품질·신뢰의 경쟁보다는 가격 경쟁구도에서 황폐화되어가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목재산업을 선도하고 연대 협력하는 구심체는 잘 보이지 않고, 제도적 지원체제도 미흡한 상황에서 각자도생의 치열한 경쟁만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목재이용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목재 생산·이용정책의 방향과 전략이 재정립되어야 하며, 목재제품의 관리제도를 개선하고, 목재의 건축용재 이용 확대방안을 강구하면서, 목재교육과 목재문화가 확산되어야 할 것입니다. 바야흐로 목재이용에 의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①국산재 이용, ②장수명 이용, ③건축재 이용, ④순차이용(Cascade), ⑤순환이용(Recycle), ⑥저에너지 이용, ⑦대체이용(비목재→목재), ⑧지산지소(地産地消)와 같은 기본원칙을 가지고 제도적·재정적·기술적 개선 노력을 기울여가야 할 것입니다. 

특히 핵심분야인 목조건축에 대해서는 ①공공건축물의 목조화, ②공동주택, 학교시설, 다중시설 등의 실내 목질화, ③소규모 목조건축물의 확대를 전략과제로 삼아 관련 법령의 제·개정을 통하여 제도적 수단을 마련하고 목재분야와 건축분야가 연계된 실행체계를 구축해 나가야만 되겠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나무신문과 같은 전문 미디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눈 내리는 저녁 숲 가에 멈춰서서>의 마지막 구절을 다음과 같이 바꾸어 봅니다. ‘한국 목재산업, 아직 가야 할 길이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16년간 목재분야 전문지의 한길을 걸어온 나무신문. 기후위기로 인한 탄소중립의 시대상황에서 전문 미디어로서의 선도적 역할을 기대하며, 더욱 힘찬 발걸음 내딛기를 응원합니다.   /나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