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아카시아꽃을 닮은 꽃~ 골담초
노란 아카시아꽃을 닮은 꽃~ 골담초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2.11.1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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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꽃이 있는 창 69 - 글 사진 서진석 박사 

시베리아 골담초(Siberian Peashrub)
세미트리에 가면 Siberia가 수종명 앞에 오는 나무가 2 그루 있다. 그 수세(樹勢)가 당당하게 고목으로 선 Siberian Elm이 있는가 하면 교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키 낮은 떨기나무도 아닌 중간 교목이랄까 아무튼 그 자람새의 Siberian Peashrub(Caragana arborescens Lam.)을 보게 된다. 이 나무는 가로에서도, 여느 집 앞뜰(前庭)에서도 볼 수 있다. 잎을 보면 영락없이 아카시아를 닮았고 가을에는 작고 길쭉한 콩 모양의 씨를 단다.  꽃 모습이 노란 아카시아꽃처럼 생겼는데 일반명, 학명을 들추니 골담초 계통이란다.  골담초가 내 친정 산과원(國立山林科學院)에도 있었다. 봄이 무르익으면 개나리와 함께 완두꽃처럼 두끝을 약간 치켜올린 이 노란꽃이 정문엘 들어서서 예전에 낙우송이 자리하던 약용식물재배원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있었다. 그 조그맣고 환한 얼굴에 손을 가만히 대어보면 여름이 벌써 와있곤 하였다. 약재로 효과가 있다고 그 이름을 골담초(骨擔草)로 붙였는지! 아무튼 이 화사한 노랑 아카시 꽃을 닮은 꽃을 따라서 망향가를 불러본다. 

골담초와 노란 아카시아꽃-금사슬나무로 불려짐-을 처음에는 혼동하였다. 그런데 이파리와 꽃 모양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잎이 아카시아처럼 생겼으면 골담초, 잎은 아카시아처럼 생기지 않았으면서 아카시아 같은 꽃을 매달면 노란 아카시아꽃이다. 꽃의 풍성함으로 따지면 노란 아카시아꽃 쪽이다. 같은 콩과 집안인 듯 콩 꼬투리를 짓고, 여름에 일찌감치 애기집을 만드는데 노란 아카시아꽃 나무는 애기(씨앗) 든 자리가 볼록하니 매달고 있다. 어찌보면 미니 캥거루족이다. 그 꼬투리를 딴다. 씨앗에서 나무를 볼 날이 그 언제나 될런지…  

이 두 꽃을 보고 있으면, 산불이 끝나는 5월 중순이면 어김없이 흰 꽃을 주저리주저리 열고 바람에 특유의 아가씨 향을 안겨주던 내 고향 언덕의 풍성한 아카시아 꽃이 떠오른다.    
 

노란 아카시아꽃을 닮은 꽃~ 골담초 

Gay Garden에 가면 그 꽃나무가 있다
첫사랑이 그랬을까?
그 꽃나무를 좋아한다 했다
추억에도 선명함과 투명함이 있을까?
초여름 한나절 피어 안겨오는 꽃 

Gay Garden 곁에서
그 첫사랑도 연분홍이 아닌 
노오란 마리아의 동정(童貞) 같은 것이었을까?

생각이 머물다 가는 
비밀의 화원(花園)이 있다

 

서진석 박사 
서울대학교 1976년 임산가공학과 입학, 1988년 농학박사 학위 취득(목질재료학 분야). 국립산림과학원에서 1985년~2017년 연구직 공무원 근무(임업연구관 정년퇴직). 평생을 나무와 접하며 목재 가공·이용 연구에 전력을 기울인 ‘나무쟁이’. 시집 <숲에 살아 그리운 연가 戀歌>.
현재 캐나다 거주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