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수리남은 목재의 왕이다
마약왕? 수리남은 목재의 왕이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2.10.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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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요원은 몰라도 목재업계에서 이것 모르면 간첩
마약왕? '목재의 왕 수리남'에서 조광목재 조광덕 대표가 원목 검수를 하고 있다.
마약왕? '목재의 왕 수리남'에서 조광목재 조광덕 대표가 원목 검수를 하고 있다.

하정우, 황정민, 박해수 그리고 대만 배우 장첸까지…. 공전의 히트를 기록 중인 넷플리스 드라마 ‘수리남’으로 수리남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드라마는 수리남을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마약왕을 검거하기 위한 국정원의 비밀임무와 이를 돕는 민간인의 활약상을 그린 6부작이다.

네이버 국어서전에 따르면 수리남(Surinam)은 남아메리카 북부에 있는 공화국으로 국토는 밀림이나 산지로 덮여 있고, 90%가 무인 지대이며 미개척지로 남아 있다. 1975년에 네덜란드에서 독립했으며 인종 구성이 복잡하다. 주산물은 보크사이트. 목재, 쌀, 설탕, 바나나 따위도 수출한다. 수도는 파라마리보, 면적은 16만3820㎢로 돼 있다.

이처럼 목재가 주요 수출품인 나라다. 특히 우리나라 조경용 남미원목의 주공급원이다. 남미산 목재의 주요 산지로는 브라질, 수리남, 가이아나 등이지만 브라질은 원목 수출을 금지하고 있고 가이아나는 산업이 너무 열악해 원목 생산 자체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우리나라 조경 및 인테리어용 열대 활엽수종 원목의 거의 유일한 공급원이 수리남인 셈이다.

우리나라가 남미산 원목을 본격 사용하기 시작한 것도 불과 삼사 년 전에 불과하다. 10여년전부터 일부 사용하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동남아산 열대 활엽수 원목 수급이 원활한 편이어서 굳이 지리적으로 먼 곳에 있는 남미산 원목까지 공수할 필요가 없었던 것. 당시 남미산 원목의 주요 소비처는 유럽이었다. 이러한 사정은 지금도 마찬가지.

수리남에서 조광덕 대표.
수리남에서 조광덕 대표.

지리적 위치 때문에 남미와 동남아 산 원목 수요시장이 나뉘었을 뿐, 이 두 지역 목재는 비슷한 성질과 형상을 한 경우가 많다. 남미의 대표적 수종 중 하나인 바스라로카스(BASRALOCUS)가 ‘남미 멀바우’로 불리는 게 그 한 예다. 멀바우는 동남아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데크재 수종이다. 이처럼 용도 또한 비슷하다.

그런데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에서의 원목 공급이 원활치 않게 되면서 우리나라 목재산업계는 멀리멀리 배를 타고 남미까지 진출한 것. 그게 삼사 년 전부터인데, 열대산 활엽수 원목을 이용한 조경재 및 인테리어자재 전문 생산업체인 조광목재(대표 조광덕)가 벌크선으로 남미산 원목을 들여오면서부터 활성화 됐다고 보는 설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전에는 컨테이너를 통한 소량 수입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조광목재 조광덕 대표는 “남미산 원목은 당시만 해도 컨테이너를 이용해서 조금씩 수입되던 게 전부였다. 우리가 벌크선을 이용해서 대량 입고시키면서 남미산 원목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다고 볼 수 있다”면서 “벌크선으로 남미 원목을 들여온 것은 우리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주요 남미산 열대 활엽수 수종은 ‘남양재의 왕’ 이페(IPE), ‘이페에 버금가는’ 진저우드, ‘남미멀바우’ 바스라로카스, ‘매혹의 색감’ 퍼플하드 등이다. 이들 목재는 대부분 국내에서 제재 → 건조 → 가공 과정을 거쳐서 우드슬랩, 인테리어자재, 조경자재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남양재의 왕 이페 Ipe 
대단히 무겁고 단단하며 강도가 우수하다. 나뭇결은 곱고 균일하며, 색상은 암갈색이다. 내구성 및 병충해에 대한 저항성이 매우 높다. 데크재, 중구조물, 목공품, 장식장, 선박, 전주, 교량 등에 쓰인다. 수리남,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서 생산된다.

이페 데크재.
이페 원목.

남미 멀바우 바스라로카스 Basralocus 
다소 무겁고 단단한 편이며, 색상은 농도가 짙은 적갈색이다. 나뭇결이 균일하고 광택성이 있다. 부후에 강하며 균류의 침해에도 매우 강하다. 데크재, 바닥재, 중구조용재, 철도침목 등에 쓰인다. 수리남 등에서 생산된다. 

바스라로카스와(좌) 멀바우(우).
바스라로카스 원목.

오명이 명성이 된 진저우드 Djl Gindji udu
지금은 ‘남양재의 왕 이페에 버금가는 나무’로  대접받고 있지만, 우리나라 시장에서의 시작은 ‘가짜 나무’라는 오명으로 시작됐다. 고가 중의 고가인 이페와 워낙 유사하다 보니 일부에서 이페로 속여 팔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색상 및 강도, 성상, 용도 등에서 이페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이페 대비 20% 정도 저렴하다. 특히 중국에서 구조재나 가구재로 많이 수입해가고 있으며, 원목 직경도 1200㎜까지 나오고 있다.

이페와 진저우드(우). 
진저우드 원목.

매혹적인 색의 유혹 퍼플하트 Purple Heart
제재하면 갈색을 띄었다가 공기에 노출되면 심재가 진한 갈색으로 변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때문에 최근 우드슬랩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수종이다. 철도침목이나 중구조용 목재로 쓰일 정도로 내구성도 좋은 나무다. 브라질, 가이아나, 수리남, 남아메리카북부 등에서 생산된다.  /나무신문

퍼플하트 데크재.
퍼플하트 데크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