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현 산림청장, "산림, 산, 숲, 나무는 자원입니다"
남성현 산림청장, "산림, 산, 숲, 나무는 자원입니다"
  • 나무신문
  • 승인 2022.07.0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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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연간 목재수입액 6조원,
국산화로 부가가치 창출해야…임도는 필수
남성현 산림청장이 한 행사에 참석해 산림 르네상스 시대의 개막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산림청
남성현 산림청장이 한 행사에 참석해 산림 르네상스 시대의 개막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산림청

남성현 산림청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40여 년의 산림 공무원 퇴임 후 5년 6개월 교수생활 중 산림청장으로 복귀한 남 청장은, 이날 두 시간여 동안 강의에 가까운 산림정책 현안에 대한 열변을 토했다. 그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제가 만 18세에 산림청 공무원을 시작했으니 이제 40년이 넘었습니다. 77년도에 7급 공무원 시험을 보고 2017년 1월에 국립산림과학원장으로 퇴임했습니다. 이후 국민대와 경상대에서 5년 6개월 동안 교수를 하고 있다가 이번에 산림청장이라는 국가의 부름을 받게 됐습니다.

숲은 자연인가 자원인가?
교수를 하던 때부터 산림청장이 된 지금까지 어딜 가든 제가 처음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산림은 자연입니까 자원입니까? 경제입니까 환경입니까? 또 공익이 우선입니까 사익이 우선입니까?

이렇게 물어보면 대부분이 산림은 자연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대학 산림자원학과 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결론을 말씀드리면 산림은 자연이지만 자원입니다. 경제적 자원, 환경적 자원, 사회문화적 자원입니다. 그러면 자연과 자원의 차이점은 무엇이냐. 사람이 거기에 상생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입니다. 숲을 지키는 이유는 사람이 살기 위한 것입니다.

선진국 대한민국, 산림정책은?
대한민국은 작년에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로부터 선진국의 반열에 올려졌습니다. 우리 산림정책도 선진국형으로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내건 기치가 산림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는 것입니다.

산을 자연으로만 보지 않고 자원으로 본다는 게 선진국형 산림정책의 출발입니다. 보존해야 되는 산은 반드시 보존하고 나머지 숲은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을 통해서 나무를 심고 가꾸고 베고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것에 바로 산림자원 순환경제입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돼 있습니다.

매년 목재 수입액 6조원, 숲은 손대지 말아라?
우리나라 목재시장 규모는 42조에 달합니다. 그 중에 국산재 비중이 16%에 불과합니다. 매년 6조 원 어치의 목재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그 중 일부만이라도 우리나라 산에서 생산된 나무로 공급한다면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부가가치가 높아지겠습니까. 

오스트리아, 독일,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뉴질랜드 등에서 모두 하고 있는 일입니다. 특히 뉴질랜드는 라디아타 파인이라는 미국산 소나무를 수종개량해서 정책적으로 심었습니다. 지금은 30년을 주기로 계속 베고, 심고, 가꾸고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목재 수출국가입니다.

뉴질랜드와 비슷한 우리나라는 왜 못하는 것입니까. 숲을 환경으로만 보고, 자연으로만 보고 ‘손대지 말아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입되는 6조 원 목재의 일부만 국산재로 대체해도 국내 목재시장과 산림경영이 활성화 됩니다. 그로 인한 일자리 창출과 부가가치 창출, 우리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선진국형 산림경영입니다.

소방호스 들고 산길 2km 달려야 하는데 임도 반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산불 99.9%가 인재입니다. 그중 가장 많은 게 농촌에서 논밭두렁 태우다가 발생하는 산불입니다. 그 양상을 보면 꼭 이슬에 젖어 있는 오전을 지나서 오후 서너 시에 불을 놓습니다. 그러면 산불이 나는 시간을 5시 이후인데, 헬기가 뜨다가 말고 돌아가야 하는 시간입니다. 

때문에 산불은 초대형 헬기와 같은 공중 진화장비와 함께 지상 진화장비와 인력, 인프라가 있어야 합니다. 인프라의 핵심은 바로 임도입니다. 지금 임도가 없기 때문에 일이 톤 차에 물탱크와 2시간 돌리는 동력을 붙여서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마져도 임도가 없으니 길 마지막에 차를 세워두고 진화대원들이 호스를 들고 2㎞까지 뛰어야 합니다.

임도를 내자고 하면 환경단체들이 반발을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 임도 수준은 얼마나 될까요. 임도밀도가 선진국들에 비해서 10분의 1도 안 됩니다. 오스트리아, 독일,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모두가 우리나라보다 임도밀도가 10배가 넘습니다. 우리나라 임도는 산림을 훼손하고 그 나라들 임도는 산림훼손을 안 합니까.

임도가 필요합니다. 헬기가 공중에서 물을 뿌리고 간 다음에 바로 이어서 지상 진화인력이 임도를 따라 들어가서 산불을 마무리 하지 않으면 꺼진 불이 다시 올라옵니다. 헬기가 물 받으러 갔다 오면 불이 다시 살아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산불은 진화장비와 인력의 확충에 더해 임도가 없으면 똑같은 일이 계속 반복될 것입니다.  /나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