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두식 칼럼 | '살다보니'] 민망함이 늘어나면…
[신두식 칼럼 | '살다보니'] 민망함이 늘어나면…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2.06.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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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두식 대표
신두식 대표

직장생활 마감 이후 짧지도 길지도 않은 기간 동안 일과 관련된 상당히 많은 분들과 관계를 맺어 오고 있다. 세상 공부 정말 제대로 하는 것 같다. 직장생활과의 비교 대상이 아니다. 참 험한 세상으로 다가온다. 원래 단순한 성격이었는지? 아니면 긍정적 생각이 더 많았는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호감으로 크게 마찰이 날 정도의 관계도 별로 없었던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살벌한 세상임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단체를 운영하면서 능력이 부족함을 느끼거나, 소임을 다하면 물러나야 한다는 소신으로 중도하차를 하고 나서 생각을 해보면 참으로 잘 결정한 일인 듯싶다. 때로는 상대의 입장에서 충분한 이해나 배려를 다하지 못하기도 하였고, 다수의 생각이 항상 옳다고 생각한 것도 나의 부족한 한 부분이다. 한발 물러선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이 객관적이라고 판단하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단기적 유불리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서 옳고 그름에 따른 자신의 판단이 때로는 잘못되는 경우들이 발생 된다. 

작은 돌부리에 차인 아픈 발가락에 너무 집중이 되어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해 폭발하는 일들과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안면 몰수하고 입장을 바꾸는 일들도 상존하고 있다. 이러한 민망한 일들로 더 큰 화근을 불러오고 엄청난 피해를 자초하는 일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직장생활에서의 경험으로 배운 기본소양은 전혀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분명히 사업을 하시는 분들은 직장인들의 기본소양에다 사리분별력을 더한 사업적 기질, 감각을 소유했을 것이라는 판단이 시간이 갈수록 실망으로 변하고 있다. 사업의 근본은 추진하는 대표 사람이고 사람의 진실된 모습과 신뢰에서 시작한다고 볼 수 있는데 상황에 따라 매우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경우들을 경험하곤 한다. 모든 것은 자신의 판단이며 자신의 책임이다. 유불리나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질 각오가 되어있는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괜찮다. 어릴 적 누군가가 한 이야기 중에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 하지 말아야 할 일임에도 꼭 해보고 싶다면 자신의 책임질 범위에서 해봐라. 잘못된 길에 대한 고통과 경제적 손실이 실패가 아닌 작은 상처로서 좋은 교훈이 된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사업가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멘토가 필요해 보인다. 자신을 컨트롤할 수 없는 민망한 일들을 자주 만들어내면 큰 사업을 수행하기가 어려울 듯하다. 큰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멘토와 철학, 예술 등 다양한 방면에서의 참여와 경험, 학습으로 자신을 튼튼하게 무장하여 작은 상처에 흔들리지 않는 내성을 키우는 것들도 유사한 교훈이 아닐까 싶다. 누구나 한두 번 쯤은 작은 아픔과 성공을 맛보게 된다. 그러나 그 아픔에 좌절하거나, 성공에 만족한 사람에게는 성장의 중단이 아닌, 즉각적 쇠퇴를 가져오게 되며, 거기서 그치지 않고 끝없이 도전하는 자에게는 보다 큰 성취를 안겨주는 기회이고 이러한 분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현실이 되고 있다. 민망함을 만들지 않아야겠지만, 잘못된 판단으로 민망함이 오게 되면 깨끗이 인정하여야만 또 다른 민망함을 만들지 않게 될 것이다.    /나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