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자 인테리어다”
“목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자 인테리어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2.05.3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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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주)더라이브러리 송지훈 대표
송지훈 대표
송지훈 대표

알아볼수록 흥미로운 ‘더라이브러리’의 세계관과 지향점에 대해 송지훈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공간은 인생을 바꾼다. 
공간 크리에이티브 그룹 더라이브러리의 송지훈 대표는 누구보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인간의 라이프 사이클(Life cycle)에 맞춘 공간을 제안하는 사람이다. 

더라이브러리는 스터디카페 ‘더라이브러리(이후 더라)’로 독창적인 공간 기획을 선보인 이후, 공유 오피스와 H LAB(커피랩), 도미토리 주거&숙박, 홈인테리어 사업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분야로 손을 뻗고 있다. 

앞으로는 유니크 카페, 키즈 공간, 공간 큐레이션&커뮤니티, 부동산 큐레이션 개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영감을 주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송 대표가 구상하는 모든 공간들은 ‘더라이브러리 소사이어티’라는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 독립적이면서도 때에 따라서는 서로 결합할 수 있는 ‘모듈’ 성격이 바로 그것이다. 

‘소사이어티’와 그 안의 다양한 모듈
어려서부터 크리에이티브한 것에 관심을 가졌던 송 대표는 증권업에 종사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카페 같은 스터디 공간을 운영하다가 ‘공간 크리에이티브 그룹’이라는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더라이브러리’를 창업했다. 

“처음 더라이브러리 스터디카페를 창업하고 나서 그 공간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때로는 의도한 대로, 때로는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그 공간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반응하는 것을 경험했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공간을 어떻게 기획하는지가 사용자의 패턴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됐고, 공간기획에 대한 더 깊은 고민을 시작했다. 더라의 세계관인 ‘소사이어티’와 그 안의 다양한 모듈은 이러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더라이브러리 송파점.
더라이브러리 송파점.

송 대표는 “더라이브러리의 세계관 ‘더라 소사이어티’는 우리 집 가까운 곳에 있는 더라 각각의 모듈이 모여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세계관에서는 더라 주니어(키즈스터디카페)에서 놀던 아이들이 자라서 더라 스터디카페에서 공부를 한다. 이 아이들이 성장해서 더라 공유오피스에서 창업을 하고, 더라 도미토리(세이브하우스)에 머문다. 때때로 더라 유니크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모임을 하고 전시회를 감상하기도 한다. 이렇듯 더라 소사이어티는 인간의 생애 주기를 공유하고 제안한다. 

송 대표는 “더라 소사이어티 속 이러한 공간 모듈은 마치 레고 블럭처럼 독립된 공간 캐릭터로서 존재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서로 결합해 하나의 유기적 집합으로서 연결돼 움직이게 된다”고 ‘따로 또 같이’ 움직이는 공간 모듈을 묘사했다.

공간기획에서 목재는 근육과 피부
스터디카페로 가장 먼저 알려진 더라는 현재까지 7개 지점을 선보였다. 저마다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독창적인 공간 콘셉트를 선보이는데, 이는 송 대표의 감각을 대변한다. 더라 송파점은 백제고분 근처에 있으며, 근처 백제유적지들과 롯데타워가 크게 보이는 공간의 특성을 반영해 전통 공예 소재인 자개를 업사이클링해 공간에 적용했다. 가장 최근에 오픈한 김포점은 공항의 이미지를 생각해 ‘여행의 시작’이라는 테마로 꾸몄다.

특히 더라 김포점은 ‘목재’라는 소재가 중요하게 쓰였다. 

더라이브러리 김포점.
더라이브러리 김포점.
더라이브러리 김포점.
더라이브러리 김포점.

“목재는 더라이브러리의 공간기획에서 인간의 신체에 비유할 때 ‘근육과 피부’에 해당한다. 때로는 목재 자체로서 그 존재를 공간에 드러내기도 하고, 성형된 공간의 기초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월을 그대로 담고 있어서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자 인테리어가 되기도 한다.”

송 대표의 목재에 대한 생각이다.

더라 김포점에는 40년 정도 된 목재로 만든 도어(door)를 여러 개 공수해 설치했다. 여기에 ‘각자의 여행의 출발’이라는 의미를 담아 공간인테리어를 진행했다. 송 대표는 “목재가 세월을 담고 있지 않았다면 그 분위기를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간만큼 클라이언트의 입맛도 다양하다
더라의 ‘공간 모듈’은 현재 홈인테리어 사업부인 ‘세이브 하우스’, 공유오피스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공간이 다양한 만큼 클라이언트의 입맛 또한 제각각이다. 

클라이언트에게 맞는 콘셉트를 결정하는 방법에 대해 송 대표는 “상담을 통해 어떤 공간에 머물고 싶은지, 어떻게 만들고 싶은지 많이 듣는다. 이를 바탕으로 수차례 미팅과 작업을 거쳐 콘셉트를 완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이브하우스 홈인테리어 사진.
세이브하우스 홈인테리어 사진.

그는 또 “클라이언트에게서 집이 호텔 같아서 매일 놀러 온 것 같고, 퇴근이 기다려진다는 반응이 나왔을 때 가장 뿌듯했다”고 덧붙였다.

투명한 견적과 믿을 수 있는 시공을 내세우는 세이브하우스는 ‘호텔 같은 집, 고민없이, 알아서, 맞춤제안’을 모토로 한다. 

송 대표는 “그동안 누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재 스탠다드, 슈페리어, 부띠끄 등 3가지 모듈을 클라이언트에게 제안하려고 한다”며 “스탠다드와 슈페리어는 예산에 맞게 마감재와 레이아웃을 맞춤 제안하는 모듈이다. 반면 부띠끄는 독특한 콘셉트와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맞춤형 모듈이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시대, 스터디카페 사업이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았지만 더라는 사업의 다양화를 무기로 꾸준히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송 대표는 “팬데믹이 왔고 더라이브러리 소사이어티의 하나의 모듈로서 존재하던 공유오피스와 주거&도미토리(세이브하우스) 영역을 자연스럽게 구체화하여 진행할 수 있는 큰 흐름이 만들어졌다”며 “항상 바람이 부는 방향이 어디인가를 살피고 흐름에 역행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홈인테리어와 공유오피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영역에 집중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었다. 스터디카페를 중심으로 한 상업공간 모듈 확장만에 집중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밝혔다.

더라는 앞으로 추가적인 사업으로 디자인 공유오피스 공간을 계획 중이다. 

“이용자와 디자이너를 연결하고 디자이너들이 모여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특화된 디자인 공유오피스를 만들려고 한다.”

송지훈 대표의 또다른 꿈이다.   /나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