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및 가구 시장, “레드오크 시대가 열린다”
인테리어 및 가구 시장, “레드오크 시대가 열린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2.03.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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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해인실업(주) 이규천 상무

흔히 ‘특수목’이라고 불리는 하드우드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물건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내 인테리어 시장을 주름잡던 애쉬와 화이트오크가 레드오크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엄중한 시기’에 미얀마 산 티크 수입에 성공한 전통의 하드우드 종가 해인실업(주) 이규천 상무를 만나서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해인실업 이규천 상무.
해인실업 이규천 상무.

미얀마 티크를 최근에 국내에 입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
미얀마 산 골든티크를 들여왔다. 티크는 보통 4가지 정도로 구분하고 있는데, 골든티크는 그 중에서도 상급에 속하는 등급이다. 모두가 잘 알고 있다시피 미얀마는 현재 정국이 매우 혼란한 상황이다. 여기에서는 밝힐 수 없는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오랜 기간 거래한 신뢰할 만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수입에 성공했다.

미얀마 산 티크 뿐 아니라 하드우드 전반에 급격한 가격상승과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그래서 해인실업과 같이 오랜 공급 노하우를 보유한 수입업체가 주목받고 있다.
북미는 물론 아프리카, 유럽, 동남아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하드우드 제품 가격이 폭등하고 공급도 달리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인테리어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수종이라고 할 수 있는 애쉬와 화이트오크 상황이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얼마나 심각한가.
애쉬는 EAB(Emerald Ash Borer, 에메랄드 애쉬 좀벌레)로 불리는 충해 때문에 더 이상 안정적인 공급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상 북미 전반에 퍼져 있다는 분석인데, 더 이상 손쓸 수 없다는 게 현지 소식통들의 공통적인 전언이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는 가격에 있어서도 레드오크를 역전한 상황이다.

화이트오크의 사정은 어떤가.
오크는 보통 70%의 레드오크와 30% 정도의 화이트오크로 생산된다. 예전에는 주로 붉은 계열인 체리와 레드오크, 하드메이플 등 수요가 많았지만, 20여 년 전부터 이 흐름이 애쉬, 월넛, 화이트오크 등으로 바뀌었다. 최근에는 화이트오크의 공급 대비 수요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되면서 60~70%까지 가격상승을 보이고 있다. 월넛과 거의 비슷한 가격 수준이다.

애쉬와 화이트오크는 유럽 산으로도 대체가 가능하지 않나.
유럽 산은 일단 우리나라 산업현장과 규격이 맞지 않다. 특히 유럽 산은 2.1~4미터 이상까지 여러 가지 규격이 섞여 있는데, 비교적 규격이 단순화된 북미 산 제품에 익숙해 있는 우리나라 산업에서 유럽 산으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몇 배는 더 많은 양을 수입해야 할 수도 있다. 또 일부 규격을 북미 산과 유럽 산을 섞어서 사용할 수 있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질감이 확연히 달라서 혼용할 수도 없다.

레드오크가 거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평가가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나라 하드우드 시장은 95% 이상을 북미 산이 차지하고 있다고 보면 되는데, 최근 전반적인 수급불안으로 일제히 가격이 올라간 상황이다. 대략적인 수종별 가격 인상 폭을 보면 옐로우포플러 30%, 소프트메이플 15~20%, 앨더 15~20%, 월넛 20~30%, 체리 20~30%, 화이트오크는 무려 60~70% 올랐다. 가격을 차지하더라도 물건을 구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그런데 레드오크만 유독 가격도 안정적이고 공급도 원활한 상황이다. 

사정이 이 정도면 벌써 시장에서 반응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맞다. 타운하우스나 아파트 리모델링 등 고급 주거공간의 인테리어와 가구를 중심으로 레드오크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후한 느낌을 살려야 하는 드레스룸이나 다이닝룸, 아트월에 적용되는 예가 많다. 

레드오크의 장점을 말한다면.
심재와 변재의 이색이 적다. 특히 도장성이 좋아서 애쉬보다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질감을 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점이라면 애쉬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가격도 역전된 상황이다. 하드우드 시장에 레드오크 전성시대가 열린 것이다.  /나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