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두식 칼럼 | 늦어도 날개를 달 수 있다
신두식 칼럼 | 늦어도 날개를 달 수 있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2.02.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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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두식 바이오매스협동조합 이사장 / 전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협회 회장
신두식 바이오매스협동조합 이사장 / 전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협회 회장

필자는 어렸을 때부터 청년기까지 가끔은 꿈속에서 공중(아주 높은 하늘이 아닌 산야가 훤히 보이는 높이 정도)을 날아 다니곤 했었다. 자주 꿈을 꾸는 것은 아니지만 가볍게 점퍼를 하면 공중에서 자유롭게 원하는 장소로 이동하곤 했다. 꿈속이지만 정말 즐겁고 행복한 시간 들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세상 풍파속의 잡념 때문에 날아다니는 행복한 꿈이 꾸어지는 기회가 없어졌지만, 지나간 꿈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예순이 지난 지금은 가끔 달리는 꿈을 꾸고 있다. 꿈속에서 달리는 것도 컨디션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난다. 어떤 때에는 기분 좋게 잘 달려지고 어떤 때에는 마음만 급한데 다리가 무거워 잘 달려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심리적 상태가 안정적이고 육체적 컨디션이 좋을 때에는 꿈속에서도 잘 달려진다. 평소 자신보다 기량이 우수한 동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하고 더 빨리 달려진다. 오랜 기간 단련되고 하나씩 지우면서 가벼워져야 집중력이 향상되고 원하는 일들이 잘 풀려지게 마련이다.  

흔히들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말들을 한다.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이든, 등떠밀려 시작했던 출발은 비슷한 상황들이 아닌가 싶다. 시작점에서는 전력을 다하여 대응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새로움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편리성에 습관적 대응이 되며 마음보다는 머리로 일을 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아마도 공조직이든 사기업이든 어느 정도 시스템이 갖추어진 조직에서는 동일한 업무를 한 사람에게 오래 동안 담당하게 하지 않는다. 2~3년 주기로 업무를 변경하는 게 관행이다. 머리로 쉽게 일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함이 아닌가 싶다.

하나의 삶 여정에는 정말 크고 작은 수많은 과정을 필연적으로 거치게 되어 있다. 원래 타고난 유전적 인자와 더불어 후천적 학습으로 자신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뜨거운 심장과 냉철한 머리 사이에서 쉼 없이 갈등에 대한 타협을 진행하곤 한다. 

대부분 머리는 정해진 편한길, 심장은 다소 돌아가더라도 원하는 길을 선택하고자 한다. 마음이 원하는 길을 가기 위해서는 쉬운 지름길 대신 돌아가는 고통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소임의 역할이 다하게 되면 내려놓아야 한다. 구차하게 얽매이면 추해진다. 추해지면 당당하지 못한다. 새로운 길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가야 한다. 당당하게 날개를 펴고 날 수 있게 구차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가자. 새로운 다른 환경에서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운명도 바뀐다. 지금 지고 있는 무게를 내려놓아야 날 수 있다. 마음이 원하는 일들을 하다보면 늦어도 날개를 달고 하늘은 날 수 있다. (꿈속에서라도)   /나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