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언의 문화칼럼/개인의 창조적 능력
김도언의 문화칼럼/개인의 창조적 능력
  • 나무신문
  • 승인 2008.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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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 환경이 풍족해지면서 개인의 욕망과 자유에 대한 자의식이 과거에 비해 지극히 농염해졌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상상력과 창조적 재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존재와 구분되는 독자적인 것을 상상하고 창조해내는 능력은 말할 것도 없이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구분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창조적 능력이 탁월한 이들은 대부분 비의존적 성향이 강한, 다시 말해 주체성이 강한 사람들이다.

나는 비교적 타인들의 생활 방식을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는 편이기는 하지만, 주체성이 없는 사람은 대체로 좀 딱하게 여기는 쪽이다. 다른 사람 흉내 잘 내고, 다른 사람의 말을 잘 옮기고, 다른 사람의 문장이나 아이디어를 자기 것인양 아무렇지 않게 가져다 쓰는 사람들을 보면 연민에 앞서 거부감이 일어난다.
예술 창작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건 아니건 간에, 자신만의 독자적인 표현수단을 가지고 그것을 계발하는 데 게을리 하지 않는 자세는 매우 아름답고 훌륭한 삶의 태도이다. 이때, 그 표현수단이 갖는 예술적 수준에 대한 평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취하는 심미적 기대지평과는 조금 다르다.

때때로 너무 쉽게 간과되는 것이지만, 삶에서 중요한 것은 여전히 '결과'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와 보다 더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예술적 수준을 문제 삼는 일은, 그것을 평가하고 구분하는 기준으로서의 신념이 정치적이고 상업적인 이해관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때만 온전하게 존중되어야 한다.
간혹, 나의 눈에 직업적 예술가보다 아마추어들의 창조적 열정이 훨씬 고매해 보이기도 하는 것은, 정당하지도 않고 순수하지도 않아 보이는 관점의 척도에 의해 그들의 표현수단이나 양식이 쉽게 배제되고 평가절하되는 형편과 깊은 관계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