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목재가격, 목재밥 40년 내공도 포기했다
미친 목재가격, 목재밥 40년 내공도 포기했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1.05.26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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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동안 처음 겪어보는 일…언제 끝날지 예측할 수 없어”
견적 유효기간은 단 하루…북미에 신규 제재소 20곳 준비중
목재가격 폭등과 품귀현상이 전 세계 전 품목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반의 분석이다. 사진은 인천 북항 원목 하역장. 나무신문 D/B.
목재가격 폭등과 품귀현상이 전 세계 전 품목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반의 분석이다. 사진은 인천 북항 원목 하역장. 나무신문 D/B.

“북미산 구조재와 OSB 가격이 사상 최고 가격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북미 제재업계와 OSB 등 목질패널 생산업체들은 (5월 초 현재) 6월 생산물량까지 모두 판매한 상황이며, 소매 업체들은 높은 가격을 감수하면서 단기수급 물량 위주로 오더하는 중이다. 현지에서도 ‘미친 가격’이라는 반응이 대다수지만, 주택 경기의 활황으로 인해 수요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미친 목재가격’의 발원지로 평가되는 북미 목재시장에 정통한 한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구조재의 국내 오퍼가격은 ㎥당 연초 400달러 선에서 1000달러에 근접하고 있으며, 7~8월 선적분은 1000달러 이상이 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북미산 구조재의 대체재로 각광 받았던 유럽산 제품 역시 오더 물량 보다 훨씬 적은 물량만이 한국향으로 배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양은 오더의 20% 정도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마져도 잦은 계약파기로 인해 수급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이는 북미 목재 유통상들이 유럽산 제품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그간 별개의 시장으로 여겨졌던 북미와 유럽의 가격이 동조화 되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OSB는 한국향 단가를 가늠하기 좋은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 도착도 11.1㎜(MSF, 1000스퀘어피트) 기준 2000년 4월 235달러 저점에서 2021년 4월30일 기준 1350달러까지 폭등했다. 1500달려 돌파도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한국 시장은 2020년 말부터 ㎥당 300달러 대인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산 제품으로 대체하고 있으며, 파동상황은 벗어난 상황으로 보인다.

한편 이와 같은 목재가격 폭등은 목조주택 시장에서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RC조나 각종 패널구조로 단독주택 시장이 변화될지 모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4월 목재 시장의 저점 이후 스터드(기둥) 가격부터 폭등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락다운을 맞아 자가주택 수리 수요가 늘어나면서 홈디포(HOME DEPOT)나 로우(LOWES) 등 건축자재 소매 유통망에서 목재가 품절되면서 본격화 됐다.

지금의 북미 시장의 목재가격 상승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 변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첫번째로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저금리 정책과 미국 정부의 보조금 투입으로 인해, 시중 자금이 풍부하고 금리도 저렴하기 때문에 모기지를 통한 신규 주택 수요가 증가했다. 둘째로 재택근무 증가로 굳이 비싼 월세를 내면서 대도시 시내의 좁은 아파트에 살 필요가 없어짐에 따라 시 외곽으로 나가려는 수요가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캐나다산 목재의 공급 감소와 수요 증가도 빼놓을 수 없다. 몇 년 간 반복되는 산불과 파인비틀(Pine Beetle)로 인한 산림 피해로 캐나다산 목재의 공급이 줄어든 점이 목재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잠복하고 있었다는 풀이다.

1년 이상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금의 ‘미친 가격’이 지속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지금 올라붙은 상승곡선이 언제쯤 꺾일 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미국의 금리 및 세금 인상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는데, 금리가 오르는 방향으로 선회하면 모기지 금리가 상승해 신규 주택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고 △도심의 회사들이 장기간의 재택근무 허용에서 다시 회사로 출근하는 상황이 오면 현재의 시 외곽 주택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으며 △현재 스무 곳 이상의 신규 제재소가 북미에 신설될 예정이며, 2022년 중반부터 본격적인 공급이 시작되면 현재 가격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등 이유에서다.

한편 국내 수입 유통상들은 그야말로 ‘악’ 소리 나는 세월을 보내고 있다. 이른바 미국의 ‘싹쓸이 매수’에 중국도 가세하면서 유럽 및 북미산 구조재뿐 아니라 동남아, 중국, 중남미, 일본 등 거의 전 세계 전 품목에서 가격 폭등과 물량 부족 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폭죽놀이하듯 터지고 있다.

1분기까지는 그동안 팔지 못했던 악성재고들을 제값 받고 처분하는 등 일부 ‘재미’도 있었지만, 지금부터는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산지로부터 필요한 양의 20~30% 수준의 공급만 받는 상황이 몇 개월 지속되고 있다. 지금 수입상들의 창고는 바닥을 들어내고 있다. 6월부터는 팔 물건이 없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점점 현실화되면서 영업사원들은 아예 사무실 밖을 나가지 않고 있다.

또 지금 아무리 제값에 웃돈을 주고 물건을 팔아도, 새로 들여와야 할 산지 가격이 월등히 높은 상황이다. 100원에 물건을 팔고, 빈 창고를 채우기 위해 150원짜리 물건을 사와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유산스 등 자금 회전 때문에 마냥 물건을 갖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게 수입 유통상들의 고민이다. 또 갖가지 리스크도 증가하고 있다. 동유럽이나 동남아, 중남미 등 일부 국가에서는 계약을 마치고 L/C를 연 상황에서도 두세 번 추가 가격인상을 요구받는 것은 다반사를 넘어 일상이 됐다.

이렇게 해서라도 물건을 받으면 다행이다. 일방적으로 계약이 파기되거나, 선적도 전에 선금을 T/T(Telegraphic Transfer)로 ‘쏴줘야’ 하는 일도 있다. 그런데 이게 다 필요한 물량의 고작 20~30% 정도를 ‘배당’ 받으면서 일어나는 일이다.

팀버마스타 김정균 대표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과 러시아의 원자재를 싹쓸이 하면서 올해 초부터 가격폭등의 폭이 더 커지고 있다. 스웨덴 등 북유럽 시장도 ‘크레이지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독일 등 유렵 역시 미국 물량 대주기에 바쁘다”면서 “문제는 공급자들이 이 같은 상황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공급량은 줄었는데 전체 이윤은 늘어났기 때문에 힘들여서 공급량을 늘리려고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전 세계 목재시장은 2, 3, 4, 5, 6미터 등을 표준 규격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유독 2.4, 3.6미터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물량확보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우리도 미터 단위의 규격으로 시장을 재편해야 할 때가 됐다. 우리 회사도 4미터 규격 제품은 다수 확보해놓은 상태다”고 덧붙였다.

동양특수목재 이동한 지사장은 “(히노끼와 스기 원목 등) 일본재 수입가격도 스가 정부 이후 20% 정도 올라간 상황이다”며 “공급 또한 예전에 비해 원할치 않다”고 전했다. 

나인 이재석 대표는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으로 오는 컨테이너 비용이 400불에서 1200불로 올랐다. 또 작년에 비가 많이 와서 원목 생산량 자체가 거의 없다. 동남아는 아직도 벌목한 목재를 산에서 체인톱으로 제재한 다음 물소 같은 것을 이용해 내려오는 시스템이다”면서 “환율도 큰 변수다. ‘지금은 인니 정부에서 억지로 잡고 있는 상황인데, 이것이 언제 풀릴지 장담할 수 없으며, 이렇게 되면 산지 가격이 한 번에 폭등할 것’이라는 게 현지 거래처들의 하나같은 경고다”고 말했다.

엔에스홈 관계자는 “지난 3년여 동안 국내 목조주택 시장이 좋지 않아서 가격이 서지 않았다. 때문에 이때 수입 유통상들이 재고량을 많이 줄여놓은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갑자기 터진 것”이라며 “보통 목재 1컨테이너 수입가격이 1500만원에서 2000만원 하던 것이 지금은 4000만원이 넘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현성종합목재 성기연 대표는 “OSB는 어렵기는 하지만 중국이나 말레이시아 산 등으로 대체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인테리어재를 포함한 구조재는 미국 경기가 워낙 좋다보니 가격이 너무 오른 건 둘째 치고 일부 품목은 돈을 주어도 살 수 없는 지경이다. 이러한 품목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면서 “목재뿐 아니라 단열재도 마찬가지다. 단열재 7컨테이너를 풀면 반나절 만에 ‘한 톨’도 안 남고 다 나가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때마침 목조주택 시공현장으로 납품되는 트럭 한 대가 있었는데, 성 대표는 “전에는 트럭 한 대에 실린 자재 값이 120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2600만원이다”면서 “상상도 못 하던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목재를 비롯한 목조주택 자재들의 평균 인상폭이 100% 이상이라고 풀이되는 대목이다.

우덱스 이재웅 대표는 “가격 상승은 아직 멈출 때가 안 됐다”고 전제한 뒤, “1분기 대비 2분기 가격이 기본 20~30% 더 올랐다”며 “중요한 것은 물량이 전년대비 10~15% 정도밖에 안 나온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격이 현지에서 선적되기도 전인 계약가격보다 싸다. 때문에 3분기는 2분기보다 더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또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유럽), 중국, 일본 등 수입상들은 우리보다 15% 이상 높은 가격에 물건을 매입하고 있다. 이러니 우리나라에 물건이 배정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건축자재 뿐 아니라 산업재와 포장재도 마찬가지 현상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일본재의 경우는 최근 중국이 일본산 철강 수입을 늘리면서 벌크선 운임이 두 배 정도 올랐다”며 “이런 추세라면 일본산 히노끼와 스기 제품 가격도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지금 판매량을 최대한 조절하고 있는데, 예전처럼 팔면 1주일 치밖에 안 되는 물량이다.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수입상들은 다 같은 상황이다”고 재고량 부족상황을 전했다.

한 목질패널 유통사 대표는 “MDF는 수입산이 국산 가격을 추월하면서 아예 수입이 안 되고 있다. 때문에 국산 제품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PB는 연초 대비 10% 이상 더 올라간 상황”이라고 밝혔다.

홈우드 박찬웅 이사는 “(목재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올라간다”고 단언에 가까운 전망을 내놨다. 

박 이사에 따르면 물량이 부족한 일부 규격 제품은 ‘싯가’로 견적되기 시작한 상황이다. 이들 제품은 현지에서 100번들을 주문하면 1번들을 받을까말까 할 정도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이사는 “최근 목조주택자재 견적 유효기간은 ‘하루’다”며 “소비자들은 비교견적이 문제가 아니고 자기가 원하는 물량을 맞춰줄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하는데, 이 상황이 하루 이틀 상간으로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발빠르게 움직인 시공업체들도 있다는 분석이다.

세진우드 김두원 이사는 “목조주택자재 시장은 원래 2~3월은 비수기인데, 올해는 2월부터 바빠지지 시작했다. 이 시기 매출이 예년대비 40~50% 정도 늘었다”며 “날씨가 따듯했던 요인도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일부 시공사들이 목재가격 상승에 발빠르게 대비한 현상 같다”고 분석했다.

우드플러스 지철구 대표는 “산지에서 물건 자체가 실리지를 않는다. 설령 좋은 가격에 계약을 해도 선적하기 전에 두 번 세 번 가격을 더 올려줘야 들여올 수 있다”면서 “국내 판매가격은 20% 정도 올라간 상태에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림목재후로링 박석배 대표는 “천연데크재 국내 판매는 지난해 말 대비 5% 정도 가격이 올랐는데, 방킬라이, 멀바우, 이뻬 등 인기품목들이 선행하고 있다”며 “공급량은 미국이나 유럽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한국향 물량이 20% 정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광목재 조광덕 대표는 “남미와 동남아 모두 산지가격이 20~25% 정도 올라간 상황이며, 공급량 또한 계속 불안해지고 있다”며 “천연데크나 조경재 등 국내 제품가격도 최소 20% 이상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우통상 이성원 과장은 “집성재 가격은 3월 들어서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가장 눈에 띄게 오른 품목은 북미산 하드우드인데, 인상폭이 30%를 육박하고 있다”며 “베트남 산 고무나무와 아카시아 집성목의 동향도 주목되는데,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가구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집성목 생산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집성목 시장은 전통적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는) 중국 춘절 전에 수입 유통사들과 국내 도매상들이 미리 물건을 확보해 놓는 경향이 있다”며 “지금은 이 물량들이 거의 소비되고 다시 수요가 붙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덧붙였다.

문짝, 마루, 몰딩 등 완성품 생산업체들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원자재 공급업체와 소비자들 사이에 끼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성신특수목재 김우성 대표는 “원자재 원목 가격은 20% 정도 올랐지만 문짝 가격은 10% 밖에 올리지 못했다”며 “원목 문짝이나 몰딩 등은 ABS 도어 등 대체할 제품이 있기 때문에 가격 반영을 마음 놓고 하지 못하는 시장이다”고 호소했다.

강마루 생산업체 산들마루 왕영득 대표는 “산지 대판가격이 20% 정도 인상됐는데, 완제품 가격에는 7% 밖에 반영하지 못한 상황이다”며 공급과잉과 ‘연간계약’된 물량이 많기 때문으로 그 이유를 풀이했다. 

우딘(태원목재) 강원선 회장은 최근 20% 정도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며 “목재업계 투신 40년 만에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며 “(원자재) 가격은 계속 올라갈게 자명한데, 얼마나 오를지는 예측할 수 없다”고 40년 내공을 걸고도 예측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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