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킹 스튜디오와 사무실이 있는 건축사의 집,
베이킹 스튜디오와 사무실이 있는 건축사의 집,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0.08.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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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운중동 단독주택

운중동 단독주택은 건축주는 건축사 자신이다. 아내와 딸과 함께 살고 있는 건축주는 지난 2000년 건축사사무소 개소 이후 주거형 오피스텔과 아파트, 상가주택 등 주거설계를 주로 수행하고 있는 건축 전문가다. 직접 대지를 물색하고, 설계, 감리, 시공을 주도했다. 또 여기에 건축사사무소를 들였다. 건축주이자 설계자, 감리자, 시공자인 동시에 임대인인 셈이다.

건축주는 딸이 대학에 입학하면서 ‘편리성’에 안주하던 아파트 생활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건강한 주택’, ‘새로운 주택’에 대한 갈망을 직접 실행에 옮김으로써 ‘모범적인 건축가의 삶’을 향한 출발을 결행한 것이다.

건축가는 그동안 독일 패시브하우스 기준에 맞춰 주택 설계를 진행하고자 했다. 그러나 건축주들은 ‘건강한 건축’ 보다는 ‘꾸며진 건축’을 원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건강한 주택을 향한 건축사의 꿈은 매번 수포로 돌아가야 했다.

이번 건축에서 건축주가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건강한 주택을 구현하기 위해 어떻게 패시브하우스의 각종 자재와 공법을 적용하고, 아울러 액티브한 요소를 반영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건축주가 스스로에게 한 요구사항은 건강한 주택 건축을 위한 패시브와 액티브 요소의 적극적인 반영이다. 이를 위해 안전한 흙막이공법과 내진구조설계를 적용하고 반영했다. 또 벤틸레이션의 적극 이용도 잊지 않았다.

판교지역의 높은 토지가를 고려해 듀플랙스(Duplex) 주택으로 설계하고 임대보증금으로 공사비 일부를 충당했다. 지하 1층과 지상 2층 규모로, 지하에는 건축가의 작업실과 아내를 위한 베이킹 홈스튜디오로 활용토록 했다. 또 다락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이와 같은 과하지도 적지도 않은 적정 면적의 스페이스 프로그램은 한국목조건축협회의 5Star, 캐나다 Super-E, 독일패시브하우스 등 3개 부문 인증 획득을 모두 추진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운중동 주택이 들어선 건축부지는 청계산의 남쪽 자락에 위치해 있다. 남측으로는 낙생저수지가 자리한 평안한 지형이다. 앞으로 700미터 동측으로 지하철 서판교역이 신설될 예정이다. 서측으로는 혁신학교인 운중초등학교가 있다. 

건축지는 전후면의 약 1.5m 차이가 있는 남저북고형 경사지다. 대지면적은 244.1㎡(약 74평). 주변이 모두 주택단지인데, 북측은 청계산 자락에 면해 테라스하우스(월든힐스)가 건축돼 있다. 평소 차량 통행량이 적고 주변 산림이 풍부해 교외주택이 부럽지 않은 지역이다.

지하 1층 중 28평은 건축가의 작업실과 아내의 베이킹 홈스튜디오로 할애하고 나머지 11평은 2대 주차가 가능한 지하주차장으로 꾸몄다.

욕실

서측의 오픈된 공간으로 ㄱ자의 형태(101호)는 건축주 부부가, 동측 1자 형태(102호)는 임대세대로 구획했다. 또 이 두 세대 사이, 101호 주방 전면에는 미니 가든을 설치했다. 이로써 실내이지만 독립된 오픈 공간이 만들어졌다.

아울러 지하 1층의 반지하 형태로 인해 지상 1층은 인접도로에서 2m 이상 높여진 상태여서 충분한 프라이버시가 확보됐다.

충분하지 않지만 서측의 오픈 뷰(운중초등학교와 월든힐스 사이)를 확보했고, 1층은 거실과 주방을 주요 공간으로 삼아 2층의 각 방을 설치했다.

특히 패시브하우스 기준인 1.5리터 하우스 건축을 위해 적정한 남측창과 서측의 오픈뷰를 위한 창을 제외하고는 창의 면적을 최소화했다. 패시브하우스의 필수요소인 고단열, 고기밀, 고성능창호, 열교환기를 비롯해 열교 최소화를 위한 각종 자재 및 시공법을 적용했다. 태양광패널을 지붕에 건축해 에너지 절감을 추구하고, 남측 및 서측 주요 창에 EVB(외부 블라인드)를 설치해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했다.

천창

패시브하우스의 주요 요소인 고단열을 위해 △스터드 사이에 140㎜ 이소바 글라스울단열재 설치 △외부에 타이벡에너코 R4 +150㎜ 네오폴 EPS 단열재 설치 △실내 설비층에 40㎜ R7 이소바 글라스울단열재 추가 설치 △지하 콘크리트 외부는 200㎜ 록셀보드+XPS복합판 설치 △지하 콘크리트 내부는 40㎜ R7 이소바 글라스울단열재 추가 설치 △지하 일부 30㎜ 진공단열재 적용 등이 실행됐다.

또다른 요소인 고기밀을 위해서는 △외부창에는 이건 슈퍼진공유리 100% 설치 △실내에는 듀폰 에어가드 스마트, 실외측에는 타이벡 하우스랩 시공 △실내 설비층 설치 등이 진행됐다. 또 △고성능창호로 이건 슈코프레임+슈퍼진공유리를 통한 기밀 1등급을 적용했다. 

아울러 △열교환기는 101호, 102호에 에너지효율 80% 이상인 독일 젠더 및 파울사의 열회수환기장치를 설치했다. 열교최소화를 위해 △지하 및 지상에 가능한 열교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열재 중첩 적용하고 △발코니에는 독일 쇼크사의 아이소콥 열교차단솔루션 적용했다.

이밖에도 △지하 흙막이벽체 시공시 지하층의 외단열시공을 위해 목재상으로 정교한 수직벽을 설치하고 △방수페인트를 도포한 후 200㎜ 록셀보드+XPS복합판 설치해 지하외벽의 열교 최소화 추구했다. △지상 목구조부문의 경우 외부 습기의 효과적인 컨트롤을 위해 실내측에 듀폰 에어가드 스마트, △실외측에는 타이벡 하우스랩을 설치하고 스터드 외부에 ESB를 적용했다. △다락은 베룩스 지붕창 5개를 설치했는데, 지붕창 위에 외부 롤러셔터 추가 설치했다.

거실 등 주요 벽체는 도배마감을 기본으로 퀄커스 Natural Vivace, 타일 등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바닥은 이태리와 스페인산 타일을 깔았다. 실내 인테리어는 친환경 주조색인 그린을 중심으로 주방가구, 타일 색상을 맞췄다. 포인트로 친환경 목재 질감을 퀄커스 무늬목 합판을 사용했다. 벽지는 습기 컨트롤이 우수한 합지가 쓰였다.

외벽은 니치하 세라믹 사이딩 중 특정 패턴을 선택해 일본에 직발주했다. 세라믹 사이딩을 선택한 이유는 장기적인 유지관리가 용이하고 레인스크린 적용에 부합되기 때문이다. 지붕은 알루미늄 징크 적용해 녹발생과 장기적인 하자발생을 최소화 했다. 바비큐 파티장 등으로 이용될 미니 가든은 3중 방수적용 후 타일공사로 마무리 했다. 

건축개요
대지위치▷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대지면적▷244.1.00㎡
지역지구▷도시지역, 제1종 전용주거지역,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용도▷단독주택(다가구주택, 2가구)
규모▷지상2층, 지하1층
구조▷일반 목구조(지상), 철근콘크리트구조(지하)
건축면적▷120.07㎡
연 면 적▷325.24㎡(지상1층 98.00㎡, 지상2층 97.99㎡, 지하1층 129.25㎡)
건 폐 율▷49.34%(법정 건폐율 50% 이하)
용 적 률▷80.29%
조경면적▷대지면적의 5.33%(13㎡)
주차대수▷4대
설    계▷연이종합건축사사무소 김종기 소장

 

김종기 대표/소장 Ⅰ 연이종합건축사사무소(주)
한양대 공과대학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 건축사 면허취득 이후 (주)조암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소장을 거쳐 2005년 연이종합건축사사무소(주) 개설했다. 독일 공인 패시브하우스 디자이너 자격(CPHD), 캐나다 친환경목조건축전문가 ‘수퍼-E’ 인증 자격, GRAPHISOFT ArchiCAD BIM Expert 자격 등을 취득했다. 주요 실적으로는 오창 우림루미아트, 황지동 이원예채아파트Ⅰ․Ⅱ, 코오롱 레이크폴리스Ⅱ․ Ⅲ, 코오롱 기술연구소, 여의도 롯데 캐슬아이비, 가락동 롯데 캐슬 Pine Hill, 대구 Spectrum City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