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지은 성덕리 벽돌주택의 ‘전원일기’
나무로 지은 성덕리 벽돌주택의 ‘전원일기’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0.07.06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평 강하면은 MBC 장수 드라마 전원일기의 배경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강의 남쪽에 있다고 강하면이라고 불리는 것 같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이곳은 양평의 다른 곳 보다는 약간 습한 지역이다. 그리고 서울에서 가깝지만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전원일기의 배경이라고 말하면 ‘그곳이 그곳이야?’ 하면서 되묻기 일쑤다 

양평은 대체로 산으로 둘러싸여진 곳이라 산을 보는 재미가 있다. 보는 방향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그래서 지루하지 않은 곳이고, 때로는 오해가 있어서 땅값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비싸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럴 만한 이유가 산새에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이는 반대로 전원의 넓은 곳이 많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성덕리도 마찬가지여서 평지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지는 않다. 하지만 그 느낌은 그렇지 않다. 편안함이 주는 착시현상일지도 모르지만, 성덕리로 들어가는 길은 평탄한 곳이고, 넓은 논밭을 가로질러 가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현장에 갈 때마다 ‘이곳에서 밭이나 갈고 노후를 보내도 좋겠다’고 속으로 노후를 기약했다. 마을 사람들의 인심도 좋다. 그것도 다 주변 환경이 좋아서 그럴 것이리라. 그냥 지나가는 나에게 ‘들어와서 잠깐 쉬어가라’고 하신 주민도 있었다. 그만하면 인심이 좋은 곳 아닌가. 

건축이 무엇인가 다시 짚어보면 사람이 사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어렵게 포장된 장막을 걷어내고 싶다. 건축은 어떤 테크닉보다 사람의 마음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람의 손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라고, 그래서 어디 멀리서 건축의 추임새를 만들지 말기를 바란다. 

성덕리 벽돌집은 그저 소박한 노년의 쉴 곳으로 지어진 집이다. 그사이 코로나19 여파가 양평에도 불어서 쉴 곳을 찾는 도시인이 많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양평을 잘 알지 못하면 제대로 자리를 못 잡고 성가신 기획부동산이나 하우징회사에 쫓겨서 자신의 뜻과 다르게 마무리되기 일쑤인 곳이기도 한 어리숙한 농촌 같은 곳이다.  

벽돌집은 1층과 2층으로 독립적인 거주가 가능하게 만들어진 단독주택이다. 도시생활만 하던 사람들의 노후생활이란 게 자녀들이 찾아올 때를 기다리는 것이 당연하다. 그들이 오면 편히 쉬게 하고 싶은 마음이 부모의 마음인 것이다. 

평등하게 윗층 방과 화장실의 위치를 맞췄다. 또한 혹시나 1층과의 간섭이 있을까 하는 노파심에서 별도의 데크를 만들어 쉼을 여유롭게 보낼 외부공간도 만들었다. 손주들이 같이 와도 걱정 없다. 그들이 같은 가족임을 마음껏 인식시키는 공간이 된다. 

누가 꼬질꼬질하게 공간 하나하나를 예상하며 만드는가. 그 마음이 묻어서 빗으면 되는 큰 느낌을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의 마음이 담긴 공간이다. 겉절이 같은 공간인 것이다.  

부모의 마음이 담긴 공간은 시원하고 다 알아차리기 좋은 공간이다. 그 마음을 자식들이 충분히 알 것이다. 그래도 아래위층이 시원하게 한통속이라는 것은 사람도 덩달아 한통속에 있음이 전달된다. 

산능선의 중간쯤 위치해서 자연 채광과 환기가 충분히 되는 것이 기본이고 바라보는 풍경 또한 넉넉하다. 집에 햇볕 잘 들고 평화롭다는 것은 자랑꺼리가 된다. 

상식적인 것임에도 자랑할 만한 잘 한 일이다. 자연에서 인간이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면 자연의 힘을 충분히 느끼게 집을 배치하고, 짓는 것이 맞다. 

집의 외관은 벽돌이지만 허용 가능한 부분까지 가벽을 설치해서 막히고 열림을 덧붙였다. 그래도 눈을 뜨고 마주치기 힘든 일이 혹시라도 생긴다면 가벽 뒤에서 잠시 마음을 달래도 된다. 

건축의 인간의 마음가짐을 나타내는 기계장치라 생각했다. 삶의 공간이 녹아 있는 숨쉬는 기계장치. 그래서 사람 마음을 조금씩 움직여서 쌀이 쫀득한 떡이 되듯이, 오랜 시간이 흘러 마음도 찰떡 같이 서로의 마음을 읽게 만드는 주택이라는 기계장치의 덕을 보게 될 것이라 믿는다. 성덕리 벽돌집은 더욱이 그런 뜻이 잘 녹아 있는 공간이다. 

글 = 김동희 소장 / 사진 = 나르실리온 포토그래피  / 정리 = 서범석 기자

건축개요
대지위치▷경기 양평군 강하면 성덕리
대지면적▷1,116.0㎡
지역지구▷계획관리지역
지    목▷대, 임야
건물면적▷1층_128.60㎡
                2층_65.60㎡
건축면적▷128.60㎡
연 면 적▷194.29㎡
건 폐 율▷11.52%
용 적 률▷17.41%
최고높이▷9.32m
건축구조▷목조주택(중목구조)
용    도▷단독주택
주차대수▷2대
설    계▷건축사사무소 KDDH 김동희
사   진▷나르실리온 포토그래피(narsilion photography)

 


김동희 | KDDH건축사사무소
2016년 서울공공건축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목구조품질인증위원과 강남구청, 관악구청 심의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콘크리트 공법뿐만 아니라 경골목구조, 중목구조를 지속해서 연구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행촌공터3호점, 주향재, 익산 티하우스, 바바렐라하우스, 레인보우하우스, 제주 투피쉬하우스, 제주 달콤금복집, 무주 다다펜션, 노일강펜션, 홍천 다나치과 등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