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전시회 코리아빌드, 코로나19 갈등 ‘심각 단계’
건축전시회 코리아빌드, 코로나19 갈등 ‘심각 단계’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0.02.24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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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 취소 업체 “확진자 다녀가면 회사 전체가 2주 동안 문 닫아야”

메쎄이상 “우리도 킨텍스도 있고 여러가지 이해관계가”…위약금 내야
국내 최대 건축 전시회 코리아빌드가 코로나19로 인한 참가업체와 주최사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에 코리아빌드로 검색하면 '연기'와 '코로나'가 연관 검색어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최대 건축 전시회 코리아빌드가 코로나19로 인한 참가업체와 주최사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에 코리아빌드로 검색하면 '취소'와 '코로나'가 연관 검색어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가 ‘경계’에서 ‘심각’으로 23일 격상된 가운데, 2월26일부터 3월1일까지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열릴 예정인 ‘코리아빌드’(경향하우징페어) 개최를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목조주택 시공 및 주택자재, 공구 등 10여 개 업체들은 이미 참가 취소를 코리아빌드 측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네이버 검색창에 코리아빌드를 치면 연관 검색어로 ‘코리아빌드 취소’와 ‘코리아빌드 코로나’가 뜰 정도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아울러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코리아빌드를 콕 찍어서 ‘대규모 전시회를 막아 주세요’라는 청원도 등장한 상황이다.

하지만 코리아빌드는 24일 현재 전시회 개최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참가 취소를 결정한 몇몇 업체들에게는 참가비의 100%를 위약금으로 물어야 한다는 공문까지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아빌드 주최사인 메쎄이상은 참가 취소를 결정한 일부 업체들에게 참가비 100%를 위약금으로 물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코리아빌드 주최사인 메쎄이상은 참가 취소를 결정한 일부 업체들에게 참가비 100%를 위약금으로 물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또 전시회를 홍보하는 인터넷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안심하고 전시장으로 오세요. 전시장이 그 어느 곳보다 안전합니다’는 안내 문구를 내걸고 ‘우리나라 어느 곳보다도 안전한 곳이 전시장’이라며 여전히 참관객들을 모객하고 있다.

‘우리 아들 죽이려고 그러느냐?’

전시회 참가 취소를 결정한 한 목조주택 시공사 대표는 “우리 회사 입장에서는 전시회 참가를 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손해다. 우리 뿐 아니라 시공업체들은 매년 봄 코리아빌드를 위해서 1년을 준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시에 필요한 자재발주부터 홍보물 제작 등 모든 준비를 끝내놓고 포기하는 데에는 그만큼 더 절박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만에 하나 전시회 기간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우리 부스에서 상담을 받고 간 게 나중에라도 밝혀지게 되면, 회사 전체가 2주 동안 문을 닫아야 한다. 그런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전시회에 참가할 수는 없다. 이번 사안은 참가업체들이 취소하기 전에 주최측에서 먼저 취소든 연기든 결정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공업체 대표는 “영업사원 어머니가 울면서 회사로 전화를 했다. ‘우리 아들 죽이려고 그러느냐?’는 것이었다”며 “임원회의 끝에 참가 취소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억대가 넘은 부스비용을 이미 납부했다고 밝힌 한 인테리어 자재 생산업체도 고심 끝에 24일 오전 코리아빌드에 참가 취소를 통보 했다.

이 업체 대표는 “부스비 말고도 홍보물이나 부스 제작에 들어간 돈만 2억원이 넘는다. 이것들 대부분이 쓸모없게 된 것”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불가항력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위약금까지 물으라고 한다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빌드 개최를 막아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코리아빌드 개최를 막아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이 등장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는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코로나19 슈퍼전파가 예상되는 대규모 전시회를 막아 주세요’라는 제목으로 24일 올라온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참여 준비를 했던 신청 업체들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2월초부터 주최측과 국민 신문고, 보건복지부, 고양시청 등에 전시회의 연기 또는 취소를 요청했으나 원론적인 답변만을 들을 수 있었고, 전시회의 주최자 (주)****은 코로나19의 확산 예방조치를 철저히 하고 전시회를 진행하라는 질병관리본부의 권고가 있었다며 예정대로 강행한다는 입장”이라며 “만일 내방객 중에 코로나19 감염자가 포함돼 있을 경우 전시회의 특성상 ‘대구 신천지 교회’ 사례를 능가하는 슈퍼전파자가 돼 제주도를 포함한 국내 전 지역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처럼 코리아빌드의 코로나19 사태가 주최사인 메쎄이상을 넘어서 고양시와 경기도 등으로도 번지고 있다.

킨텍스의 최대주주는 경기도 고양시

전시회 참가 포기를 통보한 또 다른 업체 대표는 “코리아빌드 측에 전시회 연장을 여러 차례 요청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킨텍스의 최대주주인 고양시에까지 전화를 걸어 전시회 연기를 요구했다”면서 “하지만 고양시 담당 공무원 역시 원론적인 답변만 할 뿐 누구 하나 책임지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코리아빌드와 킨텍스, 고양시가 서로 떠넘기기를 하면서 폭탄 돌리기를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러다가 폭탄이 실제로 터지면 국민들만 피해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코리아빌드는 24일 현재 전시회가 예정대로 열린다는 입장이다. 코리아빌드의 한 관계자는 24일 오후 나무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전시회 현장은 진행 중이다. 업체들이 (부스) 설치도 많이 했다”고 잘라 말했다.

위약금 관련 공문에 대해서는 “그것(공문)은 코로나19가 지금처럼 크게 확산되기 전에 취소를 결정한 업체에 보낸 것이다. 최근 업체들에게는 행사(코리아빌드)가 끝난 다음에 연락을 드리겠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참가기업들이 장치업체 등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것처럼 우리도 킨텍스도 있고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메쎄이상은 ‘우리나라 어느 곳보다도 안전한 곳이 전시장’ 이라며 참관객들을 모객하고 있다.
메쎄이상은 ‘우리나라 어느 곳보다도 안전한 곳이 전시장’ 이라며 참관객들을 모객하고 있다.

코리아빌드, "마스크 등 대응 방안 준비하고 있다"

방문자에 대한 안전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마스크 배포, 매일 전시장 방역, 의료진 상주, 출입구 에어커튼, 손세정제 구비 등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킨텍스 문제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고양시 전략산업과에 전화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담당자들의 병가나 출장 등의 이유로 24일 오후 7시 현재까지 통화가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조달청, 중소기업청, 산림청, 에너지관리공단, 서울특별시, 경기도, 고양시, KOTRA, 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도시공사, 대한건축사협회, 대한건설협회, 한국건설경영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한국내화건축자재협회, 한국그린빌딩협의회, 한국판유리산업협회 등이 코리아빌드를 후원했다고 메쎄이상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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