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신문] 목재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목재정보에 대한 갈증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나무신문은 2주에 한 번씩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시선으로 현장으로 달려가서 직접 묻고 답을 듣는 코너를 마련했다. 그 첫 순서로 최근 조경재 시장에서 각광 받고 있는 남양재를 알아본다. 앞으로 남양재에 대한 기자의 개떡 같은 질문에 찰떡같이 답해 줄 조광목재 조광덕 사장은 남양재 전문 제재소에서 40년 넘게 톱밥과 대패밥을 먹고 있는 베테랑이다. 글의 재미를 위해 인터뷰 내용을 극화했음을 밝힌다. <편집자 주>
오늘은 어떤 수종을 말씀해 주실 건가요.
글쎄, 뭐를 하면 좋을까? 갑자기 와서 물으니까 막막하네.
지난주에 오늘 온다고 약속 했잖아요. 그리고 오늘 아침에 출발하면서도 문자 남겼는데요.
까먹었지. 그리고 나 일할 땐 사무실 책상에 핸드폰 놓고 나가는 거 알잖어. 준비를 안 했는데…, 어쩌지. 그렇다고 아무거나 막 할 수도 없고. 다음에 하면 안 될까?
그러세요, 그럼. 할 수 없지요.
다음엔 내가 꼭 준비하고 있을게.
(일주일 후)
준비하셨어요.
근데 말이야, 내가 곰곰이 생각을 해봤거든…. 이렇게 매번 수종만 나열해서 설명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소비자들한테는 도움이 별로 안 될 거 같어.
(준비를 또 안 했구나) 그래서 어쩌자는 거에요.
아니, 그러니까 내말은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을 하자는 얘기야. 예를 들면 요즘 인기 있는 우드슬랩에 좋은 나무가 무엇이고, 또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같은, 그런 거. 또 도마도 요즘 한 인기 한다더구만.
알았어요. 그럼 다음부터는 그렇게 해요. 좋은 생각이시긴 한데, 독자들에게도 예고라는 걸 해야 하잖아요. 그러니 오늘은 전에 하던 대로 수종 이야기 해주세요.
그럼 부켈라 한 번 해볼까?
(안심한다) 부켈라는 저도 좀 들어본 나무 같네요.
그렇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조경재 시장을 대표하던 나무였잖아. 한 10년 정도는 조경재 시장 점유율이 40%를 웃돌았었어.
요즘은 안 쓴다는 말씀인가요.
이것도 진저우드와 비슷한 경우야. 인기가 올라가고 공급이 딸리니까 부켈라 아닌 수종을 부켈라라고 속여서 납품하는 일이 발생했거든. 한 이삼 년 그러니까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 그래서 요즘은 수요가 팍 줄었어. 10%도 안 되는 것 같아. 참 안타까운 수종이야.(※‘진저우드 잔혹사’가 궁금한 독자께서는 진저우드편을 참고하세요.)
부켈라 특징은 무엇인가요.
PNG하고 솔로몬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어. PNG산은 연분홍 빛깔에 목질이 부드럽지. 솔로몬 산은 여기에 붉은빛이 좀 더 돈다고 보면 돼. 강도는 PNG산이 좀 더 좋은데, 전체적으로 말레이시아에서 나는 니아또와 같다고 보면 돼.
이 수종의 장점은요.
무난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야. 가격이 착하면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색상이거든. 강도는 남양재 중에서 중간 정도에 속해.
단점은요.
특별히 단점이랄 것도 없는데…. 솔로몬산은 건조하기가 좀 까다롭긴 한데, 건조만 잘 해서 쓰면 아무 문제없어. 이페나 멀바우처럼 비싼 나무에 견줄 것은 아니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쓰기 딱 좋은 나무지.
또 속을 수도 있잖아요. 그것보다 더한 단점이 어디 있어요
(분개한다) 목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각성해야 해. 치수나 수종 속이는 것은 장사가 아니라 사기야, 사기.
그러니까 소비자 입장에서 사기 안 당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글쎄, ‘나만 믿으라’고 할 수도 없고 참 답답하네. 그런데 이게 기본적으로 공급이 딸리는 나무가 아니거든. 그래서 앞으로는 그럴 일 없을 거야. 서로 쉬쉬해서 그렇지, 속인 거 들통나서 공사했던 거 다 뜯어내고 막 그랬었어. 속인 사람들도 혼이 난 거지.
주요 용도는요.
펜스나 데크, 의자재처럼 조경시설물은 물론 계단재나 손스침 같은 인테리어재에도 좋아. 조경재에 쓰이기 전에는 주로 고급 빌라 문틀이나 벽마감재로 들어가던 나무야.
알겠습니다. 다음에는 우드슬랩에 좋은 나무들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그래, 준비하고 있을게.
(믿을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