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목재 활용, 정부 의지 부족
국산목재 활용, 정부 의지 부족
  • 서범석
  • 승인 2007.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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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업체, “국산재가격 높다”…산주, “용재생산 돈 안돼”
▲ 국제 원목가격 상승 등의 이유로 국산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중장기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게 업계의 목소리다.

지속적인 국제 원목 가격 상승과 함께 날로 심화되고 있는 공급불안 요인 등으로 인해 국산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산재의 이용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중장기적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또 업계 스스로도 생산비 절감을 위한 노력 없이 정부지원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낙엽송과 같은 국산재의 공급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됨으로써 산업현장에서 기피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산주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목재생산이 부가가치 낮은 산업인 현실에서 무턱대고 공급가를 낮추라고 요구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지금과 같은 소규모 간벌 형태에서 대단위 벌채 등 대량생산으로 생산비를 낮출 수 있는 공급시스템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산주들이 대단위 용재생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정부의 지원이 무엇보다 앞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이 발표한 지난 2005년 기준 국내 임목축적량을 보면 총 5억여㎥ 중 국공유림을 제외한 사유림이 3억㎥ 넘게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이 사유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개별 산주의 참여 없이는 대단위 별채사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국산재를 사용하는 목재가공산업체에 대한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산재 이용을 시장논리에만 맡겨 놓을 경우 기업 또한 시장논리대로 손쉬운 외산재를 선택할 게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래서는 전국토의 70%에 달하는 산림면적에 걸맞는 임업발전은 요원하다는 것. 뿐만 아니라 가공업계 또한 국제적 목재자원 수급경쟁이 심화될 경우, 이를 방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급율을 만들어 놓지 못하면 자칫 괴멸될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이건산업 신인섭 상무는 “일본의 경우 삼나무 기준으로 공장도착 가격이 ㎥당 70달러에서 90달러 선이지만, 우리나라의 낙엽송 가격은 운송비를 제외한 현지 상차도 가격이 10만원 선에 이른다”며 “일본도 불과 6, 7년 전에는 자국산 용재의 합판재 사용이 저조했지만 업체 정부 학계가 함께 적극 대응해 지속적으로 자국산재를 사용하도록 유도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신 상무는 또 “산림청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도 지난 2005년 기준 낙엽송의 입목축적량이 4000만㎥에 달하며 이중 10만에서 20만㎥ 정도가 한해 동안 벌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제재용뿐 아니라, 현재 국내 합판 3사에서 사용하는 뉴송이 70만㎥ 정도인 점을 감안 할 때 충분한 양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업계에서도 한해 동안 국산재를 어느 정도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수립, 실행함으로써 산림청과 같은 공급자 입장에서도 수요예측이 가능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합판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산재 이용 활성화를 위한 계획이나 방법 등은 이미 산림청과 같은 기관에서 충분히 연구가 끝난 상태”라며 “문제는 정부정책에서 후순위로 밀려나 사장되는 것”이란 지적이다.

그는 또 “일본의 경우 자국산 나무 이용을 위한 국회위원 모임이 있을 정도로 정부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활발하다”며 “우리나라는 국회는 물론 정부 내에 국산 목재 이용에 대한 관심자체가 전무한 상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