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더 아름다운 사람, 목재창호 匠人에서 국산원목 다루는 木手가 되다
그래서 더 아름다운 사람, 목재창호 匠人에서 국산원목 다루는 木手가 되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9.03.25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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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특수목재 김우성 대표
성신특수목재 김우성 대표.

회사 소개를 해달라.
[나무신문] 지난 1998년 6월에 인천에서 목재창호 제조와 유통 전문 기업으로 창업했다. 이후 2년여 후에 법인전환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목재창호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나.
원목도어, 문틀, 문짝, 전통창호, 몰딩 등을 종합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순수하게 원목만 고집하고 있는데, 우리처럼 원목을 사용해 몰딩부터 문짝, 문틀까지 일괄생산 하는 곳은 전국에 손에 꼽을 정도다.

예전에는 이런 곳이 많지 않았나.
래핑 제품들이 나오면서 거의 사라졌다고 봐야 하는데, 지금의 래핑창호 수요만큼 목재창호 시장이 있었다고 보면 된다. 당시에는 규모가 큰 목창호 공장도 많았다.

목재창호 시장을 래핑제품에 내어준 주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무래도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래핑은 나무가 아니라 나무 느낌이 나게 한 제품 아닌가. 나무 느낌이 나게 만든 제품이 나무를 이긴 것은 ‘저렴한 가격’ 말고는 설명하기 힘들다.

대부분의 목창호 공장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나.
래핑창호를 할 능력이 안 돼서 할 수 없이 한 우물만 팠다.(웃음) 당시에 형이 래핑 목창호 공장을 했었다. 나까지 래핑창호 공장을 하면 형제간에 의가 상하지 않을까 싶어서 하지 않았다. 그리고 여기까지 오게 됐다.

후회하지 않나. 그때 시작해서 성공한 래핑창호 공장도 많다.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목재창호만을 고집한 게 잘했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지금 래핑 시장은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해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서 원목 창호 시장은 하나의 틈새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주수요처는 어디인가.
전국의 각종 건재상을 비롯해 목공소, 인테리어 회사 등이 주요 거래처다.

그들이 목재창호를 찾는 이유가 무엇인가.
‘내 집을 잘 짓고 싶은 사람들’은 끝까지 목재창호를 고집한다. 또 우리 전통문양에 대한 시장의 호감도도 높아지고 있는 게 지금의 추세다. 래핑 제품으로 모양은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무의 질감까지 살리기는 힘들다. 때문에 고급 인테리어나 제대로 된 집을 지어서 판매하려는 사람들은 원목을 고집한다.

성신특수목재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목재창호 생산의 경쟁력은 원자재에 있다. 우리는 그 어느 곳보다 다양한 목재가 준비돼 있다고 자부한다. 때문에 작든 크든 어떤 주문에도 막힘이 없다. 

최근 원목 도마와 우드슬랩도 생산한다고 들었다.
주력 생산품목은 아니지만, 거래처에서 이런 제품도 함께 공급해주길 원해서 등떠밀려서 하고 있다.(웃음) 건재상이나 인테리어 회사에서 원목 도마나 테이블을 많이 찾고 있다.

업계에서는 성신특수목재의 도마와 우드슬랩이 독특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등떠밀려서 하는 수준이 그 정도인가.(웃음)
될 수 있으면 기존 원목 도마와 테이블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들과 경쟁하고 싶지 않았다. 때문에 통상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국산재를 이용한 제품 개발에 포인트를 맞추고 있다. 그래서 지금도 개발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국산재의 가능성과 한계는 무엇인가.
국산재 나무결의 아름다움은 그 어떤 수입목보다 빼어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목재산업계에서 국산재를 활용한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개발에서 상품을 내기까지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는데, 계속 투자만 하다가 이제서야 결실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국산재를 이용한 제품 개발에 가장 어려운 점을 꼽는다면.
주로 활엽수를 이용하고 있는데, 건조와 보관 등에 대한 노하우를 구축하는데 많은 애를 먹었다. 건조도 힘들고, 건조에 성공한 후에도 좀이 슨다든지 해서 아까운 나무를 많이 버려야 했다. 

또 다른 문제는 없나.
국산 활엽수는 생산 자체가 안정적이지 못하다. 원목이 나왔다고 하면 재고상황과 관계없이 무조건 사놓고 봐야 한다. 또 제품 수율도 많이 떨어진다. 톤 단위로 원목을 매입하고 있는데, 1톤에서 제품으로 생산되는 양은 30%인 300kg 정도밖에 안 된다. 주로 사용하는 국산재는 참나무를 비롯해, 느티나무, 벗나무, 은행나무, 단풍나무, 먹감나무, 소나무 등이다.

타산은 맞나.
그동안 소비자들이 국산재를 이용한 가구 등 완제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 때문에 지금은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는 단계다. 테이블 상판을 넘어서서 협탁이나 콘솔 등으로 품목을 다양화 하고 있다.

국산 원목은 경이 크지 않고 곧지 않은 단점이 있다는 평가가 있다.
그래서 더 아름다운 것이다. 예전 가구들이 획일적이었다면, 지금은 자연스러운 선을 살린 디자인이 각광받고 있다. 국산 원목처럼 꼬부라지고 못생긴 나무가 더 값이 나가는 시대가 열렸다. 

테이블은 기본적으로 폭이 넓어야 하지 않나.
폭은 두세 개를 붙이면 해결된다. 또 우리가 작년 가을 개발을 시작해서 최근에 출시한 레진공예 접목 우드슬랩처럼 많은 기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레진공예 접목 테이블은 폭을 원하는 만큼 넓히면서도 나무 하나하나의 자연미를 살려냄으로써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수급도 불안하고 갖가지 가공기법도 동원돼야 한다면 가격이 비싸지 않나.
수입목재를 이용한 제품에 비해서 가격 경쟁력이 뒤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오히려 가격 경쟁력에서 외산재를 앞서는 부분도 있다.

그게 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투입된 돈과 시간의 결과일텐데, 2년 간의 개발비용도 반영된 가격인가.(웃음)
시행착오로 얻은 노하우가 다 우리의 자산으로 남았다는 것에 만족한다.(웃음)

국산재 활용에는 산림청의 역할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우선 정부차원에서의 적극적인 국산재 홍보가 있어야 한다. 국산재는 현재 일부 수종에 한해 아주 제한적으로 건축재로 쓰이는 것 외에는 MDF나 펠릿 등 부가가치가 낮은 부분에 이용되고 있다. 이들 원목들이 가구나 목재창호처럼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에 쓰일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또 ‘목수’는 말 그대로 나무를 다루는 사람인데, 지금은 이 목수들이 래핑을 다루는 사람이 됐다. 목수들이 다시 나무 다루는 사람이 되려면 산림청이 나서 국민들이 목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홍보해야 한다.

국산 원목도 나무 한토막이 필요하든 한 트럭이 필요하든, 산업계에서 원하는 때에 필요한 만큼 공급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