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냄새 나는, 따뜻한 건축을 지향한다
사람냄새 나는, 따뜻한 건축을 지향한다
  • 황인수 기자
  • 승인 2019.02.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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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타건축사사무소 김창균 대표

[나무신문] 2009년 설립, 소형 공공건축물과 공모전 위주로 설계를 진행하다가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젊은 건축가상’수상을 계기로 민간 설계도 작업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한 유타건축사사무소는 최근 5년 주택, 상가 등을 비롯한 중소형 건축물과 대형 건축물 및 단지의 컨셉 설계, 디자인 특화 설계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유타건축은 광진구 중곡동에 사옥을 마련하고 2월9일 이전했다. 김창균 대표로부터 유타건축의 현황과 향후 계획, 건축가로서의 철학과 최근 건축 트렌드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사옥 마련을 축하드린다. 언제 이사했나
지난 주 토요일(2월9일) 광진구 능동로 272번지에서 이곳 중곡동 50-4번지로 이사했다.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어수선하지만 내 손으로 설계한 내 건축물 속에서 직원들과 함께하는 생활이 기쁘고 행복하다. 사업 시작 10년 만에 이룬 성과라서 더욱 뿌듯하고 더 열심히 하겠다는 의욕이 샘솟는다.

 

유타건축사사무소가 지향하는 건축은
겉으로만 멋진 껍데기만의 건축이 아닌 공간적 도시적으로 내실 있고 무엇보다 사람냄새 나는 건축, 따뜻한 건축이다.

 

건축 입문부터 지금까지 건축과 관련해 수행했던 일, 수상실적 등 대표님과 유타건축에 대해 소개해 준다면
건축에 대해서만큼은 가식 없이 솔직해지고 싶은 사람이다. 즉 보여주기 식의 건축보다는 우리 주변 일상에서 실제 작동이 중요하고, 건물을 구성하는 재료 하나하나의 접합과 만짐이 중요하다.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비범한 결과를 만든다는 것에 확신을 가지고 주어진 각기 다른 조건 내에서 최대한 솔직하고 명쾌하게 공간을 구성하려 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를 인정받아 서울시립대학교 교문,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와 영업소, 골프장 클럽하우스 등 초기엔 크고 작은 공모전에 당선되었고, 2011년 젊은건축가상 이후 농촌건축대전 본상, 목조건축대상, 리모델링 건축상, 경상남도 우수건축상, 경주시 건축상, 그리고 최근 스틸하우스 건축대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최초의 프로젝트는 무엇이었고, 완료 후의 감격 또는 소회를 말씀해 주신다면
유타건축 최초의 프로젝트는 사실 민간이 아닌 공공건축물, 그중에서도 공중화장실이다. 작은 프로젝트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며 만족하는 모습을 보며 ‘건축가로서 규모가 중요하지 않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후 작은 주택 등을 설계 하면서 같은 생각을 이어갈 수 있었다. 최초의 주택은 전남 보성의 30평 단독주택이었다. 실무를 수련할 당시 주택은 모두 100평이 넘은 고급주택만 있는 줄 알았지만 막상 실제 시장에서는 50평 이하 규모의 주택이 더 기회가 많았다. 결국 건축가는 골목길의 작은 집에서 규모가 큰 집까지 모두가 소중하고 같은 비중으로 작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수행했던 프로젝트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이 있다면? 그 이유는
사실 모든 작업에 애착이 가지만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피노키오 예술체험공간과 보성주택이다. 두 개 모두 설계비가 적고 규모가 작은 건축물이라는 공통점과 직원이 거의 없을 때 멀리까지 현장을 오가며 완성했던 기억 그리고 작업 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다른 프로젝트로 연결이 돼 가장 애착이 간다. 

대표님의 건축에 가장 많이 반영되는, 대표님만의 특징적인 것 또는 디자인이 있다면? 이를테면 계단, 스킵 플로어, 다락방, 중정, 마루, 독특한 공간 등
계단을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주변을 느낄 수 있는 공간과 대청마루나 툇마루 등 건축물과 외부공간 사이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전이공간 설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건강한 건축물은 외부의 디자인 혹은 내부공간에는 머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벽돌처럼 가까이에서는 재료 하나하나를 느낄 수 있으면서 먼 거리에서는 전체를 느끼며 동시에 세월이 지나도 그 흔적을 가질 수 있는 재료를 선호한다. 

또 내 건축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재료 또는 소재를 굳이 꼽으라면 벽돌과 나무이다. 무엇보다 두 재료의 공통점은 자연재료이면서 세월의 흔적을 담을 수 있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님의 메인 분야 또는 선호하는 건축분야는? 예를 들어 아파트, 단독주택, 상가주택, 빌라, 전원주택, 목조주택, 공공건축물 등등. 그리고 특별히 그 분야에 주력하는 이유는?
사실 단독주택, 듀플렉스, 다가구주택, 상가주택, 임대형 주택 등 주거공간을 많이 작업해서 주택이 메인처럼 보여진다. 하지만 건축가로서 메인은 따로 없고 오히려 다양한 건축물과 도시공간을 잘 할 수 있도록 외연을 넓히려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공공 건축물과 도시 프로젝트 등도 꾸준히 작업하고 있고 최근에는 사옥, 상가, 호텔, 교회 등 주거와는 다른 공간 설계도 많이 진행하고 있다.

철근, 콘크리트 시공과 비교 목조주택 시공 시 가장 어려운 점은
목조주택은 무엇보다 물(습기)과 만나는 지점에 대한 해결이 가장 어렵다. 도면을 통해 우선 방법을 전달하고 현장에서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이러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건축 관련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느꼈던) 순간은
오랜 기간 설계하고 시공 감리를 한 후 비로소 건축주가 입주하는 순간이다. 그 다음으로는 입주한지 몇 년이 지나 근처에 갔을 때 가족 이상으로 반겨주시는 건축주를 만날 때 최고의 보람을 느낀다.

최근 건축 시장의 동향은? 건축의 트렌드는
최근 젊은 건축가들을 중심으로 건축가들만 이해하는 높은 이상이나 담론을 쫒기보다는 대중이 이해하기 쉽고 친숙한 건축,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건축을 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여기에 내가 생각하는 건축의 트렌드는 역시 ‘사람’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사람이 찾아주고 사람이 잘 사용하며 사람들이 좋게 봐주고 잘 관리해야 결국 건축이 살아나고 오래 기억되기 때문이다.

수많은 건축사 사무소가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가장 어려운 문제이다. 하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마음을 담아 작업을 한다면 결국 건축주가 알아줄 것이고 대중의 시장에서 자신만의 작업이 통하게 된다. 물론 미학적이고 기능적인 해결은 나름의 개성을 가지고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유타건축사사무소의 올해 계획과 목표는? 중장기 사업계획은
지난 시간도 그렇고 앞으로도 유타건축은 건축주와 함께 건강한 집, 건강한 공간을 가진 도시를 만드는데 일조를 하고자 한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지금의 척박한 건축계를 넘어 후배들이 자생하며 좋은 작업을 할 수 있는 작은 터전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이다. 개인적인 최후 목표는 100년 200년쯤 뒤에 유타건축에서 설계한 건축물이 문화재로 남는 것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는 증거이니 나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