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있었던 듯 자연스러운 집
원래 있었던 듯 자연스러운 집
  • 황인수 기자
  • 승인 2017.12.20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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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수상작(2) | 준공부문 본상 - 조정구(건축가) | 토산리 주택

[나무신문] 목조건축의 우수성과 친환경성, 실용성과 주거의 쾌적함을 알려 목조건축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건축학도들에게 목조 건축에 대한 관심과 발전 가능성을 시사하기 위해 목재문화진흥회가 15년째 개최하고 있는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2017년 수상작품을 차례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따로 또 같이…. 한 채의 집이 두 채가 되기도 하는 이 집은 경관이 좋은 방, 집 속의 한옥 그리고 건축주가 지낼 수 있는 작지만 알찬 공간과 손님에게 렌트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건축주의 세심한 손길로 잘 정돈된 건강한 집임을 땅의 배치에도 알 수 있다. 기존 땅이 지닌 특징을 잘 이용, 그 땅에 있었던 나무들을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새롭게 만들어진 집임에도 불구하고 원래 있었던 듯한 자연스러운 집으로 탄생하게 됐다. 

건축정보                                                   

위    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중앙로 49번길 8
대지면적
 : 774㎡
연 면 적
 : 191.25㎡
건축면적
 : 146.38㎡
층    수
 : 지하1층, 지상 2층
주 구 조
 : 철근콘크리트조, 경량목구조, 중목구조
준 공 일
 : 2016. 6. 13
설 계 자
 : 조정구(구가도시건축)
시 공 자 : 김갑봉

사   진 : 윤준환 작가

대지형상을 품은 하나의 지붕
전체 공간에서 느껴지는 ‘깊은 처마와 하나의 지붕, 편안한 공간’이라는 ‘형상의 개념’은 거친 자연환경 속에 울타리를 치고, 낮고 단순한 지붕아래 살아가는 제주민가의 형상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직접적인 모양은 다르지만, 형상의 의미를 개념화해 새로운 공간과 형태로 만들고자 했다. 원래 밭으로 쓰던 레벨이 다를 두 개의 땅을 하나의 지붕 아래 두어 지형차이를 흡수하고 어디서나 바다와 풍경을 누릴 수 있는 집을 구성했다.

휴식과 사색 위한 방과 누마루
게스트 하우스 속에 들어간 방은 전통건축의 실체성을 바꾸지 않고 현대 주거에 맞게 제 모습을 바꾸어 적응해가는 ‘진화의 과정’을 보이고 있다.

방의 스케일은 물론 기둥과 안방, 마감재인 한지를 그대로 사용했다. 필요에 따라 바다가 보이는 풍경을 향해 창과 문을 개방적으로 열고 안락한 휴식을 위해서는 닫을 수 있는 유연한 작동이 되도록 설계했다. 모던한 공간 속에 독립적으로 자기 모습을 찾아 진화하는 방을 상상하며 계획했다.

▲ 방.
▲ 방.

별채 공간에 있는 누마루는 실내에서 입체적으로 바깥 풍경을 보며, 편안히 휴식과 사색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기둥이나 보, 전통창호 등 전통적인 구성요소가 아닌, 현대건축의 재료와 구법으로 공간적 느낌과 스케일을 새롭게 해석해 만들었다.

▲ 누마루.
▲ 누마루.

바다가 보이는 욕실

▲ 욕실.

본채의 가장 외곽에 자리한 욕실은 제주의 풍광을 느끼며 목욕할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으로 계획됐다. 거실 뒤편 복도를 따라 나무가 보이는 밝은 곳으로 가면 전실을 거쳐 욕실로 들어서게 된다. 복도에서는 공간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시선이 숲으로 향하도록 뚫려있고, 욕조에서 전면으로 바다를 바라다 볼 수 있다. 욕조는 복도에서 바로 보이지 않도록 배치했다. 차분하게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돌과 나무로 마감했으며 외부에는 낮은 돌담을 두어 내부에서의 시야는 가리지 않으면서 안정감이 들도록 했다.

전실을 중심으로 한식방과 욕실, 화장실이 연결돼 각각의 공간을 독립적으로 사용하면서도, 복도 문을 닫아두면 하나의 큰 욕실공간으로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고려했다.

열려진 현관
지붕에 덧붙은 두 개의 현관은 자연스럽게 진입을 유도하면서도, 중심이 되는 공간에 덧달려 내부에서는 온전히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게스트하우스의 현관은 거실 공간 뒤로 돌출돼 처마와 평행한 면을 다른 벽과 동일하게 판벽으로 처리했고, 뒷마당으로는 투명하게 시선을 열어 마치 계속해서 처마아래 외부공간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열려진 현관’을 계획했다.

▲ 두개의 현관.

전·후면 경사가 다른 지붕
커다란 박공지붕은 전면과 후면의 경사를 다르게 설정했다. 전면의 처마는 넓은 처마 아래로 멀리 동네와 바다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게 했고, 후면의 처마는 진입하면서 바로 맞이하는 처마로, 그 높이가 답답하지 않으면서 전체적인 볼륨에서 전면과의 균형을 이루도록 섬세하게 조정했다. 더불어 커다란 지붕이 보와 기둥, 그리고 최소한의 벽체로 지지돼 가볍게 덮는 모습으로 보이되 무겁지 않게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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