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영역 보호 위한 역설적 접근
사적 영역 보호 위한 역설적 접근
  • 황인수 기자
  • 승인 2017.09.2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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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곡 3가구 주택

[나무신문] #세곡3가구주택 #건축사사무소틔움 #차석현_대표

▲ 건물정면(서측).

건축정보 및 자재정보                
대지위치 : 서울특별시 강남구 밤고개로
주용도 : 단독주택(다가구주택)
대지면적 : 265.00㎡
건축면적 : 157.48㎡
연 면 적 : 254.42㎡ (+다락 80.92㎡)
건 폐 율 : 59.43%(법정 60%)

▲ 1층 마당.

용 적 율 : 96.01%(법정 120%)
건물규모 : 지상2층+다락
주차대수 : 4대
건축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건축마감재 : 외부용 포세린타일 (유니퍼)
내부마감재 : 수성페인트(벤자민무어) / 원목마루(이건) / 자작나무합판 / 한샘주방가구
건축설계 : 건축사사무소 틔움
메인디렉터 : 지라프(ZIRAF)
디자인 : 오사(5OSA), 달로스(DALUS), 선명성, 김도영
구조설계 : 표구조 
기계,전기,통신설계 : 삼아C&S
시공 : ES INVESTMENT 건축부문
촬영 : 에이플래폼, 이한울

주거형태는 바뀌고 있다. 집은 미래가치 투자를 위한 부동산에서 현재 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강한 소비문화로 변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주거문화; 아파트에서 발현되기 힘든, 개인에게 맞춤화된 거주공간을 찾는 요구 또한 많아졌다.

틔움은 건강한 주거, 사람에게 맞춰진 주거문화를 생각하고, 보편적인 가치를 만족하는 합리적인 공간을 바탕으로 거주자의 요구를 반영한 생활공간을 지향하는 건축사사무소다.
 

▲ 건물후면(동측).

지금보다 나중에 더 좋아할 집을 만든다
아파트에 길들여진 사람들, 과거와 달리 편리한 주거형태를 맛본 사람들에게 단독주거는 어떤 공간일까? 보편적인 기준에 맞추어진 공간보다 나은 공간, 주거는 무엇일까? 

주거는 개개인의 삶과 생활을 담을 수 있는 맞춤공간의 시작이다. 소소하더라도 현재의 자신에게 꼭 맞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현재의 공간 속에 미래의 시간을 함께 담는 것.

건축주의 두 번째 집으로써 틔움에서 준공한 세곡3가구주택은 바로 이런 생각들이 담겨 있는 집이다. 개인에게 맞추고, 보편적인 가치를 충족시키며, 효용성과 값어치를 가진 집. 건축주의 투자와 시간을 소중히 담아내 분명, 지금보다 나중에 더 좋아할 집을 만든다는 컨셉트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 1층 LDK.
▲ 1층 거실, 복도, 방.
▲ 1F-거실

역설적 접근
세곡 3가구주택이 들어선 대지는 세곡2지구 보금자리 주택지구에 위치하고 있다. 남쪽과 북으로는 건물들이 이웃해 있고, 서쪽과 동쪽으로 열린 대지이다. 대지 기준으로 서측에는 분주한 전면도로가 뻗어 있고 동측에는 경관 녹지가 자리하고 있다.

서로 다른 관계성은 각기 다른 얼굴을 요구한다. 보행자, 차량의 소통이 많은 분주한 서측이 이웃한 건물들과 같이 정면, 즉 얼굴이 되어야 함이 옳다. 하지만 간극이 없는 내 외부 관계 때문에 불편한 장면이 연출 될 수 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접근했다. 서측방향과 적극적으로 관계 맺는 이웃건물과 달리, 경관녹지가 위치한 동측과 적극적인 관계를 생성하기로 했다. 거실, 주방을 포함한 주 생활공간을 동측에 배치, 열린 환경을 구현했다. 대신 그 분주함으로부터 멀어지기 작정한 서측은 담백한 얼굴로 정면을 완성했다.

▲ 1층 마당.
▲ 1층 복도.

편리하고 합리적인 공간 요구
하지만 세곡 3가구주택이 설계되기까지엔 건축주의 7가지의 요구사항이 고려돼야 했다.

우선, 실제 거주하실 부모님을 위해 편리한 평면 구조로 설계해야 한다는 것. 아파트처럼 편리하고 합리적이며 기능적인 면을 고려해야 했다.

접근이 편리한 건축 공간으로, 부모님의 연세를 감안해 높이차를 최소화하고, 주인세대를 1층에 위치시키며, 평면상에서도 가급적 단차를 최소화해 줄 것을 요구했다.

▲ 1F-주인세대 출입구
▲ 1F-주방
▲ 1F-화장실

외부공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확보해 달라고도 했다. 평소 자연을 좋아하는 부모님의 취향을 반영해 거주자 본인이 키우는 식물과 경관녹지로 펼쳐진 자연환경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을 고려해 달라는 것.

또, 집이 외형적으로 커보였으면 좋겠다는 요구에 따라 지침에 따른 경사지붕을 내부로 수렴되도록 디자인하고, 그 효과로 서측의 정면성을 확보해 달라고 했다.

서측 전면도로와 대지 사이에 적절한 이격거리나 차폐물이 존재하지 않어 외부 시선을 적절히 차단할 필요가 있어, 거주자 개인생활 보호를 위해 서측면의 개구부를 최소화 설계하고, ‘유지관리가 편리한 집’에 대한 요구를 반영해 내오염성이 강한 내외장재를 사용하고, 사용부재나 자재는 하자보증 기한이 확실한 제품을 사용해 줄 것을 요구했다.

2층 임대 세대가 살기 좋고 매력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 채광을 위한 천창, 유연한 공간활용을 위한 다락과 외부 데크를 만들어 줄 것 등이었다.

▲ 2층 임대세대 출입구.

디자인 원칙을 적용하다
이러한 요구를 틔움에서 생각하는 디자인의 원칙 5가지, 즉 편리한 동선과 건축적 산책로, 내외부의 밀착도, 단순화하기, 기본기에 충실한 집, 임대세대 특화 등에 반영해 디자인 설계에 들어갔다. 

정면인 서측 도로변 얼굴을 단순화했다. 거주자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막의 역할과 이웃한 건물에 비해 커 보이는 효과를 만어야 했기 때문이다. 2개의 임대세대가 묶인 단일감은 정면성과 더불어 균질한 바탕면을 생성한다. 그리고 이 바탕 위에 전면계단을 설치, 입체감을 도드라지게 했다.
후면인 동측 경관녹지 얼굴은 내외부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기 위해 많은 창구를 만들었다. 외부 자연환경을 내부로 유입시키도록 창문의 크기와 갯수를 확보했다. 1층 내부 건축적 산책로 끝에 위치한 마루와 외부 툇마루는 막힘없이 연속된다. 다락으로부터 확장되는 옥상데크는 2층 임대세대의 다양한 외부활동을 제공한다. 옥상데크에 설치된 큐블록은 적절한 차폐와 열림을 동시에 구현하는 어휘로 적용된다. 이와 같은 전체 외형은 균질한 포세린 타일을 통해 담백하게 표현됐다.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깊어지다. 
1층 주인세대는 서측에서 바로 진입하지 않는다. 남측에서 진입한다. 남측 진입에 대한 건축주의 요청도 있었지만 적나라하게 외부로 드러나는 출입구를 지양했다. 현관을 따라 유입된 동선은 내부를 서-동으로 관통한다. 서-동 축의 끝, 건축적 산책로의 끝에는 경관녹지를 내부로 유입시키는 차경이 내외부 연속된 툇마루와 함께 자리한다. 현관에서 진입해 바라본 관통 축의 끝에 픽쳐프레임이 생성된다.

그리고 다시 좌측 공용공간을 따라 U자 형태로 휘어지며, 서측에 위치한 부출입구로 연결된다. 거대한 U자 형태의 동선체계(서측 도로변으로 진입해서 다시 서측 도로변으로 나온다)는 공용과 사적영역을 구분하는 동시에 합리적인 동선방향을 제시한다. 거주생활에서 필요한 보조 생활동선 즉 빨래, 분리수거, 쓰레기처리, 식자재 적재 등 원활한 주방동선도 제공한다.

서측으로부터 내부 위계는 사적영역으로 심화된다. 그리고 다시 서-동축을 기준으로 좌측은 공용, 우측은 사적영역으로 구분했다.

▲ 2층 계단 및 수납장.
▲ 2F-다락
▲ 2층 복도.

좌측영역의 첫 번째에 거주자를 위한 개인응접실을 배치했다. 개인응접실은 내부로 확장되는 가변적인 미닫이 문으로 활용성을 높였으며, 부출입구를 통해 외부로 직접 연계가 가능하다. 그 다음 주방과 식당, 거실을 차례대로 배치했다. 부출입구와 연결되는 보조주방과 다용도실은 주방 한켠에 설치해, 편리한 생활동선을 제공한다.

동측에 설치된 전창은 경관녹지의 풍부한 자연환경을 거실로 유입시키는 창구역활을 수행한다.
우측영역은 서측으로부터 작은방, 공용욕실, 주인침실이 차례대로 배치했다. 공용욕실 내부에 거주자의 나이를 고려한 매립욕조를 설치했다. 경관녹지와 맞닿아 있는 주인침실 또한 외부자연환경과 조우한다.
 

▲ 2층 다락.
▲ 2F-다락

유연하게 확장하다.
2층 임대세대와 외부를 연결하는 외부계단을 서측 도로변에 설치해 임대거주자에게 편리성과 독립성을 제공했다. 내부로 유입된 동선은 서-동축을 따라 각 실이 연계되도록 복도와 계단으로 구현됐다.

▲ 2F-LDK
▲ 2F-LDK

열림과 닫힘, 내외부 관계를 고려해 동측에 주방과 거실 등 공용 공간을 배치했다. 순서대로 공용욕실, 작은방, 주인침실이 서측방향으로 배치돼 있다.

내부 계단이 위치한 홀은 2층 높이의 층고와 천장을 통해 쾌적한 거주환경을 확보하는 동시에 옥상데크 및 다락을 연결하는 구심점으로 자리한다.

내부 계단하부는 김치냉장고, 세탁기, 수납공간을 위한 다용도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 2F-계단 난간

세곡 3가구 주택의 특징을 함축하는 말 
•역전된 경사지붕 ; 일반적인 박공지붕의 형태와 달리, 내부로 수렴되는 형태다. 내부 공간활용과 고유한 외관 디자인을 위해 적용된다. (실용적인 다락공간 확보, 천창 구현/균질한 표피와 정제된 직육면체가 생성하는 정면성 구현)

•천창과 다락 ; 임대세대를 위한 특화방안이다. 옥상데크와 더불어 거주자의 다양한 생활을 수용하는 다락공간을 제공한다. 천창 통해 유입된 간접광은 내부조도환경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준다.

•큐블럭 ; 열림과 닫힘을 반복적으로 표현하는 재료로 외부로부터 차폐효과와 거주자에게 막힘없는 시선을 도와준다.

•외부계단 ; 전면진입이 가진 기능적 배치는 물론, 전체 외형의 입체감을 불어 넣는 디자인 요소로 적용된다.

▲ 3F(다락)-테라스
▲ 3F(다락)-테라스

•건축적 산책로(1층, 2층) ; 합리적 동선체계와 더불어 심미적 동선을 구현한다. 1층서-동축에 위치한 차경 ; 픽쳐프레임은 보행의 즐거움과 자연환경을 내부로 유입시키는 적극적인 어휘로 삽입된다. 천창이 설치된 2층 내부계단은 다락과 옥상데크 이동을 위한 즐거운 동선을 제공한다.
•1층 공용욕실에 위치한 매립욕조 : 연로한 건축주를 위한 배려다.

•재료의 물성; 외장재로 적용된 포세린 타일은 전체 맥락을 일관성 있게 유지 시킨다. 내오염성 및 내구성 확보와 균질한 재료의 물성이 특징이다. 

건축가 소개 | 차석헌 대표/건축사, 강성진 소장/건축사, 이동진 팀장/건축사
건축사사무소 틔움은 ‘싹을 틔우다. 생각을 틔우다. 이상을 틔우다’는 틔움에서 출발해 ‘열매를 맺다. 구체화 한다. 현실을 만든다는 ‘이룸’을 목적으로 모인 젊은 건축가 집단이다.
차석헌 대표와 강성진 소장이 공동 대표를 맡고 있으며, 이동진 팀장과 일심동체가 돼 하하하우스, 알리샤하우스, 하동 소보루, 원주 853빌딩, 서현 협소주택, 금호 협소주택 등 다양한, 다수의 주택과 건축물을 준공했고, 화천문화센터, 오포 다세대주택, 도시형 생활주택, 상가주택 등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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