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특별한 옥상, ‘슈어 와이낫~’
작지만 특별한 옥상, ‘슈어 와이낫~’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7.07.26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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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함께하는 개성 만점 집들이 현장

[나무신문] 최근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집을 소개하는 ‘온라인 집들이’가 인기다. 번거로운 준비 없이도 사진과 글만으로 인테리어가 잘 된 집을 볼 수 있고, 인테리어 노하우까지 전수받을 수 있어 온라인 집들이는 꾸준히 사랑받을 전망이다. 이에 한 포털사이트에서 많은 이의 관심을 받았던 한 공간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옥상 위에 펼쳐진 꿈의 공간
집에 들렀을 때 옥상에 불법 건물이 있었다. 사용하지 않는 집은 엉망 그 자체였지만, 불법이라고 보기에는 규모가 상당했다. 나는 서울에서 잠시 옥탑방에 살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혹 이곳에 정말 집을 지을 수는 없을까?’ 건축과를 통해 허가 면적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해당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옥상에 증축하려니 규모는 생각보다 작았다. 작기 때문에 사용하는 사람의 행동에 집중해야 했다. 사람의 동선에 맞춰 마음속으로 걸어봤다. 현관·거실·주방·화장실 등…. 그렇게 동선을 기반으로 그곳에 필요한 가구, 문, 조명 등을 넣어봤다. 옥상 위의 특별한 신혼집은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나는 사실 보통의 남성들처럼 모던함을 좋아한다. 하지만 지금은 여러 공간에 하지파지를 시도 중이다. 이것저것 뒤섞였다는 것을 뜻하는 하지파지는 다양한 스타일이 섞여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뜻한다. 

이 옥상의 특별한 공간도 그러하다. 인테리어는 모던하지만 빈티지하고 프렌치스타일의 커튼과 소품들로 가득하다. 각각 무심한 듯 놓여 있지만, 결코 단조롭지 않은 조화를 이룬다.  
정리 = 홍예지 기자 hong@imwood.co.kr
사진 = 까사드레오 

► 거실에서 현관을 바라보면 좌측으로는 온실 느낌의 공간, 우측으로는 주방 공간으로 나눠진다. 집은 그 안의 가구와 소품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구조가 기반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 작지만 재미있는 구조를 계획했다. 몰딩을 전혀 넣지 않은 공간은 까다로운 시공이 필요하지만, 집 전체를 색다르게 만들 수 있는 플러스 요인이 됐다. 

 

► 주방에서 바라본 현관의 모습이다. 여닫이로 시공하기에는 공간 효율이 적어 주변 색상의 포켓도어로 시공했다. 오후 4~5시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 옆에 작은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아름답다. 

 

► 전신 거울과 백색의 벽 사이에는 센서 모듈을 연결한 간접을 설치했다. 늦은 밤 화장실에 갈 때 전체 불을 켜곤 했는데, 이제는 그럴 일이 없어졌다. 바닥에 세워져 있는 자그마한 통나무는 소나무를 잘라 직접 제작했다. 

 

► 화장실은 좋아하는 색인 그레이로 시공했다. 간접 조명을 통해 호텔 분위기를 내보려고 했다. 아크릴 무광 세면대에 매입형 수전을 시공함으로써 깔끔함을 더했다. 군데군데 니트 행잉 바구니, 니트 주머니, 초록 식물들을 배치해 따듯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 

 

► 화장실에서 보이는 정면에는 파우더룸을 배치했다. 씻고 드라이하고 로션 바르는 이러한 행동들이 작은 화장실 앞 공간에서 모두 끝날 수 있기를 바랐다. 거울 아래는 간접을, 옆으로는 콘센트와 USB 충전기를 설치해 급할 때는 충전도 하는 쓸모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 모습. 오른 쪽의 주황색 클래식 티비는 중고로 구입한 빈티지 제품이다. 

 

► 온실 느낌의 거실은 프랑스 남부의 농장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통나무 의자는 아버지의 선물이다. 통나무에 가죽띠를 더했다. 흰색 캐비닛 위에 올려 져 있는 나무는 버려진 팔레트를 주워 캐비닛 크기에 맞게 잘라 사용했다. 폴딩도어를 사용해 겨울 단열에 신경 썼으며, 외부용 조립식 데크를 활용해 어렵지 않게 시공했다. 데크는 그레이를 선택함으로써 넓어 보이는 효과를 얻은 것 같다. 

 

► 테이블을 세팅한 모습. 기존 꽃집에서 파는 공중 식물보다는 조금 특별한 요소가 필요했다. 식탁의 정중앙에 시야를 가리지 않는 식물을 받쳐줄 만한 구조물을 설치하기로 했다. 팔레트를 잘라서 각각 틀을 만들고 그 위에 녹슨 철망을 올린 후 쇠사슬로 걸어 천장에 매달았다. 작업에는 많은 공이 들었지만, 빈티지함을 물씬 풍기게 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 온실 거실에서 바라본 1층과 2층 모습. 2층에는 작은 서재도 놓여있다. 사진에서 보이는 나무 서랍장은 수납 크기에 맞게 직접 만들어 합판으로 짜 넣었다. 

 

► 2층은 침실로 사용하고 있다. 깔끔한 여름 침구로 옷을 갈아입었다. 

 

► 2층에서 바라본 모습. 재미있는 프로를 볼 때는 2층에 올라와서 큰 화면으로 바라본다. 안전상의 이유로 난간대를 설치했다. 

 

► 밖에서 바라본 집의 모습. 외부 마감재는 현무암 재질로, 연두색 이끼가 많이 꼈다. 문은 구로 철판을 사용해 빈티지한 부식을 일으켰다. 낮에도 예쁘지만, 밤에는 더 환히 빛나는 집이다.

건축정보                    
대지위치 : 부산시 동래구 명륜동
지역지구 : 제2종 일반주거지역
용    도 : 단독주택
대지면적 : 172.00㎡(52.03평)
건축면적 : 101.54㎡(30.71평)
주차대수 : 2대
층    수 : 4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위 샌드위치판넬구조
시    공 : 까사드레오
설    계 : 까사드레오(엄혜용 소장) 010-8888-7242 www.casadeleo.co.kr 

▲ 도면

자재정보                  
외벽재 : thk20 현무암
내벽재 : 무광락카도장, 한화시트 
바닥재 : 포세린타일, 데코타일, 까르다데크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topbath
주방가구 : 에넥스
계단재 : THK20 멀바우
현관문 : 구로철판제작
방문 : 주문제작
창호 : 남선시스템창호
붙박이장 : 주문제작
데크재 : 방부목

건축가 소개 | 엄혜용 소장 까사드레오 디자인스튜디오
실내건축가 엄혜용은 국민대 실내디자인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대리바트 디자인 연구소를 거쳐 까사드레오 디자인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대형 설계조직과 소규모 조직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익숙하면서도 어딘가 새롭고 멋진 공간을 디자인하고자 한다. 광안리 미니호텔, 보노호텔 등을 설계·시공했으며, 최근 부산 경남 등지에 리모델링에서 상가주택, 호텔에 이르는 다양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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