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과 공간의 하모니
풍경과 공간의 하모니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7.01.17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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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하우스(MAI馬耳HOUSE)
▲ 우측면.

[나무신문] #마이하우스 #파주 #법흥리 #철근콘크리트 #스튜디오_도스

450호부터 3번에 걸쳐 스튜디오 도스의 프로젝트가 소개됩니다. 그 마지막 이야기. 

에디터 Pick           
편집자가 마이하우스의 리딩 포인트
 통일동산 인근에 위치한 부지 
 작업실과 주거공간을 한데 계획한 주택
 자연을 한껏 들인 내부 

▲ 2층 거실.

건축정보                            
대지위치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대지면적 : 191.70㎡(57.98평)
건축면적 : 94.64㎡ (28.62평)
연 면 적 : 175.96㎡(53.22평)
건 폐 율 : 49.36%
용 적 률 : 91.78%
건축규모 : 지상 3층
건축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용    도 : 단독주택
설    계 : 스튜디오 도스 황민택 010-4650-1996 www.dosspace.com

자재정보                     
외 벽 재 : 스터코, 고벽돌 스무스
바 닥 재 : 강마루, 수용성에폭시
벽    면 : 도배, 수성페인트

▲ <1층 평면도> ※평면도는 일부만 게재함.

또 하나의 추억을 선물하다 

▲ 좌측면.

건축주와의 소통을 위해 큰 프로젝트 외에도 1년에 한두 건의 소소한 주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노력하는 스튜디오 도스의 황민택 소장은 전주주택인 ‘관효재’, 파주주택이자 렌트하우스로 이용 가능한 ‘메종 드 유유’처럼 ‘마이하우스’에도 큰 애착을 가지고 있다. ‘말의 귀를 닮은 집’이라는 뜻으로 이름 지은 마이(馬耳)하우스. 건축주 부부는 여러 곳의 설계사사무소를 오가며 꼼꼼히 정보를 얻던 중 지인의 소개로 황 소장과 인연을 맺게 됐다. 

▲ 현관 신발장.

“포토그래퍼로 활동하고 있는 건축주는 두 아들을 둔 매우 소탈한 분이었습니다. 그들은 현재 운영 중인 스튜디오를 옮기고, 스튜디오 외의 공간을 주거공간으로 계획한 후 두 아이에게 각자 방 하나씩을 나눠주고자 했죠. 저에게 의뢰하기 전, 건축주 부부는 다른 설계사사무소들을 방문해 견적을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설계비와 기간 등에 대한 단답형의 대답만 들을 수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사무실이 아닌 실제 현장에서 미팅을 진행한다는 황 소장의 배려심은 건축주 부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울러 황 소장 역시 자연의 멋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부지의 모습이 퍽 마음에 들었다고.

“부지는 통일동산 인근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통일동산의 경우 개발된 지 오래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개발의 역사를 보면 199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가죠. 노태우 정부 시절 자유로 착공과 함께 남북교역의 거점 지역으로 개발하기 위해 조성된 곳이 통일동산 일대입니다. 그중에 대지가 속해있는 법흥리는 장릉과 정연 묘 등 문화재 지역도 분포돼 있으며, 통일 초등학교가 한눈에 보이죠. 20여 년이 흐른 택지는 아직 많은 부지가 비어있는 상태지만, 이로 인해 여유롭고 다정하게 느껴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1층-주방 앞 데크.

부지의 장점을 활용하다 

▲ 계단.

마이하우스는 일반 단독주택과 달리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존재했다. 건축주의 작품 활동과 일상생활을 함께 꾸려가야 했기 때문. 공간의 분리와 조합이 우선시돼야 하는 프로젝트였다. 충분치 않은 자금으로 단순하고 명쾌한 형태와 공간을 가져야 한다는 점도 스케치 작업에 수반됐다. 

“남향이던 택지를 둘러보던 중, 정면을 가로막은 장릉의 후면 능선을 바라봤습니다. 향은 남향을 보게 하고 자칫 답답해 보일 수 있는 장릉의 능선을 차용해 창에 걸어보려 했죠. 숲을 집안으로 끌어들이고, 협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제한된 공간의 확장을 고려하며 디자인을 풀어나갔습니다.”

대지는 191.70㎡(57.98평)로 크지 않은 편이었지만, 마당을 가지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했다. 배치를 ㄱ자로 해 툇마루를 가진 안락한 앞마당을 만들었다. 

▲ 스튜디오.
▲ 안방.

각각의 방과 실은 우선 별도로 떼어 내 설계했다. 스튜디오는 여러 각도의 벽면과 천장이 배경이 되는 것을 고려해 큐브를 구성해 하나의 직사각형 볼륨을 만들고, 주방도 별도의 직사각형에 싱크와 테이블을 배치해가며 최소한의 폭과 최장의 길이로 구성한 후, 수평으로 켜를 만들어 위계와 공간감을 부여했다. 

각 층에서 마주하는 데크는 각각의 레벨로 장릉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고 높이의 변화만큼 시야와 감성의 변화에 대응하도록 했다. 덕분에 건축주 가족은 이곳에서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과 함께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게 됐다. 

▲ 3층 작업실.

실제보다 확장된 공간감을 주다 
가장 중요한 스튜디오는 층고를 높이고 바닥의 단차를 둬 공간적인 변화를 줬다. 또한 코너 창을 배치해 최대한 오래도록 빛이 들게 했다. 가족들이 주로 머무르는 거실은 스튜디오 상부에 배치했다. 

1층 주방은 동 평형대 주택보다 다소 크고 길게 해 손님을 맞이하고 이벤트를 벌이기에 적합하게 하고 마당과 직접 연결해 확장된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2층에는 아이 방 2개와 안방 사이에 욕실을 둬 기본적인 생활공간을 구성했다.

▲ 복도.

1층에서 2층, 그리고 거실에 이르기 위해서는 긴 복도를 지나도록 만들었다. 복도에는 가로로 긴 창을 넣어 복도를 걷는 동안 외부의 풍경과 날씨 등 사소한 자연을 마주치게 했다. 긴 복도가 끝나는 부분에 거실이 있고, 거실은 층고를 높여 메자닌(mezzanine: 다른 층들보다 작게 두 층 사이에 지은 층)을 구성했다. 

3층은 건축주의 작업 공간이다. 작가인 그의 특성을 파악해 독립될 수 있도록 3층으로 올리고, 3층 데크와 거실 메자닌의 레벨을 동일하게 해 유기적인 동선을 구축했다. 이로써 뫼비우스의 띠처럼 끊김 없는 동선이 완성됐다. 

*

황 소장은 사람들이 마이하우스를 실제 면적보다 더 넓은 공간으로 인식한다고 설명한다.
“골조 공사가 끝나고 이곳저곳을 둘러본 이들이 원래 평수보다 더 크게 받아들인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하나의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며 꺾이고 길어지고, 넓어지고 좁아지는 다양한 공간감을 체험하게 한 것이 그 원인이라고 파악했죠. 공간을 체험하며 다음 장소에 대한 기대감으로 익숙해지지 않은 나눠진 장소의 연속을 즐기고, 찰나의 빛과 이야기를 건축주의 앵글에 고스란히 담아 가족만의 추억으로 간직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 홍예지 기자 
사진 = 비요리스튜디오 박철호 작가 

▲ 주방-아이들 세면대.

건축가 소개 | 황민택 소장 건축사사무소 스튜디오 도스
황민택 소장은 인간중심 공간창출(人間中心 空間創出)을 슬로건으로 인간을 바로 세우기 위한 환경의 공간을 구축하려 노력한다. 다양해진 주거 형태와 주거 환경에 따라 요구되는 삶의 욕구들을 적극적인 동선과 시선으로 풀어내며 내·외부의 상호적인 교류를 만들어 냄으로써 진보된 주거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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