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와 건축가의 특별한 입맞춤
사진작가와 건축가의 특별한 입맞춤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6.05.04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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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코티지 X 하시시박
▲ 1층 아뜨리움.

[나무신문] 건축가 고영성 소장이 다른 브랜드 및 사진작가와 함께 선보인 ‘토리코티지X하시시박’ 프로젝트가 또 한 번의 감동을 통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실용성과 여유로움이 한데 묻어나는 곳. 토리코티지X하시시박 렌탈하우스를 찾았다.    <편집자 주> 

419호부터 3번에 걸쳐 포머티브건축 건축사사무소의 프로젝트가 차례로 소개됩니다. 그 마지막 이야기. 

건축정보                                
대지위치 :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
지역·지구 : 자연녹지지역
용    도 : 단독주택
대지면적 : 598.00m²(180.90평)
건축면적 : 102.94m²(31.14평)
연 면 적 : 129.39m²(39.14평)
주차대수 : 1대
층    수 : 지상 2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시    공 : 건축주 직영
설    계 : 포머티브건축 건축사사무소 010-3311-3278 www.formativearchitects.com
 

▲ 외관.

자재정보                                
외    벽 : 스터코, 콘크리트노출면 위 도장
지    붕 : 콘크리트슬라브 위 우레탄방수
창    호 : THK24㎜ 복층유리(알루미늄 시스템창호)
단 열 재 : 비드법보온판
내부마감 : 실크벽지, 강마루, 타일

건축가, 협업 통한 날갯짓 
천해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제주를 찾는 이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게스트하우스, 호텔 등의 숙박 시설도 증가하고 있다. 이 중 주택을 통째로 빌릴 수 있는 렌탈하우스는 주택 그 자체의 이점과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을뿐더러 남들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아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여전하다.

‘토리코티지×하시시박’이라고 명명한 제주 렌탈하우스는 공간의 이야기와 지역 정보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실현하는 스테이 브랜드인 토리와 영화배우 봉태규 씨의 부인이자 사진작가인 하시시박, 고영성 소장이 힘을 합쳐 완성한 프로젝트다. 

▲ 외관.

포머티브건축 건축사사무소의 고영성 소장은 다수의 브랜드 및 사람들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젊은 건축가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져왔다. 이미 제주에서만 약 11채의 주택을 완공한 베테랑 건축가인 그는 약 3년 전 진행했던 ‘토리코티지×카레클린트’ 프로젝트로 여러 매스컴에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제주 돌담집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세련되고 자연스러운 주택으로 탈바꿈시킨 것. 고생만큼 값진 결과를 얻었다는 것이 고 소장의 평가다. 

▲ 침실.

그는 컬래버레이션의 장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협업이라는 과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여러 사람의 이견을 조율해야 하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건축가는 다른 사람이 말로 설명한 것들을 직접 도면으로 풀어내고, 설계상 문제가 없는지 등 실질적인 것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힘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서는 떠올리지 못한 요소를 찾고, 이를 통해 새로운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점이 협업을 계속하게 만드는 매력이죠.”

▲ 외관 야경.

자연을 내부로 들인 렌탈하우스 

▲ 2층 진입로에서 본 가벽.

고 소장이 하시시박 작가와 의논을 통해 나온 최종적인 콘셉트는 ‘View Flow Frame’이었다. 제주 오름의 능선을 닮은 긴 가벽을 세워 입구부터 주택이 닿는 곳까지 웅장감을 주고, 기도실의 분위기를 풍기는 별동을 세워 신선함과 함께 경건함을 선사했다. 

“사람들이 깊이 몰입하고 상념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했습니다. 이에 별동을 세우게 됐죠. 매우 협소한 공간으로 3~4명이 앉으면 꽉 차는 장소이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 평안을 줄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

특히 가벽은 고 소장이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다. 넓은 땅에 건물 한 채만 들어서는 경우 황량할 수 있어서다. 

“동선 유도의 목적과 조형적인 느낌 등 다양한 점을 의도했습니다. 단순히 먼 길을 걷기보다 구조물을 따라 들어가는 형식이었으면 하고 바랐죠. 또한 긴 일자보다는 조금씩 꺾어 들어가며 시퀀스들이 각각 변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서 있는 곳마다 다른 시선을 통해 여러 조망을 바라보게 만들었죠.”

▲ 1층 아뜨리움 외부에서 본 모습.

렌탈하우스의 입구 역시 특이하게도 1층이 아닌 2층에 도달하도록 했는데, 2층을 공용공간으로, 1층을 사적인 공간으로 배치했기 때문이다. 진입로를 2층으로 둬 철저한 사생활 보호가 이뤄지도록 한 것. 계단을 오르자마자 마주하는 주방의 파노라마창 앞에는 일자형 조리대를 놓고 바(Bar) 테이블을 설치해 여럿이서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내·외부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뷰 포인트를 곳곳에 배치했다. 그 모습이 마치 액자 속에 걸린 그림 같다고.

“사진작가와의 컬래버레이션이다 보니 프레임들을 통해 한 폭의 풍경화처럼 보일 수 있는 모습들을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덕분에 답답했던 마음들이 뻥 뚫리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죠.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값진 보물입니다.”
글 = 홍예지 기자 
사진 = 포머티브건축 건축사사무소 

▲ 2층 주방.
▲ 2층 진입마당 야경.
▲ 2층 풀.
▲ 2층 외부 테라스.

건축가 소개 | 포머티브건축 건축사사무소 고영성 소장
건축가 고영성은 한양대학교 대학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솔토건축에서 실무를 익힌 뒤 포머티브건축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했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을 통해 폭넓은 방향의 건축을 실현하고 있으며, 감성적 공간 속 내실 있는 건축을 추구한다. 근작으로 인천 듀플렉스하우스 도담가, 제주 토리코티지X하시시박, 강정동주택 등이 있으며 지역적 감성과 한국적 공간의 적절한 조화를 주제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