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간은 무엇인가요?
목간은 무엇인가요?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6.04.1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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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목재 100문 100답 63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실

[나무신문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실] 목간은 종이가 흔하지 않았던 과거에 우리 선조들이 사용했던 나무 조각을 일컫는다. 인류 최초의 종이는 AD 105년에 중국의 채륜에 의해 인피섬유와 넝마를 원료로 해 만든 종이로 알려져 있다. 이후 종이 제조기술은 우리나라에 4세기경 고구려 소수림왕 372년에 불교와 함께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연대를 알 수 있는 근거자료는 부족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종이가 흔하지 않던 시기 우리 선조들은 어디에 글씨를 기록했을까?

▲ <편지를 쓰는데 사용하는 종이>
본 저작물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작성해 공공누리 제1유형으로 개방한 ‘편지를 쓰는데 사용하는 종이’를 이용했으며 해당 저작물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글을 기록하기 위해 사용한 재료에는 비단, 종이, 나무 등 여러 종류가 있다. 흔히 문자를 기록하는 것은 중국에서는 종이가 나오기 이전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나무와 종이가 함께 사용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이는 귀한 것이었을 뿐만 아니라, 나무가 종이보다 높은 내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목간을 많이 사용한 것으로 그 이유를 추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발굴된 목간은 6세기까지 그 시기가 올라간다. 부여 능산리, 함안 성산산성, 월성해자 등 신라와 백제시대의 유적에서 목간이 발견됐다. 발견된 목간은 기록이나 장부를 비롯해 관청 간 왕래문서 등 문서류가 대부분이었으며 물건을 보낼 때 사람이나 받는 사람을 기록하는 짐꼬리표와 보관한 물건에 매달아 물건의 내용을 기록한 꼬리표로 사용됐다.

본 저작물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작성해 공공누리 제1유형으로 개방한 ‘목간’을 이용했으며 해당 저작물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목간으로 사용된 나무의 종류와 부위
신라시대 대표 유적인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의 수종은 소나무류가 67%, 상수리나무류 6%, 밤나무 6%이었으며 그 외 전나무, 버드나무, 굴피나무, 느티나무 등이었다. 소나무로 만들어진 목간은 나무의 수(pith)부분이나 나무껍질 부분이 포함된 가지부분이 대부분이었다. 이는 큰 목재는 건축용이나 토목용으로 사용하고 이후 농기구나 도구로 사용하고 남은 자투리 부분을 목간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주로 나무의 곁가지를 꺾어 납작하게 다듬어 글씨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월성해자에서 출토된 목간도 대부분 소나무류였다. 따라서 손쉽게 주변에서 재료를 구할 수 있고, 가공이 용이한 소나무를 많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목간 끝부분에 작은 구멍이나 ><의 모양으로 홈을 파 끈으로 묶어 두기 편하게 만들었다.

목간에 기록된 내용
목간이 발굴된 곳에 따라 기록된 내용은 다양하다. 백제 목간은 대부분 왕경인 부여에서 발굴됐다. 기록된 내용은 종교, 의약 및 물품 운송과 관련한 것이었다. 신라시대 경주 안압지 유적에서 발굴된 목간에는 음식에 달렸던 목간이 많이 출토됐다. 이 목간의 내용에는 어떤 젓갈을 즐겨먹었고, 날짜까지 기록해 유효기간을 관리했다. 경주 월성해자에서 발굴된 목간에는 세금징수 간이장부, 행정명령 기록, 불교경전 제작, 의약기록과 같은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고려시대 태안 앞바다에 침몰된 배에서 발견된 목간에는 짐에 달린 꼬리표의 용도로 수령인과 물건 수량 등의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다. 이렇듯 목간은 생활 속에서 다양한 용도로 널리 사용됐던 것을 알 수 있다. 

▲ <경주 안압지 출토 목간(일부발췌)>
본 저작물은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서 2005년에 작성해 공공누리 제4유형으로 개방한 ‘한국의 고대목간’을 이용했으며 해당 저작물은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출처                                                                   
1. 권상열·강순형, 2009, 나무 속 암호 목간, 국립부여박물관·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2. 오세창·안세희·한규성, 2004, 목재와 인간생활, 선진문화사
3.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
4.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2005, 한국의 고대목간, p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