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를 향한 끝없는 질문
형태를 향한 끝없는 질문
  • 김리영 기자
  • 승인 2016.03.2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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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연구소 임정주 디자이너
▲ 임정주 디자이너.

[나무신문] 사람의 손에 가장 편안한 물건은 어떤 형태를 가졌을까. 제품 디자이너는 제품의 형태를 결정짓는 곡률값을 거듭 계산하면서 사람에게 가장 편안한 형태와 곡선을 찾는다. 이 끊임없는 질문을 나무에 던지는 청년이 있다.

목선반 기계를 이용해 나무 물건을 만드는 임정주 디자이너. 그는 제품 디자이너의 감각으로 나무를 만진다.  

“디자인의 전 과정을 컴퓨터 없이 손으로 직접 기획할 수 있는 소재에 대한 갈망이 있었어요. 그러던 중 나무를 발견했죠.”

단국대학교 시각 디자인과에서 공부하고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 대학에서 제품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나무에 매력을 느껴 경기도 과천에 물건연구소를 개소했다. 이곳에서 주로 만드는 제품은 목제식기, 공예품, 소품 등이다. 작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최한 ‘소재의 무한한 가능성-합’ 전에 50명의 손을 본떠 만든 50개의 그릇 ‘라디우스 프롬 유어 핸즈’를 전시했고, 11일 동대문에 새롭게 오픈한 빙그레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바나나맛우유’ 공예품을 전시했다.

▲ 바나나맛우유.

두 작품은 ‘소소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물건연구소는 작을 소(小)와 적을 소(少)를 합쳐 작은 물건을 적게 생산한다는 의미의 소소프로젝트를 통해 약 5주의 간격을 두고 간단한 생활 소품을 소량만 생산한다. 판매에 드는 복잡한 과정에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손에 가장 편안한 소품의 형태를 연구하기 위한 것. 긴 기획 기간을 거쳐 대량으로 판매하는 제품도 있다. 에디션 ‘52도’는 자신의 디자인 노트에서 자주 발견된 각도인 52°를 그릇에 반영한 제품이다. 구상 기간이 길고 형태에 대한 고민과 대안을 보다 많이 담았다.

▲ 에디션 52도.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 것에 신경 쓰다 보면 항상 디자이너로서 아쉬움이 남았어요. 나무는 디자인 구상부터 물건이 완성되기까지의 주기가 짧아 생각을 즉시 구현해내기 좋은데, 중간에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포기해야 했죠. 끝없는 시도를 통해 좋은 디자인을 나무에 담아내고 싶습니다.”

▲ 라디우스 프롬 유어 핸즈 전시.
▲ 라디우스 프롬 유어 핸즈 전시.
▲ 케이크 서버와 나이프 그리고 빵칼.

앞으로도 물건연구소는 프로젝트와 전시를 통해 목제품 형태에 대한 아이디어를 선보이고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위치 = 경기도 과천시 가일1로 10 / 인스타그램 @object_labs
글 = 김리영 기자 
사진 = 김리영 기자, 물건연구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