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이 나서야 한다
산림청이 나서야 한다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6.02.0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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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 유성진 전문위원 (사)한국목재재활용협회
▲ 유성진 전문위원(사)한국목재재활용협회

[나무신문 | (사)한국목재재활용협회 유성진 전문위원] 새해가 시작되고 전 세계가 북극한파로 극심한 추위에 시달렸는데, 그 원인이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파리의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2030년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 대비 37%를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나라는 2012년부터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태양광·풍력·조력·지열·바이오매스) 전기를 생산하게 하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제도)를 500MW급 이상 전기를 생산하는 17개 발전사업자를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급증하는 바이오매스 수요
우리나라에서 바이오매스 연료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우드펠릿으로 2014년에 화력발전소에서 석탄과 혼소용으로 약 185만톤이 수입되었지만, 국내 생산 펠릿은 발전용 공급원가를 맞추지 못해 가정용으로 9만톤 수준으로 공급되었다.

그 다음으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폐목재를 파쇄한 우드칩(BIO-SRF)이다.

BIO-SRF(폐목재고형연료)는 RPS의무자인 동서발전의 동해바이오매스발전소(30MW급)와 한국지역난방공사 외에도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판매하는 공급자로, 전주페이퍼·한솔홈데코·이건에너지·이웰·대제에너지·서대구에너지 등이 있고, BIO-SRF를 태워 스팀을 생산하는 많은 열병합발전소들이 있는데, 2015년에 그 수요가 연간 160만톤 규모로 증가했다.        
  
대형화 추세로 가는 바이오매스발전소
지금까지 국내 바이오매스발전은 10MW급 이하로 연간 13만톤 정도의 BIO-SRF를 사용하는 규모였으나, 올해 가동예정인 GS-EPS(충남 당진소재) 바이오매스발전소는 105MW급으로 우드펠릿과, PKS(팜열매껍질) 위주로 연료를 계획했으나, 수입가격의 상승과 공급여건 악화로 국내산 BIO-SRF 사용을 병행할 계획이고, 하반기에는 전주페이퍼 바이오매스발전소가(32.3MW) 일 700톤의 BIO-SRF를 필요로 하며, 당진에 소재한 석문에너지(39MW)도 일 1000톤의 BIO-SRF를 필요로 한다.

올해 가동되는 바이오매스발전소들은 기존의 소규모 바이오매스발전소들과 폐목재를 나무제품으로 물질재활용하는 산업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는 가운데, 더 심각한 것은  17개의 RPS 의무사들이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율을 채우기 위해 앞 다투어 초대형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건설 중으로 향후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된다.

현재 진행 중인 바이오매스발전소를 보면 한국중부발전에서 군산 2국가산업단지에 200MW급 규모로 군장바이오매스발전소, 한국수력원자력이 전남광양에 100MW급 광양그린에너지를 2017년에 착공 예정이고, 그 외에도 석탄화력발전소에서 혼소용으로는 GS포천 열병합발전(169.9MW), 남해화학열병합발전소(230MW), 금호석유화학열병합발전소(144.97MW), 춘천에너지열병합발전소(422.4MW) 등이 있다.

바이오매스 어디에서 조달할 것인가?
산림에서 생산되는 바이오매스는 재생가능한 에너지이지만, 나무를 심어 정상적인 크기의 나무로 성장하는데 에는 최소 20년~30년이 지나야 한다. 우리나라가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신재생에너지로 바이오매스 활용을 높여야 하지만, 연료로 사용할 바이오매스(우드펠릿, 우드칩,BIO-SRF) 등의 공급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대규모 바이오매스발전은 재고되어야 한다.

그 엄청난 수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것이나, 국내에서 조달하는 것도 불가능 하다.

우리나라의 목재산업을 보자
합판은 1965년부터 1969년까지 단일품목 수출최대 상품으로 수출액의 10% 이상을 차지하며, 1970년에는 국내 최초 수출 1억달러를 달성했고, 1979년에는 4억달러를 돌파했지만, 1980년부터 남양재 원목 보유국의 원목수출 제한과 원목가격 인상 그리고 국내 임금상승과 선진국의 경기침체가 맞물려, 지금은 국내시장마저 77%를 수입 합판이 잠식하고 있다.

제재목 제조업을 보면, 제재용 원목이 2014년에 319만㎥ 수입되었지만 국내공급량은 제재용이 84만㎥ 정도로, 국내 제재산업도 활기를 완전히 잃어가고 있는데 그 마저도 수입 제재목의 시장 점유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파티클보드 제조업을 보면, 원재료로 합판부산물과 제재부산물 위주로 사용하다가, 섬유판제조업(MDF)에 밀려 1990년대 후반부터 폐목재를 파쇄한 원재료로 산업을 존속시키고 있지만, 2010년부터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소들의 폐목재 연료사용 급증으로(BIO-SRF) 향후에 원재료 확보에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태로, 국내PB 제품 시장의 60%를 수입PB가 점유하고 있다.

유일하게 섬유판(MDF)은 국내 산림에서 리기다 와 소나무 등 침엽수와  참나무 등 펄프용 원목 공급량이 증가해, 국내 생산량이 2005년 대비 2014년이 21% 증가한 200만㎥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제품시장 규모보다 생산규모가 초과되어 판매가는 약세이며, 공급되는 리기다 원목은 10%이상 하락해 7만8000원/톤 수준이지만, 뉴질랜드의 MDF용 원목이 3만5000원/톤, 베트남의 3만원/톤, 말레이시아 2만5000원~2만8000원/톤 보다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수요와 공급이 맞아야 한다.
국내 목재산업의 지난 세월을 보면, 목재 공급여건이 악화되고 수입가격이 급등해 결국, 수많은 제재소와 합판공장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가동 중인 바이오매스발전소들과 초대형으로 건설 중인 바이오매스발전소들이 과연 장기간 생존이 가능할까? 수입 우드펠릿과 PKS에만 의존해서 안정적인 가동을 할 수 있을까? 우드펠릿을 수출하는 동남아 국가들은 낮은 가격으로 우드펠릿을 계속 공급할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그리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산림청이 막아야 한다
국토의 63%가 산림인 우리나라는 634만㏊의 산림을 가지고 있지만 부가가치가 아주 낮은 임상구조로, 연간 500만㎥ 수준의 원목 생산을 하고 있는데 비해 임업 선진국인 뉴질랜드는 산림 면적은 800만㏊ 정도이지만, 조림지가 약 180만㏊로 연간 3000만㎥의 좋은 원목을 수출하는 임업강국이고, 국토의 47%가 산림인 오스트리아는 400만㏊의 산림에서 2000만㎥의 원목을 생산하는 임업강국이지만, 우리나라처럼 100MW 이상 규모의 바이오매스발전소는 없다. 물론 이웃나라인 일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100MW급의 바이오매스발전소 1개소가 BIO-SRF를 연료로 사용한다면 일간 2400톤이고, 연간 80만톤 정도가 필요하며, 우드펠릿을 연료로 한다면,  일간 1600톤이고 연간 56만톤 규모의 우드펠릿을 필요로 한다.

환경부 통계로 보면 우리나라에서 1년간 발생되는 폐목재는 경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80만톤 정도인데, 파티클보드와 섬유판(MDF) 업계에서 연간 90만톤의 폐목재를 원재료로 사용하고 그 외의 수량이 바이오매스 연료로 공급 가능하기에 이미 공급보다 수요가 초과한 상태이다. 

즉, 무분별하게 초대형으로 건설되는 바이오매스발전소들은 1970년대까지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가졌던 합판공장들이 남양재 원목 확보가 불가해서 사양길로 접어든 것과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임업선진국이 될 수 있는 기회
지금 우리나라 산림은 울창하지만 재목으로 생산할 수 있는 산림은 아주 적고,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용재(펄프규격) 위주로 공급되는 임상이기에, 임업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좋은 소나무는 한옥재나 문화재로 최고의 품질이지만, 대량생산과 지속 생산이 가능한 산림 규모가 되어야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

바이오매스 에너지 활용은 우리나라 산림을 새롭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이다.

산림청은 우리나라 산림이 재도약 할 수 있는 중장기 플랜을 구축하고, 바이오매스와 관련된 정부부처와의 협업을 통해 수입 바이오매스에 의존하기보다, 우리나라 산림을 살리기 위해서는 산림과 접한 중·소도시 별로 소규모 바이오매스발전소를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구축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 산림은 소나무 재선충과 참나무 시드름병 등 다양한 병해충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림을 자원으로 생각하지 않고 나무를 베는 것이 환경파괴라는 국민정서가 발목을 잡고 있다.

나무는 심고 키워 주기적으로 재목과 연료로 사용 가능하기에 신재생에너지로 인정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천연자원이다. 1970년대에 산사태를 예방하거나, 연료림 확보 차원에서 심은 산림이 좋은 재목은 아니지만, 바이오매스와 산업용재로는 얼마든지 사용 가능한 자원이다. 

신재생에너지로 우리나라 산림 바이오매스로 활용이 2030년 온실가스 발생예상량의 37%를 저감하겠다는 정부의 목표달성에 가장 주력이 될 수 있다. 산림자원 활용 극대화는 많은 고용창출과 연관 산업까지 활성화시키고, 변화된 기후와 풍토에 맞는 경제림으로 재조림 할 수 있는 기회이며 다음세대는 제재목과 합판목까지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자급하는 임업 선진 국가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