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담고자 하는 것
사진에 담고자 하는 것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5.12.1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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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기자수첩
▲ 홍예지 기자

[나무신문] ‘긴 문장보다 사진 한 장이 낫다’고 느낄 때가 있다. 이처럼 사진이나 그림이 주는 효과는 남다르다. 시각적인 요소는 보는 이로 하여금 흥미를 갖게 하며 내용을 다채롭고 풍성하게 만든다.

예전 직장에서 의외로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는 ‘사진과 글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라는 물음이었다. 유치한 질문이 아닐 수 없지만, 어쩌면 그만큼 사진과 글은 우위를 따질 수 없는 분야이기에 서로 간의 아옹다옹에도 공존하는 듯하다. 글은 사진이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을 상세히 풀어서 설명이 가능하고 사진은 명확한 이미지를 제시한다. 좋은 기사에서는 이 둘이 상호 보완한다. 

이러한 사진의 역할 때문에 부담을 느낄 때도 있다. 취재를 다니다 보면 절로 카메라를 꺼내고 싶을 경우가 많다. 이른 새벽부터 나와 일하는 작업 현장 모습은 물론이고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목재, 그 위에 쌓인 단풍잎을 보면 그 순간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불쑥 일어선다. 

그러나 막상 찍고 보면 그 맛이 살질 않는다. 특히 독특한 질감이나 고유의 향기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데 느끼는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좋은 사진을 찍었음에도 그것을 뒷받침해줄 글을 쓰지 못하면 위와 같은 심정을 느낀다. 

어쩌면 소재의 특별함 때문일지도 모른다. 목재업계에는 그만의 섬세함이 있다. 나무를 가공한다는 것은 그저 나무를 사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목재는 그 나무가 자라온 역사를 고스란히 되살려야 더욱 가치를 인정받는다. 

목재와 목재업계를 전달하는 기자의 카메라도 같은 철학을 공유한다. 그저 예쁘고 잘 나오기만 해서는 안 된다. 자연스러움에서 나오는 나무의 감동을 담은 사진이 진정 의미 있는 사진이다. 자연환경과 공생하며 이뤄지는 산업이기에 그것을 다루는 언론도 닮은꼴을 띠게 되나 보다.

목재업계가 그러하듯 나무신문도 글과 사진, 콘텐츠를 통해 나무의 진정한 가치를 끊임없이 되새기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