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숲이 주는 선물
여유, 숲이 주는 선물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5.08.3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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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기자수첩
▲ 홍예지 기자

[나무신문] 지난 6월, ‘서울 사는 나무’ 저자 장세이 숲해설가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다. 잡지 기자 생활 15년 차, 오랜 직장 생활을 접고 숲해설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의 모습을 보며 ‘숲’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특히 한 가지 말이 기억이 남는다. 처음에는 자연을 함부로 대하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나자 오히려 실수로 풀을 밟은 장세이 씨를 호통쳤다는 것. 그만큼 자연은 마음을 편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마음을 유하게 만든다. 

현재 학생이나 가족을 대상으로 한 여러 숲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산림청에서 진행 중인 ‘숲태교 프로그램’은 임신 16~36주 임신부 부부 850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명상, 아로마 마사지, 꽃편지 쓰기 등 듣기만 해도 산모와 가족 모두가 건강해질 수 있는 아이템으로 임신부 부부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가 도시지역 취약계층 아동들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숲과의 만남’ 행사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지난 4월부터 오는 10월까지 실시되는 숲과의 만남은 전문 숲해설가를 통해 숲에 대한 이해도와 친밀도를 높이는 등 현장 체험학습을 통해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선사한다.

이 밖에도 여름에 즐길 수 있는 숲 체험 여름학교나 숲 속 음악회, 숲 속 영화관 등의 프로그램이 계획돼 있다. 

여유가 없는 시대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삶에 치여 많은 것을 희생하며 산다. 가장 심각한 희생은 잃어버린 여유다. 삶의 여유가 없다면 마음의 여유도 사라진다. 마음의 여유가 사라지면 여유가 필요하다는 사실조차 잊고 만다. 그 영향은 내 아이와 가족에게까지 끼치는 법이다. 

올해가 가기 전, 숲을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 여유를 잃은 자신과 여유가 무엇인지 배워야 할 아이에게 숲 체험만큼 좋은 선물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