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호흡하는 법을 배우다
나무와 호흡하는 법을 배우다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5.07.1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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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ghgm 조남룡 사진가&목공예가 - 사진가&목공예가 조남룡의 새로운 시선

[나무신문] 최근 목공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든다’는 자부심과 보람을 함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배우 이천희, 강동원 등 유명 연예인의 목공에 대한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대중의 이목 역시 집중되고 있다. 
사진가이자 목공예가로 활동 중인 조남룡 씨는 묘한 매력을 가졌다. 뷰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담아내는 카리스마가 있는 반면, 나무 앞에서는 한없이 순진무구한 어린아이로 돌아간다. 그의 희로애락은 사진기를 넘어 나무로 빚어진 하나의 피조물로 탄생한다. 투박한 듯 세련됐고, 장식적인 듯 실용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ghgm의 조남룡 씨를 만났다.   <편집자 주>

 

‘ghgm’, 무슨 뜻이며 어떠한 공간인가.
‘굿 핸드 굿 마인드(Good Hand Good Mind)’를 의미하는 ‘ghgm’은 건강한 노동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브랜드로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는 원목 가구를 만드는 곳이다. 작년부터 유한회사로 전환했으며, 각자의 지분을 가지고 평생 다닐 회사로 키우고 싶어 하는 이들이 참여했다고 보면 된다. 모두 주인의식을 가지고 임하기 때문에 책임감이 남다르다.

 

목공예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목공예는 10여 년 전부터 시작한 취미다. 그때는 이렇게 크게 확장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다 보니 점점 욕심이 생기더라. 본래 시작은 목조주택을 짓는 것부터였다. 오랜 기간 아파트에 살았던 터라 목조주택에 사는 것이 꿈이었는데, 집을 지어야겠다고 결심하면서 목조주택 짓는 법을 공부하게 됐고, 전반적인 목공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목공예에서는 디자이너보다 장인이라는 말이 듣고 싶은데,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사진과 목공, 무엇에 비중을 더 두고 있나. 
50대 50이라고 보면 된다. 사진과 목공 모두 생활의 일부분이 됐다. 투자하는 시간도 거의 비슷하다. 오래전 이야기인데, 자꾸 목공 쪽에만 초점을 맞춰서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니 주변에서 사진을 아예 그만둔 줄 아는 사람도 있더라. 어쩐지 의뢰가 뚝 끊겼더라고(웃음). 이제는 ghgm이라는 좋은 브랜드를 더 알리고 싶은 욕심이 든다. 아, 결과적으로는 사진과 목공 둘 다 중요하다.

 

두 가지 일을 병행하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이점도 있을 것 같은데.
사진 촬영이라는 것이 관찰을 많이 해야 하고, 유심히 봐야 제대로 진행할 수 있는 작업이다. 인물 촬영을 주로 진행하는데, 상대방이 내 카메라에 찍히고 싶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대상과의 호흡과 교감이 중요하다. 목공예도 마찬가지다. 유심히 관찰하고 나면 이 나무의 쓰임새를 고려해서 완성작을 만들 수 있다. 같은 나무라도 전부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가구를 만드는 데 있어 영향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너무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받아 누구 한 명을 콕 집어 말하기는 힘들다. 개성이 강하고 자기 스타일이 확실한 이가 점차 늘고 있다. 
그래도 꼽자면 실용적이고 간소한 ‘쉐이커(Shaker)’ 스타일을 예로 들 수 있다. 창의적인 스타일의 ‘조지 나카시마’도 배울 점이 많다.  

 

ghgm을 방문하는 이들이 얻어갔으면 하는 것은.
나무에 대한 이해다. 이곳을 방문하면 생각지 못한 나무를 접하는 것은 물론, 각 나무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단지 가구를 구매하기 위해 방문했다가 나무에 대해 이해하고 돌아가는 것이다. 나무에 대한 이해도가 넓어지면 새삼 나무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인간 친화적이면서도 가장 오래된 소재인 나무가 주는 장점들을 누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목공에 도전하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목공을 비즈니스화 시키든, 취미로만 활용하든, 당연한 얘기겠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도전하는 것이 훨씬 낫다. 반드시 목공예에서 일인자나 장인이 될 필요는 없다. 내 아내를 위해서, 자식을 위해서, 손주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내가 쓸 물건을 내 손으로 만든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여긴다. 손재주가 없어서 고민하는 이들도 조금만 노력하면 누구나 감탄할만한 작품을 만들 수 있으니 염려 말고 도전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