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와 목재체험교육
창조경제와 목재체험교육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5.06.2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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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체험교육시설 확충 절실
▲ 목재문화진흥회 강호양 회장

[나무신문 | 목재문화진흥회 강호양 회장] 지난 382호 ‘FOCUS’에서는 목재문화진흥회가 하는 일은 무엇이며, 이 중에서도 ‘2015년도 목재문화활성화사업’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지난 2014년에 설립한 목재문화진흥회는 산림에서 얻은 목재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목재 교육을 장려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곳이다.
이번 383호에서는 現 목재문화진흥회 강호양 회장의 ‘목재체험교육’에 대한 칼럼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 목재문화 진흥회 전경.

창조적 인재 기르는 목재체험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가경영의 기조를 ‘창조경제’에 맞추고 있다. 지역 곳곳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기업들이 창조적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여러 지원을 하고 있다. 이러한 ‘창조경제’의 ‘창조’는 영어로 ‘Creative’라고 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창의적 사고방식’에서의 ‘창의’도 영어로는 ‘Creative’라고 쓴다.

기술교육학에서 창의와 창조는 모두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행동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그 둘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창의는 의견이나 생각을 의미하지만, 창조는 반드시 만들어진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 세계적인 경영 사상가이며 1만 시간 이론의 창시자인 말콤 글래드웰(Gladwell)은 “창의성과 창조성은 혹독한 훈련 끝에 얻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창의는 Creative, 창조는 Inventive로 표현했다. 창의는 반짝이는 아이디어, 창조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형상화한 것이다. 형상화를 위해서는 그림을 그리던지, 모형을 만들던지 손기술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지난 50년 동안 선진국 산업의 발달 사례를 뒤따라가면서 근대화를 이룩해 국민소득 2만 불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의 창의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가야만 3만 불 시대를 열 수 있기 때문에 ‘창조경제’ 기조는 시의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 상상놀이터 내부 모습들.

‘창조경제’의 중심은 사람이다. 문제는 우리 국민이 창조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초중고와 대학교의 교육시스템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창조교육이라고 할 만한 교과과정이 없다. 이것이 국민소득 3만 불을 넘어선 선진국과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20세기 대표적인 교육학자인 존 듀이는 “교육 활동의 일차적 뿌리는 아동이 가지는 본능적인 경향인 행위에 있다”고 했다. 또한 현재 오하이오주 로렐 스쿨의 소녀연구센터 센터장인 리사 다무어는 “공장에서 만들어진 레고(lego)는 아이들의 창조력을 제한하기 때문에 직접 무언가를 만들며 놀도록 해야 공간과 지각 능력이 발달된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가지고 놀거나 이용해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재료로 목재보다 좋은 것은 없다. 목재는 자연이 만든 친환경 재료이고 타 재료에 비해 아이들이 쉽게 다룰 수 있을 정도로 가공이 용이하다. 목재의 촉감은 어떤 합성재료로도 흉내 낼 수 없다. 목재를 만질 때 느껴지는 감촉은 뇌의 감각영역을 자극해 아이들의 뇌 발달을 돕는다고 알려졌다.   

▲ 상상놀이터 내부 모습들.

영재교육의 대가인 교토대학 구보타 교수는 “손은 뇌에 가장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감각기관이며, 손을 움직이거나 손으로 바깥의 변화를 받아들일 때 뇌가 활성화된다”고 했다. 손으로 목재의 감촉을 느끼고 손을 움직여 결과물을 만드는 목재체험은 뇌를 활성화하는 뇌운동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전인교육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독일의 발도로프 학교에서는 모든 학생이 목재체험과정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목재체험은 집중력 향상에도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증명됐다.

 

시설 확충 통해 목재체험 활성화 필요
헐벗었던 우리 산이 지난 40년간 꾸준한 조림을 통해 울창한 숲으로 변했고, 그에 따라 국산 목재 생산량도 증가했다. 산림율은 세계평균 31%의 두 배가 넘는 64%이고 ha당 임목축적은 OECD 평균인 121,4㎥ 보다 높은 125,6㎥다. 목재는 탄소저장고이므로 목재를 우리 생활에 많이 사용할수록 탄소를 더 많이 저장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산림은 혼요림으로 매우 다양한 수종이 분포돼 있으며, 목재로 사용할 수 있는 수종만도 100가지가 넘는다. 아직 대경목이 되지 못해 산업용은 적당치 못하나 목재체험재료로는 충분히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선진국과 달리 아파트가 대표적인 주거양식인 우리나라에서는 가정에서 목재체험을 하기 어렵다. 전국 여러 곳에 목재문화체험장이 건립돼 국민에게 목재체험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으나 휴양림과 같이 도시를 벗어난 곳에 위치해 있어 목재체험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이 쉽게 찾아가기 어렵다. 모든 아이가 체험하기에는 아직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학교나 공공시설에 목재체험을 위한 장비와 시설이 갖춰진다면 아이들이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 상상놀이터 내부 모습들.

목재체험은 협동력과 집중력을 요구하고 창의성과 창조성을 높이는 활동이기 때문에 올해부터 시작하는 중학교 1학년 자유학기제의 진로체험이나, 방과 후 학교와 토요학교 등의 체험 프로그램으로 매우 바람직하다. 아이들이 목재체험을 통해 얻는 것은 손기술뿐만 아니라 작은 성취감이다. 작은 성취감을 맛본 사람만이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다. 
‘창조경제’라는 국가경영 기조는 박근혜 정권에서 시작됐지만, 우리나라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아이들의 창조교육이 반드시 필요하고 아이들의 창조교육은 목재체험교육에서 시작돼야 한다.           목재문화진흥회  www.kawc.or.kr 

 

강호양 회장
강호양 회장은 現목재문화진흥회 회장이자 충남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환경소재공학과 교수이며, (사)한국목공교육협회장직을 맡고 있다.
현재 목재문화진흥회 회장으로서 보다 많은 사람에게 목재문화의 이점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