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왜, 어떻게 고칠 것인가 “캠페인은 대의를 움직일 논리를 담아야 한다”
무엇을 왜, 어떻게 고칠 것인가 “캠페인은 대의를 움직일 논리를 담아야 한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5.06.15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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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사)대한목재협회 강원선 회장(태원목재 대표)
▲ 강원선 회장.

[나무신문] 최근 목재업계에 불량 목재 근절을 위한 캠페인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핵심이 빠진 구호만으로는 업계의 동참을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큰 상황이다. 이에 지난 4월부터 불량 목재 근절과 올바른 목재사용을 위한 캠페인을 준비하고 주장해 오고 있는 대한목재협회 강원선 회장을 만나,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찾아보았다.     <편집자 주>

 

대한목재협회에서 불량 목재 근절과 목재 바로 사용하기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키로 한 지 한참이 지났다.
지금 회장단들이 우선 모여서 그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될 것이다. 캠페인은 신속한 집행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이유와 그에 따른 적확한 실행방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알기 쉽게 설명해 달라.
우리가 무엇을 왜,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 지부터가 명확해져야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협회 내의 충분한 토론이 있어야 하며, 이후에는 이 결과를 가지고 산림청 등 이것을 실행할 수 있는 기관에 찾아가 설득해, 그들이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중구난방으로 이것저것 내키는 대로 내지르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사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몇몇 자정 움직임에 대해서 목재업계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핵심은 외면한 채 하기 쉬운 구호에만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정부분 맞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몇몇 시공업체에서는 방부목 등 목재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공연하게 선언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우리 업계의 자정 움직임은 이와 같은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
지금 우리 업계에서 강조되고 있는 부분은 거의 두께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두께에만 있는 게 아니다. 또 지금 강조되고 있는 침엽수 두께 21㎜ 사수는, 사실 충분해 보이지도 않는다. 25㎜는 돼야 한다는게 중론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건조의 문제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자정 움직임에는 핵심인 이 건조문제가 거론조차 되고 있지 않다. 

 

해법을 말해달다.
나무는 각각의 수종마다 밀도와 강도를 달리 갖고 있다. 최소한 이를 크게 침엽수와 활엽수로라도 나누어서 이에 맞는 넓이와 두께를 정해야 한다. 

 

강 회장께서는 평소 유통상의 문제도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맞다. 어찌 보면 현재 가장 심각한 부분이기도 한데, 목재제품이 자 단위로 판매되는 것이 문제다. 지금 목재시장에서는 두께 18㎜ 제품이나 19㎜ 제품이나, 폭이 90㎜ 제품이나 100㎜ 제품이나 다 똑같이 ‘자당 얼마’로 팔리고 있다. 이래가지고는 시장질서가 잡힐 수가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규에 의해서 품질규격을 정확하게 기재하고, 이 규격에 따라 판매되고 관리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것은 산림청의 역할 아닌가.
산림청이 제대로 역할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무엇을, 왜,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정확한 정보를 주어야 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그래서 충분한 논의 결과를 가지고 목재법이라는 강제력이 있는 산림청을 찾아가겠다는 것이다. 이후에는 불량제품 생산과 유통, 사용 등에 대한 고발 등 협회 차원의 후속조치도 강구할 것이다.

 

대한목재협회와 강 회장께서는 지난 4월부터 누구보다 먼저 불량 목재 근절과 목재의 바른 사용을 위한 캠페인을 준비하고 주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우리 업계 내에서 이러한 캠페인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불을 댕긴 당사자로서 한말씀 해달다.

몇몇 곳에서 캠페인은 시작됐지만, 협조적인 사람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자기에게 당장 피해가 오거나 이익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 성향 때문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캠페인에 대의를 움직일 논리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무턱대고 감정적으로만 움직여서는 목재업계나 산림청은 물론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하지만 불량 목재 근절과 올바른 목재 사용을 위한 캠페인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 업계의 숙명이라는 것은 엄중한 현실이다. 캠페인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업계 전체의 자성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