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 청주에 가다
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 청주에 가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5.06.0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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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시대 목재산업의 새로운 소비자 창조_16
▲ 이경호 회장 영림목재(주)

[나무신문 | 영림목재 이경호 회장] 지난 5월22일 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이하 목산단연합회)의 금년도 제1차 이사회가 열렸다. 그런데 이번에 특이한 것은 이사회 장소로서 목산단연합회 사무실이 있는 서울 여의도가 아닌 충청북도 청주시에서 개최되었다는 점이다. 사연인즉 지난번 총회 시 한국펠릿협회의 마상희 사무국장이 말하길, “청주에 삼겹살 전문점들이 많아서 삼겹살 전문거리도 있을 정도며 맛 또한 최고”라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돼서 결국 한규성 회장의 초청으로 한국펠릿협회 사무실이 있는 청주에서 회의를 갖게 됐으며, 이로써 처음으로 지방에서의 이사회를 추진하게 되었던 것이다. 한데 지방에서 회의를 갖게 될 시 참여율이 저조할까 노심초사했던 것은 사실이었고, 그래서 그동안 인천이나 서울 외곽에서의 회의 개최는 꿈도 못 꾸었던 것이 실상이었다.

그동안 우리에게 청주는 충북 도청소재지이며 교육도시로 잘 알려져 왔다. 청주시는 1896년 13도제(道制) 실시로 충청북도에 편입되었으며 1914년 부·군·현이 폐합되면서 청주면이 되고 1931년 청주읍, 1949년 청주시로 승격되었다.

또한 조선초 최초의 교육기관인 청주향교가 건립된 이래 1570년(선조 3) 신항서원, 1613년(광해군 5) 구계서원, 숙종 때의 봉계서원·운곡서원 등이 있고, 근대교육기관으로는 광남학교(廣南學校)가 최초라고 한다.

이러한 청주에서 이사회를 갖는 의미도 상당하다 싶어 저조할 참여율도 각오하고 참석하고자 당일 차를 타고 달려가는데 산과 들의 푸른 5월이 시원하기만 하다. 아니 온 세상이 온통 녹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지 않은가. 국제적으로도 조림 성공국으로 평가되는 산야(山野) 모습이 싱그럽기만 하다. 우리 후세들은 우리보다 더 아름답게 가꾸어진 자연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잠시 행복해져 본다.

문득 FM라디오로부터 ‘사운드 오브 뮤직’ 곡이 나오며 가끔 강들도 흘낏 보이곤 하니, 저 음악의 도시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와 잘츠부르크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에 저절로 흥이 난다. 시간에 쫓길 필요도 없고 돈도 낼 필요 없으니 마음이 한가롭기 그지없다.

그들에게 산악도시로서 울창한 숲이 있고 모차르트와 요한 슈트라우스 1·2세가 있다면, 우리에게도 꽉 찬 낙엽송과 리기다 숲이 있고 ‘아리랑’과 ‘그리운 금강산’ 곡이 있다고 대변하면 다소 억지스러울까. 경제림이라던가 국제화 여부는 잠시 접어두고 말이다. 초청해 준 한국펠릿협회가 다시 한 번 고맙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시내에 들어오기 전까진 도로 상황이 좋아 예상보다 일찍 IC에 도착해 그만 상상의 나래를 접게 돼 아쉬움이 좀 남았지만 말이다.

자세하게 보내준 약도로 쉽게 사무실에 도착하니 먼저 오신 이사님들께서 반기신다. 지방에서 뵈니 더욱 친밀하게 여겨진다. 회의 시간이 임박하자, 뜻밖에도 19개 단체 중에서 15개 단체가 참석하는 대성황을 이루는 것이 아닌가. 즉 합판보드협회, 목재공업협동조합, 목조건축협회, 대한목재협회, 목재칲연합회, 목조건축기술협회, 목재보존협회, 목재공학회, 펠릿협회, 파렛트컨테이너협회, 화천군청정산업진흥재단, 버닝문화협회, 목공교육협회, 목재합판유통협회 및 원목생산업협회 등의 회원사들이 시간과 장거리에 관계없이 참석한 것이다. 목재전문 언론사인 한국목재신문, 목재신문 및 나무신문 3개사가 모두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었다. 두 분씩 온 협회도 있었다. 이는 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에 대한 목재산업계의 관심과 호응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하겠으며 따라서 청주에서의 먼 거리 회의에도 마다하지 않는 적극성을 보여준 것이다. 또 청주삼겹살에 관한 기대도 함께 하지 않았을까 한다. 어쨌든지 다행이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며 든든하지 않은가.

이사회를 시작하며 우선, 한국목조건축협회에서 그동안 협회는 물론 목조건축업계에 지대한 기여를 하고 물러나신 이원열 부회장에 대한 공로패 수여식이 있었다. 금번 이사회 중 가장 뜨거운 이슈는 역시 ‘목재산업박람회 개최’ 건이었다. 협력사인 EXMG사로부터 금년도 12월3일(목)부터 6일(일)까지 나흘간 개최될 박람회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다.

<목재와 함께하는 더 좋은 삶>이란 슬로건으로 개막식, 목재촉진을 위한 선포식, 목재의 날 행사, 세미나, 목공기계 및 설비 설명회 등이 보고되었다. 이에 대해 먼저 목공교육협회의 강호양회장이 목재산업박람회의 기본 목적이 매우 모호한 점을 지적했다. 예컨대 일반 시민들의 목재에 관한 체험이나 목재이용 촉진을 위한 행사는 여럿 있어 왔기 때문에, 본 박람회는 목재 자체(2015 WOOD FAIR)보다도 목재산업(2015 WOOD INDUSTRIAL FAIR)에 더 기본적인 중점을 둬야한다는 지적이었다.

정확히 핵심을 찌르는 발언이었다. 공구 전시의 경우에도 소형 일변도가 아닌 중·대형 산업용 목공기계가 설치되어야 한다는 점도 부각됐다. 참석한 이사들 모두 공감하며 이후 목재산업에 보다 핵심을 두고 전면적인 계획수정을 가하기로 했다. 그리고 COEX에서의 세미나 및 목재의 날 행사가 비좁고 매우 제한적인 조건 때문에 내년부터는 ‘송도 콘벤시아’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경쟁지 후보로 올랐던 ‘일산 킨텍스’와 ‘학여울 세텍’은 전시일정, 접근성, 시설 인프라, 전시규모, 구내시설, 제반 비용, 기업과 참관객 유입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분석한 결과였다.

특히 인천지역엔 우리나라 제재소, 합판 등의 보드류, 악기회사, 가구산업 등등 목재산업 60% 이상의 공장시설이 가동되고 있으므로 목재전문가들의 참여가 한층 높아질 것이란 기대치가 결정적인 포인트로 작용했다.

이외 이사 및 회장단의 회비 인상 등 몇 가지 의안을 협의·결정하며, 이로써 우리의 목산단연합회가 미래를 향해 더디지만 한발 한발 지속적으로 진전하고 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다만 목산단연합회가 하루빨리 목재산업계의 발전의 선두에 서서 업계가 나아갈 길을 선도함과 동시에 모순적이면서 손톱 밑 가시 격인 제반 제도와 시스템을 개선해주고, 국제 업무 역할도 지속적으로 담당하며 관·학·연과의 협조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위해서는 현 목산단연합회 자체 조직으로부터 최소한의 확대가 절실하다.

다행히도 지난 제70회 식목일 행사의 일환으로 가진 정책포럼 이후 신원섭 산림청장께서 우리 목산단연합회의 사정을 들으시고 보완할 수 있는 지원을 검토하시겠다고 하여, 현재까지 크게 기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1시간 30분이 넘나드는 열띤 회의를 마친 후 우리는 드디어 기다리던 청주시내에 소재해 있다는 ‘삼겹살 거리’로 자리를 옮겼다. 과연 줄이어 영업하는 음식점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역시 그 명성이 허명(虛名)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오늘 이 좌석의 호스트인 한규성 회장은 건배사를 통해 삼겹살의 원조가 청주 지역임을 연신 설명하는 가운데, 목산단연합회의 성부용 대리가 역사적으로 처음 청주에서 연탄불로 삼겹살을 구어 먹었다는 자료가 있다고 부언(附言)하기도 했다.

그런데 한 회장의 자세한 설명을 들어보니 고기를 굽는 원료가 바로 펠릿이었다. 좌석마다 설치된 스위치를 좌우로 돌려 펠릿 양을 조절해가는 원리였다. 연기도 전혀 나지 않았으며 숯에 견주어 경제적이면서 맛에도 전혀 차이가 없었다. “이것이야말로 바로 우리 목재산업계가 추구해 나아갈 길이며 박근혜 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의 훌륭한 성과로서 성공한 예로 추천해야 한다”하고 모두 감탄하며 청주 삼겹살의 참 맛과 멋을 즐겼다. 이러한 조리 시스템을 조금만 더 개선시킨다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각광을 받을 수 있으리라.

오늘 이 오붓한 자리를 만들어 준 한국펠릿협회의 한규성 회장과 임직원에게 저 <5월, 피천득>의 시로 사뭇 답례코자 한다.

“[전략] 머문 듯 가는 것이 / 세월인 것을 / 유월이 되면 / 원숙한 여인같이 / 녹음이 우거지리라 / 그리고 태양은 /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후략]”

 

이경호 회장

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 회장

한국목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한국파렛트콘테이너협회 명예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