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공업화 주택 - 이제 우리도 서두를 때다
캐나다의 공업화 주택 - 이제 우리도 서두를 때다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5.06.01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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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주택은 공장에서 대부분을 생산한 후 현장에서 빌더 4명이 이틀이면 완성 가능한 주택이다. 건축비는 현장건축대비 절반 가까운 가격에 가능하다.
▲ 이영주 대표(주)스마트하우스

[나무신문 | 스마트하우스 이영주 대표]  에어캐나다 비행기에 몸을 싣고 아홉 시간 반을 날아 밴쿠버공항에 도착하였다. 짐을 옮겨 실은 후 세 시간을 기다려서 토론토행 비행기에 올랐다. 약 다섯 시간의 비행. 

그리고 또 다시 두 시간을 기다려 퀘벡행 에어캐나다에 탑승하여 퀘벡에 도착하니 밤 11시 경이 되었다. 인천공항에서 오후 여섯 시에 비행기에 올라 장장 스물두 시간 삼십 분이 걸렸지만, 비행기가 해를 따라 같이 가는 바람에 도착하니 이제 잠에 들 시간이 되었다. 참으로 긴 하루였다.

퀘벡은 캐나다 안의 프랑스 마을이라고 한다. 우리 일행을 가이드 하는 알렌은 Q-WEB(캐나다우드 퀘벡협회) 소속의 직원이다. 방문 스케줄을 미리 잡고 현지 안내를 해주었다.

캐나다의 역사는 406년 전 이곳 퀘벡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프랑스인들이 먼저 이곳에 들어오고 이후 영국인들이 들어오면서 영토를 차지하기 위한 양국 간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 졌다고 한다.

결과는 영국군이 승리를 하였지만, 퀘벡은 프랑스인들이 많아 협상 시에 프랑스어가 공용어가 될 수 있도록 해주는 조건으로 종전을 했다고 했다. 그런 이유로 관공서나 학교 등에서는 대부분 프랑스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영어를 학교에서 배우지만 곧 잊어버려 시골에 가면 영어를 모른다고 했다.

다음 날 아침 피곤한 몸을 이끌고 LAPRISE라는 회사에 도착하여 그곳의 공장을 견학하게 되었다. 창호공장과 벽체 패널공장, 모듈러홈 공장 등 다섯 개의 공장을 가진 회사이다.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공장안은 항상 깨끗하다. 나무가 지천인 나라이지만 자투리 목재를 찾아보기도 어렵다. 분업화되고 정리가 잘되어 있어 한눈에 무었을 만들고 있는지, 누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가 알아볼 수 있었다.

분업화되고 단순화 된 작업은 일의 효율과 품질의 안정을 가져온다. 단순화되고 반복적인 작업은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눈에 띄는 것은 여성 작업자가 많다는 것이다. 목재 컷팅도 하고, 페인트칠도 하고, 남성과 별다름 없이 일을 하고 있었다.
분업화 조직화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다보니 가능한 일이다.

모듈러홈 공장에서는 모듈 단위로 생산하여 현장에서 크레인을 이용하여 조립한다. 3~5층 정도의 다세대 주택을 마치 박스를 쌓듯이 차곡차곡 쌓아 올리면 눈 깜짝할 사이에 건물이 완성이 된다.

국내는 언제쯤 이런 공장이 탄생할까!
국내 건축은 대부분 현장에서 이루어진다. 현재 국내의 건축도 90% 이상이 현장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많은 제약조건이 따르게 된다.

비가 오거나 추운 겨울에는 공사가 어렵다. 길을 막고 공사를 해야 하고, 시끄러운 소음과 각종 민원을 야기 한다. 또한 현재와 같은 현장건축방식은 경험이 많은 기술자만이 일을 소화할 수 있다. 국내에서 공업화 주택을 시도하는 회사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듯하다.

매년 단독주택 시장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목조주택의 시장은 그 증가폭이 더욱 가파르게 형성 된다. 성수기인 3~5월에는 목수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다. 모처럼 맞이하는 호기를 자칫 인력수급의 문제로 놓칠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

공업화 주택으로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다만 공업화 주택은 초기에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 초기 진입이 쉽지 않다. 넓은 부지를 확보해야 하고 공장을 지어야 한다. 공장을 유지하려면 많은 일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제 하나하나 시작을 할 때다.

가까운 일본의 주택회사들이 이런 호기를 잡으려고 호시탐탐 한국시장을 넘보고 있다. 정부는 공업화주택이 초기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행정, 조세, 자금 등을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모처럼 좋은 기회를 그동안 고생고생하며 한국의 목조주택 시장을 살리기 위해 고생하신 분들에게 기회가 돌아가도록,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영주 대표

나무와좋은집 대표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자문위원
매경 캠핑비지니스과정 강사
한국목조건축협회 대외협력위원장